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돈은 없고 국민·퇴직·개인 연금도 노후생활비로는 턱없이 부족

원하는 목표 노후자금은 1억4800만원…현실은 2900만원
개인연금 추가납입하고 있는 중산층 3.7%에 불과

부실한 노후준비로 인해 우리나라 중산층 10명 중 6명이 은퇴 후 빈곤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30∼50대 중산층 남녀 1122명을 대상으로 경제생활과 노후준비 현황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2018 중산층 보고서)를 지난 7일 발표했다. 참고로 중산층은 통계청 기준에 따라 중위소득의 50∼150% 사이의 소득을 올리는 계층으로 정했다. 이 기준에 의거, 지난해 우리나라의 중산층 비중은 65.7%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중산층 가운데 은퇴 후 소득이 ‘150만원 이하가 될 것’이라는 응답자 비율이 61.7%에 달했다. 현재 부부 기준(2인 가구) 중위소득이 277만원이고, 중위소득의 50%(139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가구를 빈곤층으로 분류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중산층 10명 중 6명꼴로 노후에 빈곤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연구소의 설명이다.

아울러 조사 결과, 중산층이 모으고자 하는 목표 노후자금 평균은 1억4800만원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중산층이 현재 마련한 노후자금 평균액은 2900만원에 그쳤다. 즉 현재 모은 노후자금이 목표 노후자금의 19.6%에 불과한 셈이어서 노후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소는 지적했다.

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노후준비의 기본은 일정 수준의 목돈과 소위 ‘3층 연금(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을 준비하는 것이나, 현재 중산층은 어느 것 하나 만족할 만한 수준이 못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실제 조사에서도 3층 연금의 가장 기본이 되는 국민연금의 경우 60.2%의 중산층이 불신을 나타낸 가운데, 월평균 예상수령액도 87만원에 불과해 기본적인 노후생활비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퇴직연금의 경우도 개인적으로 추가납입하고 있는 중산층은 3.7%에 불과하고 회사가 매년 적립해 주고 있는 금액 선에서 그치고 있다. 개인연금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가입률이 46.6%로 3층 연금 가운데 가장 낮고, 평균 적립금은 1893만원에 그쳤다.

◇계층에 대한 심리적 기준 높아져
조사에 참여한 중산층 중에서 자신이 실제 중산층이라고 여기는 응답자는 44.1%에 그쳤다. 반면 자신이 빈곤층이라는 응답자는 55.7%로 절반을 훌쩍 넘었고, 극소수(0.2%)가 자신이 고소득층이라고 답했다. 이는 중산층의 이상적인 소득 기준이나 생활 수준이 상당히 높기 때문이라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연구소는 “2인 가구의 빈곤층 기준이 139만원(균등화 중위소득의 50%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지나치게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있는 셈”이라며 “심지어 고소득층의 22.3%도 스스로를 빈곤층으로 생각하고 있어 사회 전체적으로 계층에 대한 심리적인 기준이 상당히 높아져 있다”고 풀이했다.

한편 중산층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365만원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평균 20%를 저축하고, 한 달 평균 32만원을 부채 상환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소득은 연령이 많을수록, 학력이 높을수록, 가구 인원수가 많을수록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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