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율 교수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마스크 착용 등 예방수칙 준수만으로 감염 위험 크게 낮출 수 있어

지난 5월 20일 우리나라 최초의 메르스 확진 환자가 확인된 이후 6월 12일 오전 현재 126명의 확진 환자와 1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확진환자 대비 치사율은 현재 7.93% 수준이며 환자발생 의료기관은 삼성서울병원, 평택성모병원, 건양대병원, 대청병원 등 10개 병원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감염환경은 대부분 병원 내에서 환자와 긴밀한 접촉을 하는 경우에 주로 감염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과학전문지인 라이브 사이언스지에 실린 독일 드로스텐 박사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의 환자 26명의 가족 280명 가운데 4.2%인 12명만이 혈액검사 등에서 메르스 감염이 확인됐고 이들 2차 감염자의 대부분은 증상이 경미하거나 없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확진 환자 전원이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과정에서 환자와 접촉해 감염된 사례가 대부분이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병원문화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곳저곳 의료기관을 옮겨 다니는 의료쇼핑, 다인실의 환자와 가족, 문병객의 긴밀한 접촉, 병원내 감염관리의 미흡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일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는 과정에서는 메르스 감염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상생활 속에서 메르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바이러스가 침 등 체액과 접촉을 통해서만 전염되고 공기로는 전파가 안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따라서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 예방만 잘한다면 정상적인 생활을 해도 감염될 가능성이 대단히 낮다. 때문에 손의 위생 상태를 청결히 하고, 감기에 걸렸다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며, 기침을 할 때는 다른 사람에게 침이 튀지 않도록 휴지나 손수건 또는 옷소매로 가리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메르스 감염자 또는 우려자와 접촉을 했다면 곧바로 보건당국에 알려야 한다. 아울러 현재 11일 기준 전국적으로 3805명의 접촉자들이 가택 또는 시설에서 격리돼 최장 잠복기간인 14일 동안 발열 등 이상 증상 발현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격리 조치를 최대한 잘 따라 줘야만이 이 질병의 확산 연결고리를 차단할 수 있다.

환자들이 발열과 기침 등 호흡 곤란 증세로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을 때는 정확한 증상과 함께 그간의 행적 등을 소상히 밝혀야만 한다. 그래야 정확한 진단은 물론 진료 현장에서 주위의 다른 사람과의 긴밀한 접촉 및 그로 인한 감염을 사전에 예방할 수가 있다.

또 감염을 우려해서 삼성병원 등과 같이 메르스 확진 환자를 진료했던 의료기관에는 진료를 받으러 가기를 많이 꺼리는데 이는 잘못된 판단이다. 진료를 기피하면 오히려 환자들이 제때에 진료를 받지 못해 기존의 질병이 악화될 우려가 높다.

게다가 역설적으로 메르스 환자 또는 의심 환자를 진료했던 의료기관은 다른 환자에게의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보다 철저한 감염관리를 하기 때문에 의료기관을 이용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러한 사실들을 정확히 알고 있다면 메르스 감염의 공포로부터 얼마든지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과도한 불안감이나 공포감으로부터 벗어나 이제부터라도 일상적인 생활을 하기 바란다. 메르스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불안 바이러스를 먼저 퇴치해야함을 국민 모두가 명심했으면 한다.
저작권자 © 안전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