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광수의 마음 돋보기

문광수 교수(중앙대 심리학과)
문광수 교수(중앙대 심리학과)

 

아마 모든 회사에서 생산성, 품질, 공정 관리를 할 것이다. 현업 부문의 관리자들은 생산성, 공정 진척, 품질에 관심과 열의를 보이면서 관련 자료를 거의 매일 매일 수집한다. 이렇게 수집된 자료를 가지고 생산성, 공정, 품질의 수준에 대해 파악하고, 잘 진행되고 있는지, 목표는 달성할 수 있는지, 문제가 있는지, 그리고 문제가 있다면 문제 해결을 위한 계획을 구체화하고 실천한다. 이러한 자료 수집에 기반하여 평가, 계획, 실행을 통해 생산성, 품질, 공정 향상이 이뤄진다.

그렇다면 안전에 대해서는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가? 안전도 생산성 품질과 같이 체계적으로 자료를 수집한다면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안전관리가 가능할 것이다. 많은 기업들이 사고빈도, 사고 심각성, 사고율이나 위험성 평가제도, 정기점검, 특별 안전점검 등을 통해 안전 수준이나 상태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이러한 자료는 대부분이 장비나 기계, 상태에 대한 자료일 것이다. 물론 이러한 자료도 안전관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자료이지만 사고의 주요원인이 행동이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행동에 대한 자료도 측정이 되어야 한다.

특히 행동에 대한 자료는 체계적으로 자주 측정하는 것이 좋다. 과학의 발전은 측정의 정확성을 통해 이뤄졌다. 대표적인 것이 현미경과 망원경이다. 망원경의 발전을 통해 우주에 대한 좀 더 정확한 관찰이 가능해졌고 우주과학도 발전하게 되었다. 현미경을 통해 우리가 볼 수 없는 부분에 대해 볼 수 있게 되었고, 더 정확한 측정이 가능해져 많은 자연과학의 발전을 이뤄냈다.

근로자들의 행동도 잘 측정할 수 있다면 우리는 행동을 잘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행동 관찰 자료와 장비, 도구, 작업장 상태에 대해 수집된 자료를 가지고 안전하게 행동하고 있는지, 더 증진되어야 하는 부분은 어떤 부분인지, 안전 준수 행동이 잘 나타나고 있지 않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고, 그 행동을 더 잘하기 위해서는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를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지속적인 관찰과 측정을 바탕으로 얼마나 행동이 좋아졌는지, 지속적인 향상을 위해 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행동이 좋아졌을 때 사고는 얼마나 감소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근로자의 행동을 관찰한다고 하면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다. 이는 대부분의 근로자들은 관찰을 감독, 감시로 여기고, 이러한 감독과 감시는 대부분 부정적인 결과(경고, 질책, 벌금 등)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즉 사람들은 행동의 관찰과 기록이 가진 처벌의 역사를 기억하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다. 하지만 스포츠 상황을 생각해보자, 야구 선수나, 축구 선수들은 그들의 행동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측정하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이러한 관찰, 측정 자료를 가지고 잘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인정하고, 부족하고 보완해야 할 부분에 대한 조언과 코칭을 통해 더 나은 발전을 위해 사용되기 때문이다. 오히려 관찰과 측정을 하지 않는 것을 싫어할 것이다.

결국 관찰한 자료를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중요하다. 관찰이 처벌의 역사가 아닌 긍정적인 결과의 역사를 가질 수 있도록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일부 회사에서 근로자의 행동 관찰을 위해 Patrol을 운영하기도 한다. 이러한 감시, 감독하는 듯한 관찰은 긍정적인 관찰이라고 하기 어렵다.

행동관찰을 관리자, SHE 부서 직원 외에도, 노조, 근로자 등 다양한 인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관찰된 행동의 자료를 불안전 행동에 초점을 두고 부정적인 방식으로 활용하기 보다는 안전행동에 초점을 맞춰 긍정적인 방식으로 다뤄야 한다.

그리고 추가로 고려해야 할 점은 관찰에 대한 부정적 역사를 단기간에 바꾸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적어도 3-4개월 이상 일관된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직원들이 관찰의 목적과 취지를 이해하고 많이 참여할수록 관찰 자료의 질은 좋아지고, 부정적인 역사도 빠르게 변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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