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 첫 국감, 열악한 소방관 처우 및 낙후시설에 대해 날선 지적 쏟아져
소방청 첫 국감, 열악한 소방관 처우 및 낙후시설에 대해 날선 지적 쏟아져
  • 승인 2017.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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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공무원 직업병 1위 ‘소음성난청’…공상판정 0건

화재진압용 고가사다리차, 전국에 겨우 2대
내용연수 지난 소방장비 수두룩
“소방조직 차원의 소방업무환경측정 추진해야”

 

소방청에 대한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국정감사가 지난달 12일 경기도 남양주에 위치한 수도권119특수구조대에서 열렸다. 42년 만에 행정안전부 산하 외청으로 독립된 소방청의 첫 국정감사로 이목이 집중됐다.

이날 안행위 위원들은 열악한 소방관 처우 및 낙후된 소방시설에 대해 날선 지적을 거듭했다. 아울러 올 1월 여수 수산시장화재, 3월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화재, 5월 경동시장 화재 등 전통시장 화재 취약성의 문제점을 짚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지원 대책을 촉구했다. 이밖에 지난 6월 영국 런던에서 발생한 고층 아파트 화재사고 이후 불거진 초고층건축물의 화재 안전대책도 이날 국감의 화두였다.

다음은 당일 안행위의 국감에서 논의된 안전보건관련 주요 이슈 사항을 정리한 것이다.


◇소방공무원, 소음성난청·우울증 등 심각
안행위 위원들은 대다수의 소방공무원들이 소음성난청, 우울증 등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소방청이 이를 방관하고 있다며 크게 질타했다.

박남춘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4~2016년) 직업병 판명(요관찰‧유소견)을 받은 소방공무원 1만9290명 중 48.9%가 소음성난청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10년간 소음성난청을 인정받은 소방공무원은 2명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훈련 폭음탄 폭발에 의해 청력이 직접적으로 손상된 점을 인정받은 것이다. 다시 말해, 구조·구급·화재 등 현장에서 소방 활동 중 앓게 된 소음성난청에 대한 공상은 단 한건도 인정되지 않았다.

이는 공무원연금공단이 특수건강진단에서 직업병의 절반을 차지하는 소음성난청을 직업병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공무원연금공단은 공상을 신청한 소방공무원의 소음성난청과 업무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해당 소방관이 일하는 소방서에 작업환경측정 결과를 요구한다. 하지만 소방업무환경측정은 의무조항이 아닌 임의조항이라 관련 예산이 배정되거나 실제로 현장에서 측정이 이뤄진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소음성난청과 업무상 연관성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자료가 없는 것이다.

박 의원은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소방공무원의 업무 특성을 고려해 청력보호기 보급에 대해 법 개정 등을 권고한 바 있지만, 소방청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청력보호기에 대한 실효성조차 검토하지 않았다”면서 “소방관들이 소음성난청에 노출되고 공상 승인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이유 중 소방청의 방관도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방조직 차원에서 소방업무환경측정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청력보호기를 신속히 보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소병훈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매년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소방공무원의 정신질환에 대해 지적했다.

소 의원에 따르면 전국 소방공무원의 25% 이상이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알코올 장애, 우울증, 수면장애 중 한 가지 이상 위험군에 속해있다.

보통 정신건강의학과 등에서 개별진료를 받으면 국가에서 치료비를 지원해주고 있지만 사설 정신과는 소방직의 특수성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소방공무원이 업무 중 시간을 내 지속적으로 치료 또는 상담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대해 소 의원은 “국가에서 ‘찾아가는 심리상담실 사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담당업체가 매년 변경돼 제대로 된 상담이 힘들뿐만 아니라 운영기간이 4~5개월로 한정돼 이후에 발생하는 스트레스에 대해서는 상담이 불가하다”라며 “소방공무원의 심신건강관리사업을 강화하여 근본적 차원의 치료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에서 소방관 PTSD치료를 위해 운영 중인 ʻ동료상담 프로그램’ 도입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초고층건물, 외부 화재진압 장비 전무
초고층건물에 화재가 날 경우 이를 진압할 소방장비가 전무하다는 사실도 이번 안행위 국정감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이는 진선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포문을 열었다.
진 의원은 “2014~2017년 4년간 초고층 건물에서 48건의 화재가 발생해 23명의 사상자와 약 85억6000만원의 재산피해를 입었다”라며 “이처럼 초고층건물에서 많은 화재가 발생하고 있으나 외부에서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소방장비는 전무한 실정이다”고 말했다.

진 의원은 “소방청에서 보유하고 있는 화재진압용 고가사다리차는 28층, 약 70M까지만 접근 가능하며 서울과 부산만 각각 1대씩 보유하고 있다”라며 “소방헬기로 물을 하강 투하하는 방식의 경우 산불진화는 가능하지만 초고층건물에서는 바람과 반발력으로 화재진압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종묵 소방청장은 “초고층 건축물의 밀집도를 파악한 후 소방안전교부세를 투입해 빠른 시일 내에 적정 수의 사다리차를 보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통시장, 대형화재에 무방비 노출
안행위 위원들은 전통시장이 대형화재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고 거세게 지적했다.

황영철 의원(바른정당)에 따르면 전국 전통시장 1668곳 중 415곳은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장비가 전혀 없는 상황이다. 지역별로는 세종시의 화재진압장비 미설치율이 50%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전남 47.0%, 전북 40.3%, 경남 39.8%, 충북 39.0%, 부산 29.8%, 경북 25.8%, 충남 25.8% 등의 순이었다.

황 의원은 “현재 소방청은 화재진압장비 확충 등과 관련된 자체 예산이 없는 상황으로, 중소벤처기업부의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을 통해 시장 자체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거의 유일한 대안”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강석호 의원(자유한국당)은 “전통시장은 노후건축물이 밀집된 지역이 많고, 소방 설비가 미흡한 곳이 많아 화재에 매우 취약하다”라며 “실제로 2012년부터 2017년 6월까지 전통시장 화재가 총 253건 발생하고 17명의 사상자와 519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 건축물의 방화구획 설치를 재래시장에 확대하고 체험위주의 화재안전교육을 실시하는 등 전통시장의 화재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앙소방학교 교육훈련장비 노후율 64.2%
강석호 의원(자유한국당)은 중앙소방학교의 교육훈련장비 노후율이 평균 64.2%에 달해 교체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에 따르면 중앙소방학교의 교육훈련장비 노후율은 구급교육장비 72%, 구조교육장비 71.1%, 소방차량 69.2%, 화재진압장비 51.1% 등 총 64.2%에 달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소방차량의 경우 13대 중 9대가 내용연수를 초과해 운영 중이며, 구급차 역시 내용연수가 10년 이상 경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훈련용 방화문 세트가 없어 시건개방 시 복명복창 훈련으로 대체하고 있으며, 공기성분분석기 역시 보유하고 있지 않아 자체검사가 불가능한 상태다.

강 의원은 “매년 30명의 소방간부후보생 신임교육을 현재 보유하고 있는 4벌의 Level 화학보호복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내용연수가 다 지났다”라며 “교육훈련 장비 부족으로 인한 교육의 질 저하가 심히 우려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