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사고 중에서도 화재·폭발사고는 유독 사망자와 중상자의 발생률이 높다. 지난해 11월 14일 발생했던 부산 신창동 실탄사격장 사고만 봐도 그렇다. 당시 사고발생 직후에는 10명 사망에 중상 6명으로 조사결과가 발표됐는데 점차 사망자가 늘더니 최종적으로 15명이나 사망했다.

화재·폭발사고에서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화상사고의 특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폭발을 통해 발생된 화염은 기도를 통하여 기관지에 심각한 상흔을 남긴다. 또 고열로 인해 발생한 화상부위의 괴사 등도 사망확률을 높이는 주요 원인이다. 게다가 화상환자는 치료 후에도 대인 기피 등 좋지 않은 예후가 남기도 한다.

이처럼 높은 사망률과 심각한 후유증상을 가져오는 화재·폭발사고에 대한 대응책에는 무엇이 있을까? 대다수 재해들이 그렇지만 화재·폭발사고 역시 가장 좋은 대응책은 바로 예방이다. 하지만 아무리 철저한 예방책을 펼치고 있다하더라도 사고는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이다. 때문에 우리는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안전보건경영시스템을 평시 가동하고 있어야 하며, 이와 함께 공정안전관리제도(PSM)에서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비상시 대비 대응프로세스’를 필히 익혀두어야만 한다.

화재폭발사고가 발생했을 때 자동화재 진압 설비와 소화기 등의 소화기구로 초기 진화가 불가능한 걸로 판단되면, 지체 없이 현장에서 벗어나야 한다. 하지만 이때 평소 이에 대한 훈련을 받지 못한 사람들은 신속한 대피행동을 하지 못하고 우왕좌왕을 하다 피해를 당하게 된다. 또 다행히 대피를 했더라도 화상환자에 대한 응급처치를 제때 하지 못하고 화상의 정도를 악화시켜 결국 목숨을 잃게 만드는 잘못을 범하기도 한다. 이런 연유로 필자는 각종 매스컴에서나 주변 사업장에서 들려오는 “화재 폭발사고로 중화상자 발생 몇 명”이라는 소식을 접할 때마다 ‘최초 상황에 대한 조치 및 화상환자에 대한 응급처치를 제대로 했을까’하는 우려를 하게 된다.

그래서 이런 우려를 덜고자 실제 경험을 통해 얻은 화재·폭발 대비대응 시나리오 및 피해 최소화 대책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화재폭발의 모든 발생 가능성을 파악해야 한다. 이 때 위험성 평가방법을 적용하고, 실제 산업현장에서 경험이 많은 관련 전문가의 자문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둘째, 사고에 의해 발생될 수 있는 손실의 정도와 발생 빈도에 따른 우선순위를 정하여, 방지대책을 수립하고 개선해나가야 한다.

셋째, 만약의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비상사태의 유형을 파악하여 그 사태에 대한 대응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이를 주변의 모든 사람들에게 교육해야 한다. 예를 들면 구역별로 신고자, 진화자, 대피방법, 지휘자 및 조치방법 등을 지정하고 환자발생 시의 응급처치 방법 및 상해종류별로 가까운 전문병원까지도 제시해 두어야 한다.

이와 같은 대비대응 방법을 잘 숙지하고, 안전보건시스템 구축에 충분한 투자가 이루어진다면 제2, 제3의 대형화재·폭발사고는 분명히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반드시 불행을 막겠다는 극복의 의지도 함께 있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안전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