국경 근처의 변방에 한 노인이 살고 있었습니다.어느 날 그 노인의 집에서 기르던 말이 국경을 넘어 도망쳤습니다.마을 사람들이 노인을 위로하며 동정하자 노인이 담담하게 말했습니다.“위로는 고맙습니다만 그렇게 아쉬워할 일이 아닐 수 있으니 괜찮습니다.”몇 달 후 도망쳤던 노인의 말이 배필로 훌륭한 수말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마을 사람들이 찾아와 축하의 말을 하자 노인이 담담하게 말했습니다.“축하는 고맙습니다만 너무 기뻐만 할 일이 아닐 수 있으니 그만 돌아들 가시지요.”사람들은 노인의
지금은 세계를 보는 눈이 더 이상 서구 담론의 전유물일 필요가 없는 세상이다.근대주의 이성 담론만으로도 부족하고, 소위 갖가지 포스트 담론으로도 세계를 해석하기에는 적절치 못하다. 세계는 여전히 이성과 국가 그리고 자본이 지배 이데올로기를 구성하고 있지만 그것들로 해석할 수 없는 현상들이 너무나 많이 나타난다. 이성과 진보라는 낙관론으로 세계를 보는 사람들은 참담하게 무너져 가고 있고, 세계는 온갖 정체성으로 갈기갈기 찢어지는 모습이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 하루하루 일상이 근대성으로 해석하거나, 해결하지 못하는 것들로 구성이 되어
힌두 여성이 어른이 되면 주로 정장을 할 때 즉 공식적 자리나 의례를 나갈 때는 꼭 이마 한 가운데에 점을 찍는다. 빈디(bindi)라고 하는 이 점은 결혼한 여성은 원래 붉은 색으로 점을 찍었는데 붉은 색은 여성의 월경을 상징하는 색으로 임신 즉 생산을 기원하는 의미를 가졌다. 같은 의미에서 결혼한 여성은 검은 색은 절대로 쓰지 않는다. 검은 색은 생산의 반대인 죽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원래의 종교적 의미는 사라지고 요즘은 일종의 패션 악세사리로 생각해 아주 다양한 색의 점을 찍는다. 그리고 그 모양도 물방울이나 다
정치 전성시대다. 전 국민이 정치 평론가라는 말이 나올 만큼 정치가 과잉 소비되고 있다.정치를 통하지 않으면 세상을 바꿀 수 없는 것은 맞으나 그렇다고 정치라는 게 그리 쉽게 바뀌지도 않을 터인데도 사람들은 정치를 바꾸기에 온 몸과 마음을 다 한다.그 열과 성의 장이 SNS다.그곳에서는 누구나 자유롭게 자기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토론을 하고 싶으면 하면 되고, 하기 싫으면 모르는 체 지나가버리면 된다. 반드시 진실만을 말할 필요도 없다. 자기 혼자의 생각이 전혀 비논리적일지라도 어엿한 한 의견으로서 대접을 받는다.그러니 가짜와
세상이 암울하다. 내가 비관주의자라 암울한 것만은 아닐 게다. 촛불은 대통령 한 사람을 새롭게 만들어 낸 것으로만 만족하고 이내 꺼져버렸다. 대통령 한 사람에 의해 세상이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을 단 한 순간이라도 해 본 적은 없었다.다만 시민들의 참여로 나타난 촛불로 만든 사회 변혁의 분위기가 쉽사리 죽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대통령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는 간간이 나오지만, 촛불 스스로의 이탈에 대해서는 그 어떤 목소리도 나오지 않는다.새 정부가 뭔가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 가려는 데 대해 무조건 반대하여
