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일 한국공항공사 여수지사 시설팀 팀장

전남 여수시, 순천시, 광양시의 인접지역에 위치해 있는 여수공항. 이곳은 매일 16회 김포노선, 주 4회 제주노선을 운항하면서 전남동부권 항공교통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2012년에는 여수엑스포, 2013년에는 순천정원박람회가 연이어 개최될 예정에 있어 앞으로 이곳 여수공항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듯 전남동부권의 항공교통에 있어 절대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이곳 여수공항에서도 가장 중요한 가치는 바로 ‘안전’이다. 운항하는 항공기의 안전, 고객들의 안전, 직원들의 안전 모두를 각별히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이곳은 ‘공항안전사고 발생건수 ZERO’를 기치로 내걸고 늘 안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고객 안전 뿐만이 아니라 직원들의 안전도 철저히 강조해나가면서 지난달 29일에는 항공업계로는 이례적으로 무재해 6배를 달성하기도 했다.

본지는 이곳 여수공항에서 안전을 총괄하고 있는 시설팀 이광일 팀장을 만나, 이곳에서 이뤄지고 있는 안전관리활동과 항공안전정책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Q. 한국공항공사 여수지사(공항)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한국공항공사는 전국 14개 공항과 항로관제시설 등을 관리하는 공항운영 전문기업입니다.

그 중 여수공항의 경우 그간 정부에서 운영하던 것을 1990년 우리 한국공항공사에서 인수했으며, 그 이후 꾸준히 시설을 확충하고 전문적인 공항운영기법을 도입하여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 여수공항은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 여수국가산업단지, 율촌산업단지 등의 활성화와 2012년 여수엑스포, 2013년 순천 정원박람회의 성공 개최를 위해서 전남동부권 거점공항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지사장 아래 2개 팀 6개 협력업체가 상호 협력하여 가장 안전하고 편안한 공항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Q. 공항의 시설관리나 운영측면에서 안전이 매우 중요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잘 아시다시피 세계적으로 항공산업은 안전이 가장 중요한 경영요인입니다. 우리 여수공항도 안전한 공항을 만들기 위해 ‘공항안전사고 발생건수 ZERO’를 경영목표로 설정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상의 공항안전은 잘 관리된 공항시설과 숙련된 인력, 최적의 공항운영시스템이 조화롭게 어우러질 때에 확보된다고 보고, 지금까지 이들 부분에 많은 투자와 노력을 경주해왔습니다.

참고로 여기서 최상의 항공안전이란 항공기 안전운항 뿐만 아니라, 시설안전, 풍수해, 종사자의 작업안전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안전관리시스템의 개념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Q. 공항의 안전을 관리함에 있어서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을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항공안전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공항시설, 즉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안전입니다. 우리 여수공항은 2004년부터 공항의 기본시설인 활주로, 유도로, 여객청사, 항행안전시설 뿐만 아니라 항공관제 레이더시설 등을 새로 설치하면서 좀 더 나은 항공교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정부의 중장기 공항개발계획에 의해 17방향 진입등시설 확장에 이어 35방향 활공각 지시장비(GP)를 신설하는 등 항행안전시설을 지속적으로 보강하면서 결항률을 낮추고 국제적인 공항인증기준에 적합한 공항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들의 결과, 지난해에는 한국능률 협회컨설팅에서 주관하는 ‘2009 한국의 경영대상 시상식에서 ‘고객만족경영분야 종합대상’을 수상하는 등 시설의 안전과 이에 대한 고객의 만족도가 크게 향상되었다고 자평할 수 있습니다.

Q. 최근 무재해 6배수를 달성했다고 들었습니다. 근로자들에 대한 안전관리시스템을 소개해주시기 바랍니다.

작업환경에 있어 안전목표는 우리 공사의 경영목표인 ‘공항안전사고 발생건수 ZERO’와 같습니다. 이러한 목표가 달성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우리 공항에서는 항공업무 종사자들은 물론 상주기관 및 취항 항공사를 대상으로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안전관리시스템(Safety Management System)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공항시설 뿐만 아니라 각각의 작업현장에 산재한 위험요인을 주기적으로 발굴해서 그것을 전 직원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있습니다.

