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사업장·건설업’ 여전한 숙제…맞춤형 대책 마련 절실

 


고용노동부, ‘2016년 산업재해 발생현황’ 발표


지난해에는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남양주 지하철 건설현장 붕괴사고 등 사회적으로 이슈화됐던 산업재해가 많았다. 이들 재해가 주목을 받은 이유는 심각한 ‘위험의 외주화’ 현상 때문이었다. 이에 정부에서는 원·하청 간의 안전관리 역할과 책임체계를 명확히 하는 등 안전보건 관련 법‧제도를 강화했다. 그 결과 지난해 산업재해율은 0.4%, 사망만인율은 0.9‱대를 기록했다. 이는 산업재해 통계 산출 이래 가장 낮은 수치에 해당한다. 다음은 지난해 산업재해 발생현황을 업종, 규모, 재해유형별로 분석한 자료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재해자수는 총 9만656명으로 기록됐다.

전년에 비해 산업재해율은 0.01% 감소했지만, 전체 재해자수는 527명(0.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재해자수(7876명)는 전년 대비 43명(0.5%) 줄었지만, 사고재해자수(8만2780명)가 570명(0.7%) 증가한 것이 주원인이다.

재해자수를 감안한 전체 산업재해율은 0.49%로 기록됐다. 2003년 0.90% 이후 꾸준히 감소하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0.4%대에 진입하게 됐다.

재해자수는 늘었지만 사망자수는 1777명으로, 전년 대비 33명(1.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고성 사망자수(969명)가 전년 대비 14명(1.5%) 증가했지만 질병사망자수(808명)가 47명(5.5%) 감소한 결과다.
사망만인율도 0.96‱로 전년 대비 0.05‱p 감소하면서 처음으로 1‱ 이하로 기록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사고성 사망만인율은 0.53‱, 질병사망만인율은 0.44‱로 각각 기록됐다.

종합해보면 지난해에는 산업재해율과 사망자수 감소 측면에서 많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또 최근 증가하던 질병재해자도 일정부분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전체 산업재해자가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를 나타냈다는 점에서는 아쉬움이 남고 있다. 여전히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의 재해가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건설업을 중심으로 사고성 재해자가 늘어났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 재해자수‧사망자수 증가…50인 미만 사업장에서 1077명 사망
지난해 산업재해 현황을 분석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전체 산업재해는 기타의 사업(2만9692명, 32.8%), 5~49인 사업장(4만4654명, 49.3%), 60세 이상 근로자(2만2035명, 24.3%), 넘어짐(1만5948명, 17.6%), 요통질병(2737명, 3.0%) 등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먼저 업종별 재해자는 도‧소매업, 보건 및 사회복지사업, 음식‧숙박업 등 기타의 사업이 가장 많았다. 이어 건설업(2만6570명), 제조업(2만6142명), 운수창고 통신업(4114명), 광업(1534명) 등의 순이었다. 특히 건설업의 재해자수가 제조업의 재해자수를 넘어선 것이 눈에 띈다.

규모별로 살펴보면 5~49인 사업장(4만4654명)에서 가장 많은 재해자가 발생했다. 그 다음으로 5인 미만(2만9540명), 50~99인 사업장(6249명), 100~299인(5160명) 등의 순이었다. 재해자는 전반적으로 줄어든 가운데, 5~49인 사업장 재해가 2.2% 증가한 것도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전체 산재사망자는 건설업(554명, 31.2%), 5~49인 사업장(665명, 37.4%), 60세 이상 근로자(618명, 34.8%), 떨어짐(366명, 20.6%) 등에서 가장 많았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건설업(554명)에서 가장 많이 사망했다. 이어 제조업(408명), 광업(364명), 기타의 사업(293명) 등의 순이었다. 건설업을 제외한 모든 업종의 사망자수는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건설업의 사망자수는 전년 대비 12.4% 증가한 것이 큰 특징이다.

규모별로는 5~49인 사업장에서 가장 많은 665명이 사망했으며, 이어 5인 미만(412명), 300~999인(229명), 100~299인(216명) 등의 순이었다. 5~49인 사업장, 1000인 이상 사업장의 사망자수는 전년대비 3.7%, 2.5% 증가했으며 나머지 사업장은 모두 감소했다.