조나라 왕이 진귀한 보옥(寶玉)인 화씨벽(和氏璧)을 가진 것을 알고 진나라 왕이 진의 성(城) 몇 개와 화씨벽을 바꾸기를 제안했다. 화씨벽을 뺏으려는 진나라의 속셈을 알았지만 약소국인 조나라는 거절하지 못하고 왕궁 환관의 식객이었던 무명(無名)의 ‘인상여’를 사신으로 보냈다.예상했던 대로 화씨벽을 받고도 성을 내줄 기미가 없는 진왕에게 인상여가 말했다.“이 화씨벽에 작은 흠이 하나 있으니 대왕께 그것을 알려드리겠습니다”인상여는 진왕에게 화씨벽을 돌려받자마자 붙잡을 틈도 없이 쏜살같이 기둥
인간은 선과 악을 함께 가진 존재지만 인간이 만든 사회에서는 악이 선을 압도한다. 인간은 꿈을 가진 존재다. 그런데 그 꿈은 곧 사회 속에서는 야망이 되고 그래서 집념이 끊이지 않으며 그 집념은 결국 악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사회에서 그들은 처음에는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 싸운다고 하지만 자유는 결국 권력의 지배로 이어지고 그 권력의 지배를 지속시키기 위해 그 자유를 억압하는 자들이 썼던 그 방식을 똑같이 사용한다.세상은 갈등이 충만한 곳이다. 갈등이란 사람들이 각자의 이익을 무한 추구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기도 하다. 정치가 반
공수파서두(空手把鋤頭)빈손에 호미를 쥐고보행기수우(步行騎水牛)물소를 타고 걷는다인종교상과(人從橋上過)다리 위에서 돌이켜보니교류수불류(橋流水不流)다리가 흐르고 물이 섰구나‘생계(호미)를 붙들고 마음(물소)에 의지하여 물살(세상)을 타던 중 문득 물 밖에 나와 돌이켜보니, 내가 움직일 뿐 정작 물(세상)은 멈춰 있더라’는 옛 선시(禪詩)입니다.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처럼 ‘세상은 가만히 있는데 내 마음이 흔들리니’ 세상이 흔들리는 것으로 보였더라는 것입니다.캐나다 지역에 살던 인디언들은 아주 원
항상 계절의 이치가 그렇듯이, 역시 여름은 지독한 염천 불더위여야 제 맛이 난다.섣불리 밖에 나가지도 못하다 보니 게을러질 수 있기 좋은 시간이 될 수 있는 것도 좋고, 그것과는 또 달리 조금만 마음을 고쳐먹으면 그동안 읽지 못했던 고전을 마음껏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어서도 좋다. 아무래도 날이 너무 덥다 보니 운동하는 시간도 줄어들 것이고, 술 약속도 당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으름과 책 읽기, 이 서로 어울리지 않을 듯 한 환상의 이번 여름을 고전 읽기로 돌파해보는 것은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든다.나도 개인적
강감찬(姜邯贊, 948-1031) 장군은 고려시대 의 문신으로 고려의 오랜 숙적이었던 거란을 패 퇴시켜 나라의 안위를 지켜냈던 인물입니다. 세 차례 고려를 침공했던 거란군은 마지막 침 공에서 강감찬 상원수(上元首, 총사령관)가 지 휘하는 고려군에게 완전히 궤멸되었습니다. 강감찬 장군이 총사령관이었던 고려군은 평 안북도 귀주에서 악천후를 이용한 전술로 거란
기온이 올라간 한가한 휴일, 외출을 하려다 갑자기 장롱 속을 정리하게 됐다. 계절이 바뀌는 시기가 되니 장롱 속의 익숙한 물건들이 갑자기 따분해 보였다. 옷들은 칙칙해 보였고 아무렇게나 처박아둔 사소한 물품들이 처분을 기다리는 것 같았다. 잠시 고민에 빠졌다. 다시 넣어둬야 하나, 버려야 하나. 그런데 그런 옷들은 역시 지난해에도 입지 않았던 옷들이었다.
