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유통되는 두발용 화장품에 가습기살균제에 쓰였던 물질 등이 함유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내용은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화장품연구팀이 최근 발표한 ‘두발용 화장품의 살균·보존제 함량 조사’ 논문에서 나왔다.

연구원은 지난해 4월부터 8월까지 서울시내에서 유통중인 샴푸, 컨디셔너(린스 포함), 트리트먼트, 크림·로션, 왁스 등 두발용 화장품 80건을 구입해 보존제 12종 함량을 조사했다.

참고로 두발용화장품에 함유된 보존제는 제품 생산과정에서 미생물학적 오염을 막고 소비자가 사용하는 동안에 오염을 막아주는 기능을 한다. 하지만 유방암을 증가시키고 남성과 여성의 생식계 기능을 방해하고 내분비교란화학물질로 작용하며 천식, 두드러기, 대사성산증을 일으키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결과 80개 제품중 79%인 63개가 보존제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샴푸 41건중 36건(88%), 컨디셔너(린스 포함) 14건 중 11건(79%), 트리트먼트 14건중 10건(71%), 크림·로션 8건중 5건(63%), 왁스 3건 중 1건(33%)에서 보존제가 검출됐다. 그 중 24건은 2개 이상의 보존제가 사용됐다.

보존제별 검출건수는 페녹시에탄올(0.01~0.69%)과 벤조산(0.10~2.18%)이 각각 25건, 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과 메칠이소치아졸리논의 혼합물(0.00029~0.00144%)이 24건 검출됐다. 벤질알콜(0.01~0.90%)은 7건, 메칠이소치아졸리논(0.0020~0.0060%)과 메칠라벤(0.16~0.34%)은 4건씩 검출됐다.

보존제 함량이 허용기준치를 벗어난 건수는 1건이었다. 사용 후 씻어내지 않는 제품인 크림·로션제품 1건에서 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과 메칠이소치아졸리논의 혼합물이 허용기준을 초과했다.

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과 메칠이소치아졸리논은 가습기 살균제 폐손상 원인물질이다. 가습기 살균제로 사용돼 폐손상자 221명중 3명의 폐손상을 야기한 바 있다. 이 물질이 피부에 접촉되면 알레르기성 접촉성 피부염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원은 “대부분의 두발용화장품은 살균·보존제 배합한도 기준을 준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도 “가습기살균제 폐손상 원인물질인 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과 메칠이소치아졸리논에 대한 관리와 연구는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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