좀 더 자세히 말씀드리면 활주로와 작업장에서 아차사고 또는 위험요인을 발견하면 즉시 위험발굴보고서를 작성하여 제출토록 하고 있습니다. 또 제출된 보고서에 대해서는 분야별 전문인력을 통해 위험성평가를 실시하고 그에 맞는 재해예방 대책을 마련하여 전 직원에게 공유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이 반복적으로 펼쳐지면서 사업장의 안전의식이 최근 크게 향상됐으며, 이로 인해 우리 여수공항은 지난 2004년 5월부터 지난 7월말까지 무재해 6배수를 달성하는 쾌거를 이루게 됐습니다.

Q. 무재해 6배수까지 이어온 사업장의 안전담당자로서, 타 사업장에 조언해주실 부분이 있으시다면?

산업안전 분야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을 관리하겠다는 경영진의 의지입니다. 경영진이 직접 나서서 자연재해 또는 인위적인 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를 만들고, 위험요소를 체계적으로 관리해나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다음으로는 중간관리자들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중간관리자는 말 그대로 경영진과 근로자를 잇는 가교의 역할을 합니다. 경영진의 계획을 근로자들에게 이해시키고, 근로자들이 열과 성을 다해 참여할 수 있도록 이끌어나가야 합니다. 경영진의 뜻이 확고한 가운데 중간관리자가 모범을 보인다면 근로자들은 당연히 따라올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종합해 보면 경영진의 의지, 중간관리자들의 노력, 근로자들의 적극적인 참여 등이 조화를 이룰 때 실질적인 무재해 현장이 만들어 지는 것입니다. 이 점을 사업장 관계자분들 모두가 꼭 명심하셨으면 합니다.

Q. 공항의 안전 외에 우리나라 전체 산업현장의 안전문화를 어떻게 바라보고 계신지요.

개인적으로 현재의 산업안전 문화는 우리나라의 관습에서 많은 영향을 받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대표적으로 ‘대강’과 ‘철저히’라는 문화입니다.

귀찮은 것은 대충 넘어가고, 결과물이 나타나는 것은 철저히 일해 나가는 것이 그동안 우리나라 산업사회의 근간을 이루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볼 때 목표는 모두 이루어지면서 ‘철저히’라는 것과 함께 이 ‘대강’이라는 문화도 큰 거부감 없이 지금까지 이어져온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안전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큰 사안에 대해서도 ‘대강’ 넘어가면서 지금까지도 같은 유형의 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있고, 그로 인해 산재건수도 최근 10년간 거의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Q. 그렇다면 재해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예방적인 차원에서는 반복적인 교육과 점검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대형사고가 발생하면 일정기간 동안에는 크게 관심을 갖다가 시간이 지나면 모두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천안함 사고를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겠지요.

그래서 저는 산업현장의 안전을 위해서는 사고와 그 예방법에 대해 반복적으로 인식시켜주고, 위험요인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발굴.개선해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같은 경우도 위에서 언급했듯이 산업재해예방을 위해 아차사고 등 위험요인을 주기적으로 발굴해서 보고하는 제도가 있습니다. 각 공항만의 위험요인을 발굴해서 본사에 보고하고, 위험성평가와 그 대책을 강구해서 시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체계가 반복적으로 돌아가다 보니 그만큼 위험요인에 대한 개선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는 것입니다.

Q. 마지막으로 안전과 관련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자동차 사고를 보면 한 번의 방심은 운전자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에게도 큰 피해를 줍니다. 산업현장의 안전도 마찬가지입니다. 흔히 자신을 위해 안전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이 개념부터 넓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타인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자신부터 안전을 지킨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 자신 외에도 다른 근로자와 그 가족, 더 나아가 국가의 안전까지 생각하는 개념으로 간다면 사소한 사고도 예방할 수 있고, 그렇게 된다면 우리나라도 안전사고 없는 산업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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