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우 (주)성안세이브 대표이사

보호구는 다친 사람을 치료하는 것이 아닌, 미리 다치지 않게 예방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만큼 산업현장의 안전에 있어서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보호구를 착용하지 않고 일을 하다 중대재해를 당하는 근로자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는 보호구에 대한 근로자들의 의식이 아직도 많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자 (주)성안세이브의 김상우 대표는 오늘 하루도 최고 품질의 안전보호구를 생산하는데 부단히 노력한다. 근로자들이 아무런 불편없이 착용할 수 있는 보호구, 근로자들이 스스로 찾을 수 있는 보호구를 만들어 우리나라의 보호구 착용 문화를 한층 끌어올리려는 것이다.
본지는 이번 주 세이프티 인터뷰 코너에 (주)성안세이브 김상우 대표를 초대, 우리나라 보호구 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그의 노력을 들어봤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우리나라 보호구 산업의 문제점과 그 개선대책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눠봤다.내용을 입력하세요.

 


Q. (주)성안세이브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희 회사는 안전보호구에 있어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안전모와 안전대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기업입니다. 1969년에 ‘삼성안전물산’이란 상호로 창립됐으며, 지난 1998년 주식회사 성안세이브로 상호를 변경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동안 국내 최초로 안전모 KS 획득,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안전대상 수상, ISO9001․14001 인증, 유럽 CE 및 미국 ANSI 인증, 동종 업계최초 KOSHA18001 인증 등 안전보호구 업계에서는 나름대로 큰 축을 이루어왔다고 생각합니다.

Q. 안전보호구 업체를 운영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시다면?

저는 대학에서 산업안전보건을 전공하고, 어버님의 뒤를 이어 2000년부터 대표이사직을 맡아오고 있습니다.

제가 전공을 바꾸게 된 것은 어릴 때부터 안전보호구 생산과정과 사용부분에 대해 너무도 잘 알고 지내왔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대 초반 포항제철과 일부 조선사들이 주목을 받기 시작하면서 안전모의 보급과 사용이 본격화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만 해도 일본이나 미국에서 들여온 제품을 개조, 개선하여 산업현장에 보급하던 방식이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우리나라 산업현장에 맞게끔 개발 보급한 안전모는 없었던 것이지요.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고자 군 제대후 과감히 전공을 바꾸고 안전보호구 제작에 뛰어들게 된 것입니다.

Q. (주)성안세이브는 쎄다(SSEDA)라는 브랜드로도 유명합니다. 이 브랜드의 발전과정을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2000년대 초반에 들어서 ‘쎄다’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는데, 이는 나름대로 큰 모험이었습니다. 당시 삼성안전물산에 미치지 못했던 인지도 때문에 마음고생이 조금 심한 적이 있었습니다. 새로운 브랜드가 절실했었죠. 이 때 자연스럽게 ‘쎄다’라는 브랜드를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다소 장난스럽게 비쳐질 수 있다는 점에서 반대하는 사람도 많았었지만 저 개인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그대로 밀고 나갔습니다.

그러다가 ‘쎄다’라는 이미지와 격투기 경기가 잘 맞겠다고 생각하여 격투기단체를 후원하게 됐고, 최근 김동현 선수 등의 선전으로 인해 격투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우리 ‘쎄다’브랜드의 인지도도 덩달아 높아지게 됐습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 쎄다라는 브랜드가 때를 잘 만났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지요.

Q. 우리나라 안전보호구는 최근 들어 착용감과 기술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크게 발전해왔습니다. 그럼 선진국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 수준은 어느정도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초창기의 우리나라 안전보호구는 일본과 미국제품을 모방하기에 급급했습니다. 하지만 관련 업계의 꾸준한 연구와 노력 덕분에 이제는 세계 각국의 기업제품과 비교해봐도 크게 손색이 없을 정도의 우수한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보호구 제품의 장점은 무엇보다 성능대비 가격이 뛰어나다는 것입니다. 최근 세계적 추세를 보면 유럽이나 일본제품은 비용적인 측면에서 많이 높아져있고, 중국제품은 가격이 낮은 대신 퀄리티면으로 너무 떨어져 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그 중간 레벨을 찾는 부분에서 우리나라가 상당한 메리트를 가지고 세계시장에 진출해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유럽과 일본의 제품은 가격이 너무 비싸고 중국산은 퀄리티가 따라주지 않는데 비해 우리나라의 제품은 중간적인 가격에 퀄리티도 높게 유지해나가면서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보호구의 또 다른 장점은 경량화를 이미 이루었다는 점에 있습니다. 안전대를 예를들어 미국 제품의 경우 그 무게가 3~4kg에 이르고 있지만 우리나라 제품의 경우 2kg 안팎에서 생산되고 있습니다. 무게가 가벼우면 그만큼 착용이 쉬울 수밖에 없겠지요.

