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반하이(Pham Van Hai), 베트남 산업안전보건협회(VOSHA) 사무총장

 


개발도상국 중 미래가 가장 기대되는 국가를 꼽으라면 단연 베트남이다. 외국 기업의 투자가 활성화되면서 최근 아시아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주목을 받는 곳으로 대두되고 있다. 국민들의 성실성도 높아 앞으로 더 큰 발전이 기대되는 곳이다. 경제성장과 함께 베트남의 산업안전보건 시장은 최근 들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산업단지가 전국 곳곳에 조성되고, 사업장 수, 근로자 수 등이 크게 증가하면서 안전보건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추세 속에 그동안 낙후됐던 안전보건분야를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는 움직임도 전 사회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베트남산업안전보건협회(VOSHA)가 있다.

VOSHA는 우리나라의 대한산업안전협회와 마찬가지로, 베트남의 안전보건을 이끄는 민간재해예방기관이다. 안전과 관련한 다양한 사업을 수행하며 근로자들의 안전과 건강을 지켜나가는 한편, 세계 선진기관들과의 협력을 통해 선진 안전관리 노하우를 베트남 산업현장에 널리 전파시키고 있다. VOSHA 팜반하이 사무총장을 만나, 베트남의 산업안전보건 현황과 국제적 협력방안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Q. VOSHA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우리 VOSHA는 베트남 민간 안전보건기관으로, 산업현장의 안전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안전보건기술지도를 비롯해, 안전관리프로젝트 평가, 안전보건교육과정 검토 등 사업장에 대해 각종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자체적으로 산업안전보건 훈련센터도 운영하여, 사업장 근로자들의 효과적인 안전교육 및 훈련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Q. 베트남 산업현장의 안전보건 수준을 평가해 주신다면?
베트남 산업현장의 전반적인 안전수준은 선진국들과 비교해 볼 때 그리 높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급속한 경제발전 속에서 안전이 등한시 되는 문화가 아직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경영자들은 안전이 ‘투자’가 아닌 ‘소모비용’으로 생각하고, 근로자들도 안전을 그리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문화가 만연해 있습니다. 이러한 인식은 안전관리 실태가 열악한 중·소규모 사업장의 경우 더욱 심각합니다. 더 큰 문제는 사업주와 근로자들이 이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데 있습니다. 기업을 경영하고, 작업을 진행함에 있어 안전보건의 필요성 자체를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식을 개선해나가는 것이 앞으로 베트남 산업안전보건 분야의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Q. 최근 베트남 안전보건 분야의 변화에 대해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최근 경제성장과 함께 산업안전보건에 대한 시장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 해외투자가 활성화되면서, 해외기업의 법인이 베트남에 많이 들어와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 기존에 가지고 있던 안전관리 체계 및 기술을 가지고는 현장의 늘어나는 수요를 맞출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점에서 최근 들어 베트남에서는 선진국의 안전보건기관들과 긴밀한 공조체계를 구축해 선진 안전관리시스템과 우수 안전관리 기법 등을 도입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해외 기업의 법인을 통해 해당 기업에서 활용되는 안전관리 체계와 기술을 적극적으로 습득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들 선진시스템과 기술들을 어떻게 베트남 산업현장의 현실에 맞추느냐 입니다. 앞으로 이점 또한 베트남 안전보건 분야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베트남 산업안전보건 분야의 발전가능성을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베트남의 안전보건시스템 체계는 기본적으로 법령에 그 근간을 두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정부가 법령과 규정, 기준 등을 구성해놓으면 기업들이 이를 의무적으로 이행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문제는 이들 법령을 뒷받침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직 많이 미흡하다는 것입니다. 실제 산업재해 발생수치 조차 정확히 집계된 자료가 없을 정도입니다. 다행히 지난해 국회가 근로계약 여부와 관계없이 근로자를 보호하는 내용을 담은 ‘산업안전보건법’을 승인하면서, 올해 7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사업장의 안전관리 활동과 함께 각종 안전보건관리 시스템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러한 시스템적 기반 속에 기업들의 자발적인 안전관리 문화가 정착된다면, 베트남 산업안전보건 분야도 짧은 시기에 크게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대한민국과의 안전보건에 대한 협력방안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대한민국은 급속한 경제발전 속에서 안전보건분야를 크게 성장시킨 모범적인 국가입니다. 이에 대한민국의 안전보건노하우를 습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이런 점에서 최근 우리 VOSH A는 한국의 대한산업안전협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협력사업을 적극 추진 중입니다.

Q. VOSHA의 향후 계획을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베트남 국가적으로도 마찬가지지만, 우리 VOSHA 차원에서도 선진 안전보건관리 체계를 도입하고 이를 통해 안전문화를 확산시켜나가는데 주력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각국의 안전보건기관들과의 협력체계를 지속적으로 넓혀나갈 계획입니다. 선진 안전기관의 컨설팅 노하우 및 우수 안전관리 기법 등을 습득하여 현장에 적용시키고, 이를 통해 실질적인 재해감소를 이끌어내는 것이 우리 기관의 가장 큰 목표입니다. 아울러 우리 기관의 궁극적인 목표는 베트남 산업현장 전반에 안전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각계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베트남 정부를 비롯해 기업, 근로자 등 사회구성원 모두가 ‘무재해 산업사회’ 구현에 합심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도 앞장설 것입니다.

Q.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기업의 경영인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국기업 경영진 분들에게 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자사의 안전관리시스템과 기술을 베트남 산업현장에 정착시키는데 주도적으로 나서주시길 바랍니다. 안전문화가 베트남의 산업현장에 뿌리내린다면, 사업주와 근로자들의 의식수준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그에 따른 경제적 효과 또한 상당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결국은 베트남에 있는 한국 기업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점을 꼭 알아두셨으면 좋겠습니다.

VOSHA(Vietnam Occupational Safety and Health Association)
VOSHA는 비정부 민간안전보건기관으로, 지난 2003년 베트남 노동보훈사회부(MOLISA)와 베트남노동총동맹(VGCL, Vietnam General Confederation of Labour)의 협력 아래 설립되었다. 주요 산업도시 등에 11개 회원지사가 있으며, 다수의 산업안전보건 전문가와 과학자 등이 직원으로 소속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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