◇건설업 외 업종별 사고성 재해자수 감소…떨어짐‧넘어짐‧끼임 사고 53%
사고성 재해 발생현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업종별 사고성 재해자는 기타의 사업(33.2%), 건설업(31%), 제조업(28%)에서 많이 발생했다.

기타의 사업은 음식 및 숙박업 등 기타의 각종사업(1만1410명), 도·소매 및 소비자용품수리업(5122명), 건물 등의 종합관리사업(3449명) 순이었으며, 제조업은 비금속광물제품‧금속제품 등 제조업(4019명), 기계기구제조업(3604명), 화학제품제조업(2252명) 순이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전년 대비로 제조업은 3.3% 줄었지만, 기타의 사업은 0.1%, 건설업은 5.8% 증가한 것이 특징이다.

사고성 사망자는 건설업(51.5%), 제조업(23.9%)에서 대부분 발생했다. 건설업의 경우 사망자 비중이 높았던 것은 물론, 전년 대비로 무려 14.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업종에서 사망자수가 감소했다. 감소폭은 제조업 7.6%, 기타의 사업 14.8%였다.

규모별로 살펴보면 5인 미만과 5~49인 사업장에서 각각 34%, 50.3% 발생하며 전체의 84.3%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로 볼 때는 5인 미만, 100~299인, 1000인 이상은 감소하고, 5~49인, 50~99인, 300~999인 등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성 사망자 역시 5인 미만 31.1%, 5~49인 41.7% 등으로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전체의 72.8%가 발생했다. 전년 대비로 볼 때, 5인 미만과 100~299인이 감소한 반면, 그 외에는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해유형별 사고성 재해자는 떨어짐(17.7%), 넘어짐(19.3%), 끼임(16%) 등이 전체의 53%로 절반이상을 차지했다. 이 중 끼임은 전년 대비로 1.5% 감소한 반면, 떨어짐과 넘어짐 재해는 각각 3.9%, 2.0% 증가한 특징을 보였다.

사고성 재해사망자는 떨어짐(37.8%)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또 끼임과 부딪힘 등의 재해도 각각 10.5%, 10.4%로 비교적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전년 대비로 볼 때는 끼임과 화재폭발파열, 교통사고 등이 각각 15.7%, 34%, 15.5% 감소한 가운데, 그 외에는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떨어짐 재해도 전년 대비로 8% 증가했다.

◇진폐에 의한 사망자 45.3%…유기화합물 중독‧직업성 암 등 질병재해자 증가
질병재해 발생현황에 따르면 업종별 질병재해자는 제조업(38%), 기타의 사업(27.7%), 광업(17.4%), 건설업(11%) 등에서 대부분 발생했다. 전년 대비로 제조업, 전기가스수도업, 기타의 사업, 기타 업종 등은 전년 대비 감소했으나, 광업, 건설업, 운수창고통신업, 임업 등은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질병사망자는 광업(43.2%), 제조업(21.8%), 기타의 사업(20.5%)에서 주로 발생했다. 광업, 제조업, 건설업, 기타업종은 전년 대비 감소했으나 운수창고통신업, 임업, 기타의 사업 등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질병사망자 중 진폐 사망자가 45.5%를 차지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규모별로 살펴보면 5인 미만(18.2%), 5~49인(38.1%) 등의 소규모 사업장에서 질병 재해자가 56.3%가 발생했다. 전년 대비로 볼 때는 5~49인, 1000인 이상 사업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감소한 수치를 보였다.

질병 사망자는 5~49인(32.3%), 300~999인(22%), 100~299인(14.7%), 5인 미만(13.7%) 순으로 나타난 가운데, 전년 대비로 볼 때는 5~49인, 1000인 이상 사업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질병재해자를 종류별로 보면 요통(34.8%), 신체부담작업(26.6%), 진폐(18%), 뇌심질환(7.5%), 난청(6%) 순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로 볼 때 금속·중금속 중독, 기타화학물질 중독, 뇌심질환, 신체부담작업, 요통 등은 감소하였으나, 진폐, 난청, 유기화합물 중독, 직업성 암 등은 증가한 특징을 보였다.

질병사망자는 진폐(45.5%)와 뇌심질환(37.1%)에서 대부분 발생했다. 진폐는 전년 대비 감소했으나, 유기화합물 중독, 직업성 암, 뇌심질환 등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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