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說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경칩(驚蟄)이 눈앞이다. 바야흐로, 우리 국민과 국토 모두에 ‘해빙기’가 찾아오고 있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3월 해빙기에는 겨우내 땅속에 스며들어 얼었던 물이 녹았다가 어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지반이 물러진다. 또 언 땅이 녹기 시작하면서 머금고 있는 수분량이 증가함에 따라 지반이 연약해져 건축물, 절개지, 축대·옹벽, 교량 등 각종 시설물에 균열 및 붕괴가 발생할 위험이 매우 높아진다.

해빙기 안전사고를 선제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관심’이 필요하다. 항상 주변에 위험요인이 없는지 각별한 관심을 갖고 살펴야 하며, 발견 시에는 즉각적인 안전조치에 나서야 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공사장 주변 도로나 건축물 등에 지반침하로 인한 이상 유무가 없는지 잘 확인해야 한다. 특히 지하 굴착 공사장의 경우 주변에 추락 또는 접근금지 표지판이 제대로 설치되어 있는지, 건물 벽에 균열이나 기울어짐, 무너질 위험은 없는지 등을 꼼꼼히 봐야 한다.

또한 절개지나 암반 등에 대해서는 토사나 낙석이 흘러내릴 위험이 없는지, 낙석방지망 등의 시설은 제대로 설치되어 있는지를 확실히 체크해야 한다.

이렇듯 해빙기 위험요소는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다. 때문에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일상생활 주변을 세심히 점검해야 한다. 흔히 안전전문가가 아닌 일반 국민들은 위험요소의 발굴과 개선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이는 매우 잘못된 생각이다. 정부가 한정된 행정력으로 드넓은 국토를 일일이 살펴볼 수는 없기에, 국민들의 위험을 찾는 시선이 재해예방에 아주 큰 도움이 된다.

그렇다고 위험 상황의 개선을 위해서 무작정 앞장서라는 것이 아니다. 그저 각 가정에서는 위험하다고 의심되는 주변의 사항을 안전신문고나 가까운 읍·면·동사무소, 119에 지체 없이 신고만 해줘도 된다. 이것이 바로 대형재난으로 이어지는 일을 막는 해법이자 지름길이다. 

국민들의 활발한 참여는 국정 과제인 ‘안전문화의 정착’을 위한 필수요소이기도 하다. 국민 스스로가 주변의 위험요소를 살펴보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자체가 바로 안전문화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감안해 정부는 해빙기 안전점검에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여러 시민사회단체를 해빙기 안전점검에 참여시키고 시민의 제보로 개선된 상황을 대대적으로 홍보해서 국민이 관심을 갖고 노력하는 만큼 우리 사회가 더욱 안전해질 수 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최근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우리나라의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전 세계인의 마음속에 한국이 안전과 평화의 상징으로 각인됐다. 게다가 오는 18일까지 2018 평창 동계 패럴림픽이 열릴 계획이라 여전히 세계인의 이목이 우리나라에 집중되어 있다. 이런 시기에 해빙기 대형사고가 발생하면, 오랜 시간에 걸쳐 어렵게 쌓은 국가이미지가 한순간 무너질 수 있다.

부디 우리나라가 전 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안전강국으로 당당히 올라설 수 있도록 국민 모두가 솔선수범의 자세로 해빙기 안전사고 예방활동에 적극 참여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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