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하는 일에 위험한 것은 없는지 항상 생각해야

입동(立冬)이 지나 겨울에 접어들면서 2016년도 그 끝이 얼마 남지 않았다. 무재해 원년을 꿈꾸며 희망차게 시작했지만, 올해 역시 예년과 다를 바 없이 각종 사건사고로 얼룩지고 말았다. 한국석유공사 울산지사 폭발사고, 칠산대교 상판 전도사고, 김포 장기동 공사현장 화재사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등 사회적으로 이슈화된 사고만도 손으로 꼽을 수가 없을 정도다.

이런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언론은 안전 전문가들에게 예방이 가능한 사고였는지를 물었다. 그리고 돌아온 대답은 언제나 “그렇다”였다. 사실 언론을 포함해, 우리 모두는 이미 그 대답을 알고 있었다.

적재하중과 탑승정원을 준수했다면 세월호 침몰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고, 지하철 운행 상황을 철저히 살펴보고 안전규정을 지켜 작업을 지시했다면 스크린도어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안전기술은 지속 발전하고 있으며 사고의 원인과 대책 모두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데도 유사한 사고가 줄지 않고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결국 우리의 의식과 자세에서 그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작업을 할 때 자신의 일터에서 사고가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잘 하지 않는다. 가장 큰 이유는 선임자부터 자신까지 지금껏 아무 탈 없이 일을 해왔고 작업환경도 익숙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근거 없는 안도감과 익숙함이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낮게 만든다.

흔히, 안전은 위험을 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 말한다. 위험을 보기 위해서는 매일 마주하는 현장도 마치 처음 온 것처럼 살펴봐야 한다. 특히 이 때 중요한 것은 작업을 하기 전 반드시 스스로에게 “과연 지금 하는 일에 위험한 것은 없는가?”라는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다.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현장을 점검하고 주변을 살펴본다면, 위험에 대한 인지를 평소보다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스스로에 대한 질문은 단지 작업자에게만 해당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관리감독자와 경영진에게 더 필수적인 항목이다. 작게는 일반적인 작업 지시에서부터 크게는 공장 신·증설과 신사업 추진 등에 이르기까지, “과연 이 일에 위험한 것은 없는지”를 사전에 꼼꼼히 따진다면 수많은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많은 위험 속에서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점점 더 기술은 발전하고 있고, 더 많은 신소재와 물질이 새로 등장하고 있어 앞으로의 세상은 더욱 위험해질 가능성이 높다. 갈수록 대형화 되는 재해가 이를 증명한다.

사회가 위험해지면, 사람은 더욱 조심하고 신중해져야 한다. 수많은 위험 속에서 자신과 동료, 가족을 지킬 수 있는 습관을 갖춰야 한다.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스스로가 답하는 사소한 습관이지만, 이 습관은 수많은 재해로부터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 모두를 지킬 수 있는 분명한 해결책이다.

앞으로는 국민 모두가 “과연 지금 하는 일에 위험한 것은 없는가”를 모든 일에 앞서 필히 떠올리기 바란다. 이것이 전 국민의 습관이 되는 날, 비로소 우리는 경제강국에 더해 안전선진국이라는 명예도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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