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통 손상ㆍ밸브 오작동 원인

 

지난 8월 9일 승객과 인근시민 등 18명을 다치게 한 서울 행당동 시내버스 폭발사고가 연료통 손상과 밸브 오작동으로 인해 발생됐다는 경찰의 조사결과가 나왔다.

경찰은 20여일 동안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가스안전공사 등과 사고원인을 조사한 결과, 연료통 내부 폭발로 결론을 내렸다고 지난달 27일 밝혔다. 폭발 당시 불길이 일지 않았다는 것을 그 근거로 내밀었다.

먼저 경찰은 운전석 뒤 1번 연료통이 차체에 제대로 고정되지 않으면서 발생한 균열로 인해 내부폭발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천연가스(CNG) 버스 연료통의 내부 압력은 금속 용기와 용기를 둘러싸는 복합재가 반씩 감당하는데, 연료통과 버스를 연결시키는 역할을 하는 클램프라는 부품이 헐거워지면서 여기에 연결된 볼트가 유리섬유로 된 복합재에 충격을 줬고, 이것으로 연료통이 내부 압력을 감당하지 못해 폭발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경찰은 폭발한 1번 연료통의 밸브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당시 1번 연료통을 제외한 나머지 7개에는 더 적은 양의 가스가 남아있었다는 점을 볼 때, 1번 연료통과 연결된 밸브 장치에 문제가 생겨 가스가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했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경찰과 국과원은 “사고 당일 높은 기온과 연료통 손상과 밸브 오작동 등이 맞물리면서 폭발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브리핑에서 밝혔다.

한편 이번 조사결과에서는 그동안 CNG 버스의 안전관리 체계에 대한 여러 문제점들이 노출되면서, 이에 대해서는 당분간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경찰에 따르면 그동안 가스 연료통 검사는 육안이나 비눗물로 확인하는 형식적인 수준에 그쳤고, 연료통을 떼어내는 정밀검사는 한 번도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버스제조사의 경우도 2005년 볼트 접촉불량으로 사고가 나자 이후 제조차량에 대해서는 머리 두께가 4mm 가량되는 작은 볼트를 사용했으나, 사고 버스 연료통의 볼트는 교체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저작권자 © 안전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