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시장 4지구 화재사고의 최초 발화지점이 건물 내부 남서편 통로로 보인다는 감식결과가 나왔다.

지난 16일 대구지방경찰청은 “특정 발화 지점을 적시하기 어렵지만, 4지구 남서편에서 건물 내부에 있는 유리 출입문 사이, 통로 인근에서 발화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서문시장 화재감식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중부경찰, 소방, 전기안전공사, 화학안전공사 등 40여명의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서문시장 4지구의 발화 지점과 원인 등을 규명하기 위해 지난 1일 조사에 착수, 연소 잔류물과 전기 배선 등을 수거해 국과수에 정밀 분석을 의뢰했다.

국과수는 “불이 난 모습, 폐쇄회로 영상, 연소 형상, 전기적 위치 등을 종합해봤을 때 4지구 건물 남서편 통로 셔터를 중심으로 건물 통로 입구 주변에서 최초 발화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전기 합선 등이 발생했을 수도 있지만, 소실 정도가 커 현장 조사만으로는 이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노점상에서의 최초 발화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폐쇄회로 영상에 의하면 최초 발화 영역에 불이 붙고 있는 시점에서 노점상들은 연소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LP가스 사용시설로부터 가스 누출과 관련한 폭발 형태와 집중적인 화재의 흔적도 식별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여러 기계 장치와 지하 저수조 등을 확인한 결과, 스프링클러 시스템은 정상적으로 기능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상인들은 이 같은 감식결과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내부시설이 아닌 노점이 발화 원인이라는 게 상인들의 주장이다. 때문에 앞으로 수사당국과 상인간 갈등은 더욱 커질 것을 보인다.

노기호 4지구 비상대책위원장은 “상인 대부분은 노점에서 불이 시작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앞으로 법적 절차 등 다양한 형태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문시장 4지구는 지난달 30일 오전 2시8분께 화재가 발생해 건물 3분의 2가 무너지고 점포 800여개가 불에 탔으며, 상인 추산 재산피해만 1000억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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