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프 슈반스트롬 교수 등 전문가 500여명 참석
안전도시 개발 및 지속을 위한 방안 활발히 논의

 

건강하고 안전한 삶이 보장되는 커뮤니티 조성을 목적으로 하는 ‘제19회 국제안전도시학회’가 지난 23일에서 26일 나흘간 경기도 수원에서 개최됐다.

이번 국제 안전도시학회는 수원시가 주최하였으며 레이프 슈반스트롬(Lief Svanstrom) WHO 지역사회안전증진협력센터장 등 42개국 230개 도시, 500명의 안전도시관련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학회의 첫날인 23일에는 강병규 행자부차관, 김문수 경기도지사 등 주요인사가 참여한 가운데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화려한 개막식이 열렸다.

이후 3일간은 라마다프라자 수원호텔에서 ‘안전도시 프로그램의 지속 가능성’을 주제로 분과회의, 세미나 등이 열렸으며, 참여한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국제 협력방안을 모색하고 정보를 교환했다.

먼저 본격적인 회의와 토론이 시작된 24일에는 ‘안전도시 지속가능성을 위한 국제적 노력’이란 주제로 전체회의가 열리고, 이어 안전도시를 지지하는 환경, 지역사회 자살예방, 학교안전, 도로안전 등에 대한 분과회의가 있었다.

25일에는 ‘안전도시의 효과’라는 주제로 전체회의가 있은 후 어린이 안전, 가정안전 등의 분과회의가 연이어 열렸다.

학회의 마지막 날인 26일에는 ‘안전도시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국가적 노력’이라는 주제 하에 방글라데시, 세르비아, 스웨덴, 미국 등의 안전도시 전문가들이 각국의 안전도시 개발과 지속을 위한 노력을 소개했다.

이번 학회에 대해 레이프 슈반스트롬(Lief Svanstrom) WHO 지역사회안전증진협력센터장은 “이번 학회는 세계적인 안전도시관련 학자들이 아시아에 최초로 모였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라며 “각국의 지역사회는 교통사고 등 각종 손상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한 안전도시를 만들기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 안전도시 바로 알기

안전도시(Safe Community)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고 있는 안전증진프로그램으로, 모든 사회의 구성원들이 사고와 손상으로부터 안전해지기 위해 지속적이고 능동적으로 노력하는 도시를 말한다.

‘모든 사람은 건강하고 안전한 삶을 누릴 동등한 권리를 갖는다’는 1989년 스웨덴 스톡홀름 선언(제1회 사고와 손상예방 학술대회)에 그 근본을 두고 있으며, 당시 안전도시 개념이 채택되며 국제 안전도시학회(ISCC)도 태동됐다.

현재 WTO는 △국내·외 안전도시 네트워크 지속적 참여 △고위험 집단과 환경에 대한 안전증진 프로그램 구축 △다양한 지역공동체 집단과의 협력 기반 구축 △모든 상황에 적용 가능한 지속적 프로그램 운영 △손상빈도 및 원인 기록 프로그램 구축 △손상예방 프로그램의 효과 평가 등 6가지 공인기준에 따라 안전도시를 선정한다.

1989년 스웨덴의 린쵸핑을 시작으로 현재 25개국 150개 도시가 안전도시로 공인된 바 있으며, 국내에서는 2002년 수원시가 처음 선정됐다. 

"진정한 안전도시 만들려면 지역구성원 힘 모아야 가능"

진정한 안전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역과 지자체, 지역내 각종 기관 등의 힘이 모아져야 한다는 의견이 이번 학회에서 많이 나왔다.

“안전도시는 어느 하나만의 힘이 아닌 지역 구성원 모두의 힘이 함께 할 때 만들어지는 것이다”

대만 손상예방안전증진협회 루 파이(Lu Pai) 의장은 24일 ‘안전도시를 지지하는 환경(Creat a Supportive Environment for Safe Communities)’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루 파이 의장은 단순히 지역민들 또는 일부 단체들의 뜻만으로는 해당 지역을 안전도시로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며 이를 보다 더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지역내 단체 등 외부의 힘을 빌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방법으로 루 파이 의장은 자신이 사용한 윈윈(win-win) 전략을 소개했다. 루 파이 의장은 지난 2005년과 2007년 안전도시 인증을 받은 네이후 지역과 충첸지역을 예로 들었다.

루 파이 의장에 따르면 이들 지역에서 처음 안전도시 만들기 활동을 시작했을 때는 대다수 지역민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았었다. 이에 루 파이 의장은 지역내 아동안전재단, 종교 단체 등과 협력관계를 맺었다.

이를 통해 루 파이 의장측은 활동에 필요한 재정과 인력을 지원 받아 더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었고, 이들 단체들은 안전도시 만들기 활동에 자신들도 함께한다는 홍보를 할 수 있었다. 즉 양측이 모두 실익을 얻을 수 있는 관계가 성립 된 것이다.

이 같은 윈윈전략을 기반으로 하여 루 파이 의장측이 주장하는 안전도시의 중요성은 점차 지역 곳곳에 퍼질 수 있었다. 또 각 단체가 연계되다 보니 루 파이 의장의 주장에 훨씬 힘이 실려 향후 안전도시 추진 활동도 수월하게 펼칠 수 있었다.

다양한 국가 조기안전교육도 소개돼

이번 학회에서는 다양한 국가들의 조기 안전교육도 소개돼 선진 안전문화 구축을 위해서는 어렸을 때부터 철저한 안전교육이 시행돼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었다.

노르웨이 레빔 중학교(Revheim School)에 재학 중인 15살의 샤빈 라힘(Shavin Rahim)양은 ‘노르웨이학교의 안전지식 및 실제(Safety Knowledge and Practice in Norwegian Schools)라는 발표를 통해 자신이 체험한 안전교육을 직접 소개했다.

라힘 양에 따르면 노르웨이의 초·중등학교에서는 교사와 학부모 그리고 학생이 연계한 전방위적인 안전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 안전활동은 1982년 제정된 지방보건법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이 법에 의해 학교기관 등은 교통, 화재, 낙상, 스포츠로 인한 손상 등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인증을 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 학교에서는 소방관과 경찰 등 재난안전전문가가 직접 가르치는 화재대피 훈련 등을 매년 정기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또 노르웨이의 초등학생들에게 입학과 함께 반사체가 있는 책가방을 일괄적으로 지급하고 있다. 이는 교통사고에 대비한 방법이다. 이와 함께 학교 측에서는 경찰은 물론 교통사고피해자도 강사로 초빙, 교통안전에 대한 중요성을 가르친다.

체육 등 정규수업시간에도 안전교육은 계속된다. 예를 들어 노르웨이의 교사들은 수영을 가르칠 때 첫 수업으로 익사자를 구조하는 법부터 가르친다. 이는 여타 수업과정에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교사들은 수업시 발생할 비상사태에 대비 늘 구급키트를 소지하여 학생들에게 안전의 중요성을 몸소 보여준다.

이밖에 학교 시설에 대한 안전도 철저히 점검되고 있다. 책상 등의 가구에 상처를 입힐만한 부분이 없어야 함은 물론 각 학교의 시설안전직원들은 출입구와 비상구에 대한 점검 등 학교 시설에 대한 점검을 지속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라힘 양은 “학교에 대해서는 늘 안전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라며 “모든 세계인들이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안전에 대한 연습을 지속해 모두가 안전을 누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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