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효 대림산업 안전보건팀 차장

 

침착하게 말하는 절제와 균형감각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시절


이 세상의 모든 생명은 물을 토대로 생겨나 물의 유연성에 의존해서 생존하고 있고, 물의 모습은 이상적인 선(善)과 닮았습니다.(上善若水상선약수, 도덕경(道德經) 8장)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지만 그 어느 때에도 자신의 공로(功勞)를 주장하지 않으며, 모든 그릇과 동화하여 일체가 되지만 그 모든 곳에서 언제나 변함없이 물입니다.

영하의 온도에서 얼음이 되지만 고체(固體)가 되면서 체적(體積)이 줄어드는 수많은 액체들과 반대로 부피가 커지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수면부터 결빙(結氷)이 일어나 생겨난 얼음이 그 아래의 물을 품어 자신에게 깃든 모든 생명을 살려냅니다.
(天下之至柔천하지지유 馳騁天下之至堅치빙천하지지견, 도덕경(道德經) 43장)

또한 물은 어떤 충격에도 결코 손상되지 않으니, 물이 모든 것에 대해서 부드럽고 유연하기 때문입니다. 흐르는 물은 어떤 장애물을 만나도 그것과 다투지 않고 굽히고, 부드럽게 휘돌며 스스로 낮은 자리로 흘러 마침내 광대한 바다에 도달합니다.

그리고 물은 다시금 공간에 가득 찬 수증기가 되어 가장 높은 하늘로 올라 구름이 되고, 문득 온 세상에 생명수로 내립니다. 그렇게 물은 절대 자유로 존재하고 순환하면서 이 세상 모든 생명의 토대를 이룹니다.(弱之勝强약지승강 柔之勝剛유지승강, 도덕경(道德經) 78장)

물은 참으로 신비로운 물질입니다.

액체에서 고체로 형태가 변할 때 부피가 커지는 거의 유일한 물질이며 내면으로 전기적(電氣的) 안정상태지만, 외면으로 전기적 쌍극성(雙極性)을 띠고 있어 세상 만물과 최고의 친화력을 발휘하는 특이한 물질입니다.

간결한 분자구조로 지구 표면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물질이지만 아직도 그 특성을 완전하게 규명하지 못한 물질이며, 우리가 사용하는 부피, 무게, 온도 등의 척도는 대부분 물의 물리적 성질을 기준으로 만들어졌습니다.

[1Kg, 물 1(리터)의 무게], [1리터, 물 1(Kg) 부피], [0℃, 물이 어는 온도], [100℃, 물이 끓는 온도], [1Cal, 물 1(g)을 1℃ 올리는 열량], [기준 비중 1, 물의 비중]...

사람이 물을 보며 다정한 감정을 품으면 물 분자의 결합 형상이 아름답게 배열되고, 적대적이거나 부정적인 감정을 품으면 분자의 모양이 흉측하게 배열되는 신비로운 감응력(感應力)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은 또한 놀라운 기억력(記億力)과 친화력(親和力)을 가지고 있어 그 특성을 의료 치료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동종요법(同種療法)”으로 불리는 의료기술은 질병을 치료할 때 그 질병의 원인이 되는 극소량(極少量)의 원소를 함유한 물을 환자에게 투여해서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입니다.

질병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는 병인원소(病因元素)를 물에 용해(溶解)시켜 물이 그 원소를 기억하게 한 다음, 그 원소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 상태까지 다량의 물로 반복 희석하고 그 희석수를 환자의 체내로 투여하면 병의 원인 인자(因子)를 기억하고 있는 물이 환자의 몸속에서 그 원소들을 흡수하여 체외로 배출되는 ‘이독치독(以毒治毒)’의 원리를 이용한 것입니다.

우리 몸은 약 70%가 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비율은 지구 표면에서 물이 차지하는 비율과 동일한 비율이며, 지구의 모든 생명이 물을 토대로 생존하고 있듯이 인체도 물을 토대로 유연한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으니 신선한 물이 건강한 지구를 만들듯 신선한 물을 자주 마시는 습관이 건강한 신체를 만듭니다.

법(法)이라는 글자는 자연스럽게 물이 흐르는 모습(水+去)을 표현한 것으로, 모든 일을 순리(順理)로 처리하는 것을 법(法)이라고 명명(命名) 한 것입니다.

법(法)은 말(言)로 정의되고, 말을 뜻하는 글자 ‘언(言)’은 맨 위의 점 하나 ( ' )와 석 삼(三) 그리고 입 구(口) 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점( ' )은 등불의 심지(炷)를 의미하니 말로 뜻을 밝힌다는 것이고, 석 삼(三)은 세 번 생각하는 관문을 의미합니다.

첫 번째 관문은 ‘이 말이 참말인가?’ 내 말의 진위(眞僞)를 생각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관문은 ‘이 말이 합당한가?’ 내 말의 적절성(適切性)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세 번째 관문은 ‘이 말을 꼭 해야 하는가?’ 내 말의 필요성(必要性)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맨 아래의 ‘입 구(口)’는 이렇게 고려하는 세 개의 관문을 통과한 것이 진실된 말이라는 의미입니다. 사람이 귀가 두 개이고, 입이 하나인 이유는 두 귀를 통해 많이 듣고 한 입을 통해서 적게 얘기하라는 뜻이라 합니다. 말을 배우는 데는 2년이 걸리지만 침묵을 배우는 데는 평생이 걸리기도 합니다.

말이 많아질수록 점점 두 귀는 닫히고 쓸 말은 적어집니다. 삶의 여정에서 그 말을 하지 않아 후회하는 경우보다는 그 말을 해서 모든 것을 허물어 버리는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수많은 말들이 홍수처럼 범람하고 있는 위기와 기회가 혼재하는 시대입니다. 지금은 잘 경청하고, 되새겨 보고, 침착하게 말하는 절제와 균형감각이 우리 모두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시절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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