이들 장점들로 인해 현재 우리나라 보호구들은 태국, 베트남, 싱가폴, 중국, 호주 등을 통해 수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 있으며, 앞으로의 전망도 매우 밝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Q. 최근 산업현장에서 산업재해자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계신지요.

일반적으로 자동차에 오르면 안전벨트를 자연스럽게 착용하듯, 산업현장에서도 기본적인 안전수칙이 자연스럽게 지켜져야만 산업재해도 그만큼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안전수칙은 근로자부터 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자까지 모두가 지켜야하는 것입니다. 이 기본을 지키는 문화를 산업현장에 자리잡도록 하는 것이 산업안전분야에서 가장 시급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Q. 안전보호구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해주신다면?

안전보호구는 몸에 덧붙이는 장구이기에 어떻게든 불편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불편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만, 우리와 같이 보호구를 만드는 업체 입장에서 그것은 핑계에 불과할 것입니다.

우리뿐만 아니라 보호구 제조회사라면 가장 큰 숙제의 한 부분이 바로 이 불편함을 해소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지금도 업계 관계자 모두가 밤낮을 잊어가며 연구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안전보호구를 착용한다고 해서 해당 근로자가 안전하다고는 확실히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 피해의 정도 차이는 실로 엄청나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특히 안전대는 추락사고 시 소중한 목숨을 지킬 수 있는 가장 원초적인 보호책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안전대와 안전모를 착용하면 다소 불편한 점도 있겠지만, 그 약간의 불편함을 생명과 맞바꾸는 미련한 선택을 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Q. 우리나라 안전보호구 시장의 문제점을 단적으로 짚어주신다면?


보호구 유통의 가장 큰 문제점은 단가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안전보호구 가격은 밑바닥의 한계에 도달한 실정입니다. 어느 정도 가격이 유지되어야 수익이 발생하고, 그 수익으로 다음 제품에 투자하여 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더 이상의 개발, R&D는 기대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쉽게 말해 안전모의 가격이 5만원 정도가 된다고 하면 그 5만원 짜리에 상응하는 제품을 어느 회사든지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되지 않으니깐 현재에는 5천원 짜리밖에 못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제품들이 선진국의 세밀한 장점을 못 따라가는 것도 바로 이 이유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Q. 보호구 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방안, 그리고 이를 위해 정부 측에 제안하실 부분이 있으시다면?
현재 안전보호구의 첫 번째 선정의 기준이 바로 가격입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인증제를 도입하면서 기술미달의 업체에 대한 많은 제제를 가하고 있지만, 아직 가격이 우선시되는 문화는 여전합니다.

가격보다는 안전성이나 편리함을 갖추고 있는 안전보호구가 우선적으로 선정되어야 하며, 정부와 공단도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줘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그래야만 안전보호구 시장이 활성화되고, 그만큼 산업현장에 질 좋은 안전보호구가 들어오면서 현장의 안전 역시 크게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지금 우리나라의 안전모와 안전대의 경우 사업장에서 일괄적으로 구매하여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시스템인데, 이것도 분명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근로자 입장에서 보호구는 없어도 그만 있어도 그만인 것이지요.

일본이나 유럽, 미국 등은 개인보호구의 경우 근로자가 직접 구입하여 사용하게 합니다. 근로자 자신이 생각하는 컬러나 디자인을 직접 선택할 수 있으면서 그만큼 착용하고 싶은 마음이 들고 애착도 더 든다고 할 수 있겠지요. 우리나라도 직접 사서 착용토록 하는 것이 보호구 업계 쪽에서는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Q. 끝으로 산업현장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계신 안전관계자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편하고 믿을 수 있는 제품개발을 위해 오늘도 저희 회사 연구개발진 뿐만 아니라 타사의 연구부서에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계십니다. 또 산업현장의 안전을 위해 전국의 안전관리자와 보건관리자분들도 불철주야 노력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도 안전을 직접 접하고 있기에 그 일들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있어 우리나라가 안전후진국의 오명을 벗고 안전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습니다. 그동안 여러분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안전한 산업현장을 구현하는 그날까지 모두가 조금 더 노력해나가자는 말씀 겸허히 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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