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중부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3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이탈리아 당국은 피해가 커진 원인을 천재지변만으로 치부하지 않고 있다.

지난 2009년 라퀼라 지진 후 마련된 내진보강 안전기준에 따라 재건축된 학교와 교회종탑까지 이번에 붕괴되면서 관련 수사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이탈리아 치안법원은 강진의 최대 피해지인 아마트리체의 학교, 교회 등 공공건물 개조 과정에 건설사들이 내진 안전기준을 무시했는지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주세페 아이에바 부장검사는 지난 27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이번 지진 참사가 천재지변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발생한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라며 “조사를 통해 지진 참사에 대한 책임자와 그 유무죄를 가리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밝혔다.

사법당국이 중점으로 조사하는 부분은 아마트리체시의 ‘로몰로 카프라니카 초등학교’ 개조 공사 과정이다.
지난 2012년 건설사 컨소시엄 ‘발로리 스칼’은 아마트리체 시위원회로부터 70만 유로(약 8억8188만원)에 학교건물을 내진 안전기준에 맞춰 개조하는 공사계약을 따냈다. 하지만 불과 4년 만에 발생한 지진으로 건물이 붕괴된 것이다.

치안법원은 아마트리체와 함께 가장 큰 지진피해를 입은 아크몰리의 성당 종탑 재건축 과정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첫 강진 발생 당시 이 종탑이 무너져 인근 주택에 있던 일가족 4명이 숨졌다. 이 종탑도 지난 1997년 중부에서 발생한 강진 후 공적자금을 지원받아 내진설계에 따라 재건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탈리아 당국은 이번 조사에서 내진설계 안전기준을 준수하지 않은 건설사를 적발할 시 엄중 처벌키로 했다. 아울러 내진 안전기준을 준수하지 않고 주택을 확장한 경우 살해 혐의로 기소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안전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