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가드레일 사고 빈발, 현행 기준에 맞게 교체해야

지난 22일 오후 충북 단양군 적성면 기동리 중앙고속도로 상행선에서 금오공대 신입생 44명을 태운 고속버스가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5m 언덕 아래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금오공대 학생 41명은 병원에서 치료 후 23일 퇴원했으나 버스 운전자는 사망했다.

버스가 전복되는 대형 사고에도 인명 피해가 크지 않았던 이유는 탑승 전원이 착용했던 ‘안전띠’의 역할이 컸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최근 5년간 분석한 교통사고 통계에 따르면 안전띠를 매지 않을 경우 교통사고 치사율은 2.4%에 달했다. 반면 안전띠를 맸을 경우 치사율은 0.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만약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았다면 버스가 추락하면서 차량 밖으로 튕겨 나가는 등 인명 피해가 컸을 것”이라며 “안전띠가 인명피해를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이 금오공대 전세버스 추락사고 원인을 수사하고 있으나 버스 블랙박스에 사고 당시 모습이 찍히지 않고 확실한 목격자가 나타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블랙박스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은 원인과 여행사 관계자 등이 고의로 작동을 중단시켰을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현행 가드레일 설치기준에 못 미처…조속한 교체 시급
중앙고속도로에 설치된 가드레일이 현재 설치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버스가 추락하는 등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고지점에 설치된 가드레일은 지난 2001년도에 설치된 것으로 그 당시 기준에는 적합하나2005년 개정된 실물 충돌시험을 통과한 가드레일으로는 아직 교체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교량, 절벽, 하천 등을 지나는 구간 차량속도가 높아지는 내리막에 위치한 급커브 구간 등을 우선적으로 교체하고 있으나 여전히 고속도로의 안전사각지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국회 국토교통위 국정감사에서 이헌승 의원(전 새누리당)과 임종성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도로공사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1~2015년 동안 고속도로에서 가드레일에 충돌 후 추락한 사고는 162건에 달했으며, 이로 인해 33명이 사망하고 108명이 부상을 당했다. 특히 사고가 발생한 중앙고속도로 총연장 구간 399km 가운데 311km가 현재의 가드레일 설치기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공사의 한 관계자는 “2012년 가드레일 설치기준이 2개정되면서 현재 설치기준에 미달하는 것을 사실”이라며 “가드레일 설치기준 미달 구간이 많아 일시적으로 교체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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