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에 의한 안전관리 전개해야

매년 산업재해로 9만여명이 부상을 입고 2000여명이 사망하고 있다. 일터에서 날마다 5명이 목숨을 잃고 250명이 다치고 있는 셈이다. 다발하는 재해 유형은 넘어짐, 떨어짐, 부딪힘, 무너짐, 끼임 등이다. 이들 재해를 예방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면 된다.

작업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인을 사전에 파악하여 그 위험을 제거 또는 통제한 후 작업을 실시하면 사고를 40% 이상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즉 일하기 전 보호구는 제대로 착용했는지, 위험장소에 안전보건표지는 잘 부착되어 있는지, 안전교육은 실시했는지, 위험요소가 있는 공정에 안전작업절차는 마련되어 있는지 등을 꼼꼼히 확인하면 재해의 상당 부분을 막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사소한 ‘작업 전 안전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우리 산업현장에서는 여전히 재해가 다발하고 있다. 실제로 산업재해 발생 원인을 살펴보면 ‘안전장치 미설치 및 결함’, ‘보호구 미착용’ 등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작업 전 안전점검’이 현장에서 잘 진행되기 위해서는 안전이 시스템화 되어 있어야 한다. 일이 늘어나면서 업무가 복잡해지고 인력이 증가하면, 근로자 개개인의 활동을 감시하는 식으로는 절대 효과적인 안전관리를 할 수가 없다. 감시가 없어도, 관리자가 현장에 없어도 시스템에 의해 안전관리가 진행되게끔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근로자들의 안전의식을 제고시키는 안전교육이 필히 뒷받침돼야 한다.

사업주의 역할도 중요하다. 사업주는 재해가 늘어난다는 것은 소중한 생명이 위협을 받는 것일 뿐 아니라 경영기반 자체가 흔들린다는 것을 명심하고 안전경영을 실천해야 한다. 교육과 시스템을 관리하는 안전 관련 부서에 힘을 실어 주는 것은 물론이고 안전·보건관리자, 관리감독자 등 모든 관리자들이 함께 안전관리에 동참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이것은 선택이 아닌 기업의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자 현 시대의 경영흐름이다. 현대사회에서의 안전은 기업경쟁력의 원천으로 간주되고 있다. 따라서 세계 일류기업들은 안전경영을 대고객 관계의 핵심요인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생산 및 품질관리에 의한 이윤창출보다 더욱 우선적인 가치로 여기고 있다.

우리 기업도 이제는 변해야 한다. 안전경영이 곧 기업의 가치창출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안전보건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특히 사업주는 안전하고 쾌적한 작업환경 조성이 사업장 제일의 존재이유임을 인식해야 한다. ‘경영 따로, 안전 따로’식으로 기업을 운영하는 것은 알 수 없는 재해의 확률을 믿고 무모한 도박에 나서는 것과 다름없음을 깨달아야 한다.

안전은 거창하거나 특별한 것이 아니다. ‘이상하다’라고 느끼거나 ‘불안하다’라고 인식하는 것 자체가 위험성평가이며, 위험을 보려 전 직원이 노력하고 이런 감성을 바탕으로 형성된 조직분위기가 바로 안전문화다. 이같은 안전문화가 자리를 잡으면 ‘작업 전 안전점검’의 실시 여부는 걱정의 대상이 아니다. 날마다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지극히 당연한 일과가 되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안전경영을 실천하는 사업주와 안전보건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근로자, 시스템화된 안전관리가 조화를 이룬 사업장이 크게 늘어나 ‘작업 전 안전점검’의 미실시로 발생하는 재해가 더 이상은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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