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광수 교수(중앙대 심리학과)
문광수 교수(중앙대 심리학과)

 


사고가 나면 가장 먼저 원인으로 언급되는 것이 ‘안전불감증’이다. 그렇다면 정확히 안전불감증은 무엇일까?

국어 사전(오픈 사전)에 따르면 안전불감증은 ‘모든 것이 안전할거라고 생각하며 위험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나타는 증상’으로 정의된다. 좀 더 과학적인 용어로는 위험 지각(risk perception)이 낮은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안전불감증이 문제로 언급되는 이유는 이러한 안전불감증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인 불안전 행동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즉 위험하다는 생각이나 사고가 날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되어 불안전 행동을 하게 된다.  그 이유는 하인리히(Heinrich) 법칙에 기반해 2003년 발표된 .사고 피라미드.에서 찾을 수 있다(그래프 참조).


이에 따르면 사망사고(Fatality)가 1건 나기 전에 중대사고(Major Injury) 30번, 경미한 사고(Minor Injury) 300번, 아차사고(Near Miss) 3000번 그리고 불안전한 행동 혹은 상태가 30만번 발생한다고 하였다.

수많은 불안전 행동을 하더라도 사고는 잘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위험 지각이 낮아지고 이로 인해 불안전 행동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우리는 종종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만약 무단횡단을 1번, 즉 불안전 행동 1번을 할 때마다 경미한 사고가 난다면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이 있을까? 혹은 무단횡단 10번에 한번 정도 사고가 난다면 무단횡단을 할까? 아마 그런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피라미드에 따르면 불안전행동과 경미한 사고의 비율이 300000:300로 약 1000번의 불안전 행동이 발생하면 1번의 경미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확률적인 것으로 1000번의 불안전 행동을 한다고 해서 1번의 사고가 반드시 발생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1000번의 불안전 행동을 하는동안 거의 사고가 발생하지 않게 되면 사람들은 사고가 나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된다. 위험 지각이 경험을 통해 낮아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기존의 위험지각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위험요인이 반복될수록, 친숙할수록, 통제 할 수 있다고 생각할수록, 이득이 있을수록 위험 지각이 낮아진다.

사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위험하다고 생각되는 작업도 반복하고, 익숙해지고, 본인이 제어할 수 있다고 생각할수록, 더 빨리 작업이 마무리 될수록 위험지각이 낮아지게 된다. 결국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전불감증을 가질 수밖에 없고, 불안전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개인을 넘어 사업장 전체 인원의 불안전 행동의 수를 고려한다면 작은 사고들이 꽤 자주 발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에는 불안전 행동을 줄이기 위해 위험지각을 높여야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위험지각을 높이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관련 연구에 따르면 위험 요인을 기억할 수 있을 때, 사고의 희생자가 주변인일 경우 더 위험한 것으로 지각하고, 우리가 사고를 완전히 통제할 수 없다고 생각할 때, 이득보다는 손해가 많다고 생각할 때 위험지각을 높일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매일 작업 전에 위험한 작업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관련 작업 사고 사례를 전파(특히 사내, 유사 업종에서 발생한 유사 사고 사례)하는 동시에 평소에 사고가 나지 않더라도 한번 발생하면 결국에는 큰 손실이 된다는 것을 알려 줄수록 위험지각을 높이고 안전불감증을 감소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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