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소리 없는 살인자 폭염…안전을 위해 대처법 숙지해야

최근 중국 장쑤성 우시에서는 길거리에서 팔던 달걀이 스스로 부화하는 일이 발생했다. 병아리가 부화하는 온도인 37도보다 높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병아리들이 껍질을 깨고 나온 것이다.

우리나라도 예년에 비해 긴 무더위 때문에 사람은 사람대로, 가축은 가축대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실제 올해 폭염으로 인한 온열환자수는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두 배 이상이라고 한다. 이는 서두에 중국의 사례를 들었듯이,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현재 전 세계가 더위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중국 남부는 낮 기온이 40도를 웃돌면서 최고 단계인 폭염경보가 발령됐고, 중동은 50도가 넘는 살인적인 폭염으로 절절 끓고 있다. 미국은 ‘열돔 현상’이라는 말까지 등장한 가운데 27개 주에 폭염경보가 발령된 바 있다.

국민안전처는 이런 폭염의 위험성을 사전에 인지, 지난 5월 15일부터 폭염으로 인한 인명 및 재산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관련부처, 지자체와 함께 대비태세를 갖췄다. 무더위 쉼터를 운영하는 한편 건강관리사, 노인돌보미 같은 재난도우미를 활용해 취약계층 보호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폭염취약지역 예찰, 홍보, 교육 등 범정부적인 대응체계도 지속 강화하고 있으며 방송, 라디오 같은 매체와 안전디딤돌 앱을 통해 국민들에게 폭염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예방에만 힘을 기울이는 것은 아니다. 사후대응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전국 소방관서 1317대 모든 구급차에 아이스 팩과 아이스조끼, 구강용 전해질 용액 같은 폭염대비 응급처치장비를 갖추고 폭염환자가 신속하게 응급처치를 받을 수 있도록 출동대기하고 있다. 특히 구급차 출동으로 인한 공백에 대비하기 위해 필요할 경우 소방차도 출동에 지장이 없는 경우에는 폭염대비 응급처치장비를 싣고 출동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폭염으로 인한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국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나라 국민 대다수는 폭염을 단순히 여름철에 거쳐야 할 일시적 현상으로 쉽게 생각하고 스스로 대비를 하거나 취약계층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잘 실천하지 않는다.
이제는 변해야 한다.

폭염도 수많은 사상자를 발생시키는 무서운 재해임을 알아야한다. 폭염특보 발령 시에는 가정이나 직장, 학교, 산업현장 등에서 행동해야 할 요령을 숙지하고 무더위가 지속될 땐 TV와 라디오 등을 통해 기상상황에 귀 기울여 폭염에 대비해야 한다. 특히, 고령자와 독거노인, 어린이,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는 폭염에 취약할 수 있으므로 이들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아울러 혹시라도 주위에 폭염으로 의심되는 환자가 발생할 경우, 119에 즉시 신고하여 병원으로 신속하게 이송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환자가 의식이 있으면 그늘진 곳이나 에어컨이 있는 실내로 옮기고 얼음주머니를 목과 겨드랑이에 대는 등 체온을 낮추도록 한다. 시원한 물과 이온음료를 섭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다.

살인적인 무더위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지금이라도 폭염에 대비한 안전수칙과 행동요령을 숙지하여 안전하고 즐거운 여름 보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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