근래에 산업현장에서 안타까운 사고들이 빈발하고 있습니다. 사고(事故)가 발생하는 데는 언제나 많은 원인들이 복합되어 있지만, 모든 일에서 사고 예방을 위해서 인(人)의 측면과 물(物)의 측면에서 필요한 두 가지 요건이 있습니다. 먼저 인간(人)적 측면에서 필요한 사항입니다. '멈추고(Stop), 살피고(Look), 행동하기(Go)'입니다. 대부분의 사고
어떤 돌발 상황에서도 성급하게 동요하지 않으며, 언제나 온화하고 부드러운 표정을 띠고 있지만 그 누구도 함부로 범접할 수 없는 절대 카리스마를 ‘목계지덕(木鷄之德)’이라 부릅니다. 닭 싸움을 좋아하던 왕이 용맹한 싸움닭을 구하여 기성자(紀渻子)라는 사람에게 맡겨 최강의 투계(鬪鷄)로 조련하도록 명하고, 열흘이 지나서 물었습
어떤 삶이 옳고 어떤 삶이 그르다고 단언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단지 말할 수 있는 것은, 나 자신은 이런 삶을 존중하고, 이렇게 살고자 한다, 정도라고나 할까. 누구의 삶이 화려하고, 누가 유명하고, 존경을 받는 그 삶이 옳은 것은 아니다. 사람은 각자 자신에게 처한 환경이 있고, 그 환경에 따라, 그 속에서 살 수밖에 없다. 그것을 극복한 삶도 의미가 있
2016년 늦가을부터 반년이 넘도록 주말마다 서울의 광화문을 비롯해 전국의 주요 도심에서는 백만 명 정도의 사람들이 모여 대통령 탄핵을 외쳤다. 그리고 그들의 소망대로 대통령 탄핵은 이루어졌다. 이제 정국은 곧바로 대통령 선거로 들어간다. 가을과 겨울을 관통하면서 촛불은 국민 다수의 통합을 이루어냈고, 마치 촛불이 그러하듯이 빛을 발한 뒤 묵묵히 꺼져가고
먼저 제사, 고사상에 ‘조율이시(대추, 밤, 배, 감)’ 네 과실을 기본적으로 진설하는 의미입니다.1. 대추(棗) 암수가 동체에 헛꽃이 없어서 피어난 모든 꽃에 열매가 열려 과실나무 중 가장 풍성한 열매가 열리고, 열매마다 통씨 하나를 품고 있는 모습에서 강건한 자손의 번성을 기원합니다. 용포를 상징하는 붉은색으로 귀한 자손을 바라며,
결국 말하기 방식의 문제일지도 모른다. 온 세상이 자기 말만 하고, 자기 진영에만 몰두하고 남의 말을 이해하려 하지 않다 보니, 서로 담만 쌓고 지내는 일이 갈수록 심해진다. 자존감이 없어서 말이 천하고, 그 안에 담겨진 정신이 없다. 그러니 말이 싸움을 낳고 또 말이 싸움을 낳는다. 말로 인해 모든 부끄러움이 생긴다. 경쟁 만능주의인 신자유주의가 낳은 극
2월 4일은 스리랑카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날이다.1796년 동인도회사의 지배를 받기 시작하여 1948년에 와서야 독립을 했으니, 무려 150년 정도의 긴 기간 동안 영국의 지배를 받은 것이다. 독립 후 스리랑카는 천혜의 여러 조건을 바탕으로 하여 아시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 가운데 으뜸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1970년대에 들어오면서 두 개의 큰 종족 집단 간의 갈등이 심해지면서 나라가 기울었다.지금은 40년에 걸친 내전이 끝나긴 했으나 복구가 제대로 되지 않다보니, 아시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로 전락하고 말았다. 두
2017년은 산업현장에서의 사고가 제로인, 무사고 원년의 해가 될 것 같은 기대감으로 벅차있다고 하면 너무 즐겁지 아니한가. 다들 ‘가능하지, 너무 좋지’라면서 당연하다는 듯 맞장구도 쳐 줄 것이고. 산업현장의 근로자를 포함한 전 국민의 마음이 그 어느 때 보다도 무겁고, 쳐져 있는 이런 때에 작던 크던 간에 사고라도 발생한다면 설상가
정유년(丁酉年) 설이 다가오니 자신의 신년 운세가 궁금한 분들이 많을 듯합니다. 사주팔자(四柱八字)를 만드는 레시피(recipe)는 그 사람의 생년월일(生年月日)입니다. 그 원리를 이해하려면 약간의 천체물리학적 기본상식이 필요합니다. 지구는 하루를 주기로 팽이처럼 돌면서(자전,自轉), 약 365일을 주기로 태양 주변을 일주하고 있고(공전,空轉), 그 빠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