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도어 미흡한 유지관리 및 구조적 문제점 제기

지난 19일 서울 지하철 5호선 김포공항역에서 30대 승객 한 명이 출입문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과 서울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께 김포공항역에서 내리던 김모(36)씨가 지하철 출입문과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었다. 이후 열차가 출발하자 김씨는 수미터를 끌려가다가 스크린도어 비상출입문을 통해 승강장으로 튕겨져 나왔다. 사고를 당한 김씨는 호흡이 없는 상태로 119와 역무원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전 8시18분께 숨졌다.

사고는 일단 기관사의 부주의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고일 오후 나열 서울도시철도공사 사장 직무대행의 브리핑에 따르면, 사고가 난 5016열차 기관사는 이날 오전 7시께 전동차출입문과 승강장안전문이 모두 닫힌 뒤 출발을 준비하던 중 전동차 출입문에 승객이 끼었다는 신고를 열차 내 인터폰(내부비상벨)으로 통보받았다.

이에 기관사는 열차 출입문을 다시 열고 약 27초가 지난 후 출입문을 닫고 열차를 출발시켰다. 이 과정에서 열차 출입문과 승강장안전문에 이물질이 끼어있을 경우 울리도록 되어있는 경보등이 들어오지 않았다. 이에 기관사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끼어있는 승객의 안전유무를 직접 확인하지 않은 채 열차를 출발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매뉴얼에 따르면 기관사가 인터폰으로 비상통화를 하게 되면 문제가 된 상황을 반드시 확인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 절차가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그밖에 이번 사고와 관련해 지하철 안전관리에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다. 일단, 이번에 사고가 난 김포공항역 스크린도어는 전면 개량대상이었지만, 정비계획 조차 제대로 세워지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사고 전날에도 반대편 스크린도어가 갑자기 열리고 열차 출발이후에도 닫히지 않은 사고가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보통 스크린도어는 중간에 장애물이 있거나 충격을 받으면 자동으로 열리게 되는 구조이지만, 김포공항역 스크린도어는 한번 닫히면 열리지 않도록 설계돼 있었다는 점도 문제였다.

이에 대해 서울도시철도공사의 한 관계자는 “김포공항역은 닫힘이 완료되면 장애물 센서 기능이 종료되기 때문에 이물질이 존재해도 스크린도어가 열리지 않는다”며 “이는 곡선 승강장 등에서 열차가 출발할 때 다른 장애물 센서나 움직이는 열차 측면의 간섭으로 인한 오작동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찰과 서울시, 서울시도시철도공사는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관련자에 대한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는 매뉴얼에 적극 반영해나간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여러 정황을 놓고 볼 때, 이번 사고도 사후약방문식 대처라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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