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등 5개 단체, 9천여개 화학제품 MSDS 분석

일부 제조업 현장에서 유독성 물질이 함유된 화학제품이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금속노조, 녹색연합 등 5개 환경단체는 올해 소속 사업장 63곳에서 사용되는 9,044개 화학제품의 물질안전보건자료(MSDS)를 분석한 결과, 870개(9.6%)의 제품에 1~2급 발암물질이 함유돼 있음을 확인했다고 15일 주장했다.

금속노조 등에 따르면 절삭유에는 유럽에서 사용하지 않는 환경오염물질인 염화파라핀이 대거 들어있었고, 도료에는 중금속인 6가크롬과 환경호르몬인 프탈레이트가 대량 사용되고 있었다.

또 세척제나 시너로 사용되는 제품 77개에서는 백혈병을 일으키는 1급 발암물질인 벤젠이 28개(36.4%) 제품에서 검출됐다. 이밖에 현장에서 사용하는 단열재와 가스켓에서는 석면도 검출됐다.

금속노조의 한 관계자는 “기업의 영업비밀로 성분명이 제공되지 않은 제품까지 포함하면 전체 절반가량의 물질이 발암 또는 유독성 물질인 셈”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정부가 나서서 국제적으로 확인된 발암물질을 포함시켜 새로운 발암물질목록을 공표하고, 발암물질과 독성화학물질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금속노조는 이번 조사를 계기로 환경단체 및 전문가들과 함께 사용을 금지하거나 제한해야 하는 물질의 목록을 만들어 노조 홈페이지에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또 노조는 향후 발암물질을 남용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기업들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발암물질 사용 중단을 요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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