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하성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전기 스파크로 인한 화재 예방의 최선책


2015년 한국전기안전공사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전기화재는 매년 7500건에서 9000여건이 발생하는데, 이는 전체 화재건수(4만5000여건)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비율이다.

전기화재의 원인을 살펴보면 전기 스파크(Arc)가 78%로 가장 많고, 과부하 10.2%, 누전 3.9%, 기타 7.8% 등의 순이다. 그러므로 전기화재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전기 스파크를 감지하여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것을 가장 우선시해야 한다.

전기 스파크는 전선의 노후화, 전기제품 불량, 전선의 접촉 불량 등으로 다양하게 발생될 수 있는데, 특히 온도가 순간적으로 수천에서 수만도까지 상승하여 수초 내에 화재를 발생시킬 수 있으므로 매우 위험하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의 아크 화재 시뮬레이션 결과에서도 아크 발생 후 이를 차단하지 않고 방치 시 40여초 만에 실(室) 하나가 전소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에 전기 스파크로 인한 화재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아크차단기의 도입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기존에 설치되어 있는 배선용차단기, 누전차단기가 전기 스파크를 차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 설치되어 있는 배선용차단기와 누전차단기에는 전기 스파크를 감지하거나 차단할 수 있는 기능이 없기 때문에 전기화재에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 배선용차단기는 바이메탈(Bimetal)을 이용한 과부하 보호용 장치이고, 누전차단기는 영상변류기를 설치하여 감전사고시 전원을 차단하여 인명을 보호하는 장치이다. 이에 반해 아크차단기는 마이크로 프로세스(Micro Process)를 기반으로 전기 스파크가 발생하였을 때 전원을 차단시킴으로써 전기화재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인 것이다.

둘째, 미국에서는 2002년부터 아크차단기의 법적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배선용차단기와 누전차단기로 전기화재를 막을 수 없음을 조기에 인지한 미국은 2002년부터 미국전기규격(NEC)에 아크차단기의 설치를 법제화하고 일반주택의 주방, 침실, 거실 등에 아크차단기를 의무적으로 설치하고 있다. 미국방화협회(NFPA)의 통계에 의하면 아크차단기의 설치전후를 비교하여 전기화재발생 건수를 조사한 결과 아크차단기의 설치 전에는 화재건수가 3만8000여건이었던 것이 아크차단기를 설치하였을 때는 1만3000여건으로 화재건수가 65%이상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아크차단기의 설치를 미국소비자제품 안전위원회(CPSC), 미국소방행정국(USFA), 미국국가소방보안국립협회(NASFM), 미국전기건설업협회(NECA), 미국부동산중개인협회(NANI), 미국전기안전기구(ESFI) 등 여러 단체에서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셋째, 한국에서도 국가건설기준, 한국산업표준에서 아크차단기의 설치를 권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16년 6월 30일 제정된 국가건설기준과 2016년 개정 고시된 한국산업표준(KSC IEC)에 의거해 ▲가공처리 또는 저장된 물질의 특성으로 인해 화재의 위험이 있는 장소 ▲화재가 급속도로 확대되기 쉬운 장소 ▲재래시장, 고층건축물, 목재건축물 등 가연성 건축자재가 있는 장소 ▲숙박시설 ▲문화재 ▲컨테이너 가건물 등에 아크차단기의 설치를 권장하고 있다.

이제 전기화재 방지를 위해 아크차단기의 설치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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