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광수의 마음 돋보기

문광수 교수(중앙대 심리학과)
문광수 교수(중앙대 심리학과)

사고의 주된 원인은 불안전 행동이다. 이러한 불안전 행동을 안전행동으로 바꿀 수 있어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고, 안전문화를 조성할 수 있다.

그렇다면 불안전 행동을 줄이면 우리가 원하는 안전행동이 증가할까? 그리고 이를 통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까?

일부 현장에서는 불안전 행동을 할 경우 벌금, 징계, 질책, 비난 등의 부정적인 방식들이 사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런 부정적 방식이 많이 사용되는 것일까?

이는 부정성 편향 (negativity bias)으로 설명할 수 있다. 부정성 편향은 긍정적 정보, 사건, 행동과 부정적 정보, 사건, 행동이 제시되었을 때 사람들은 부정적인 것에 더 주의가 많이 가고 빨리 반응하며 이에 대한 대처행위도 더 강하고 빠르게 한다는 것이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Rozin & Royzman, 2001) 긍정적 사건에 비해 부정적 사건에 뇌가 훨씬 더 활성화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왜 사람은 부정적인 것에 더 민감할까? 진화 심리학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인간이 살아남는데 있어서 좋은 것을 발견하고 이를 얻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부정적인 것을 발견하고 이것을 없애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렇다면 어떤 것이 더 살아남는 것 즉 생존에 더 영향력이 클까? 

생존에는 부정적인 자극을 빨리 파악하고 이를 제거하거나 중지, 감소시키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이러한 진화론 원리에 따라 사람들은 부정적인 자극, 즉 불안전 행동에 더 민감하다.
불안전 행동이나 상태들을 관찰했을 때 관리자들이 보일 반응은 어떠할까? 좋은 말이나 행동이 나오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불안전 행동을 처벌했을 때 안전행동이 증가된다는 보장이 있을까? 확실치 않다.

관리자가 보일 때만 그렇게 행동하거나 변명을 한다거나 다른 행동들이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녀가 게임하는 것을 혼내면 공부를 한다는 보장이 있을까? 책상에 앉아 있을 수는 있지만 공부를 한다는 보장은 확실치 않다.

반면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이라도 안전행동을 한다면, 전체 과정 중 일부라도 안전하게 작업을 한다면, 그리고 이러한 행동을 조금씩 증가시키면 불안전 행동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하루 중 공부하는 시간을 조금씩 늘려간다면 자동적으로 게임하는 시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안전관리에도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는 것 같다. 안전 행동을 증가시키는 접근법, 불안전 행동을 감소시키는 방법. 하지만 후자의 접근법으로 안전 목표 달성을 확신할 수 없다.

전자의 방식이 더딜 수는 있지만 우리가 원하는 안전 목표를 이룰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다. 그리고 전자의 방식에서 직원들은 더 긍정적인 경험을 더 많이 할 수 있다. 즉 우리가 어떤 행동에 초점을 맞추고 관리하는 지에 따라 그 과정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인간이 진화론적으로 부정적인 자극에 더 민감하기 때문에 부정적 자극에 더 반응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인류의 생존 방식이 조직의 안전 문화 달성에 도움이 될 것인가? 그렇지 않다.

이전에 한 회사에서 현장 관리자 분과 함께 근로자들의 행동을 독립적으로 관찰해봤다. 본인의 체크리스트에는 안전행동과 불안전행동 모두가 체크되어 있었지만 관리자의 체크리스트에는 불안전 행동만 체크되어 있었다.

불안전 행동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면 불안전 행동만 보인다. 이제는 기존과는 다른 프레임으로 접근해야 한다. 원하는 목표를 이룰 가능성이 확실 하면서 과정 역시 즐거울 수 있는 방식에 대해 고민할 때이다.

참고문헌: Rozin, P., & Royzman, E. B. (2001). Negativity bias, negativity dominance, and contagion.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Review, 5(4), 296-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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