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안전학회, ‘2018 춘계학술대회’ 성황리 개최
최신 학문적 연구 성과, 안전기술 발전 사례 등 공유

국내 안전분야 최대 규모의 학술대회인 ‘2018 춘계학술대회’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한국안전학회(회장 장성록)와 산업안전보건연구원(원장 김장호)는 지난 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간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노연로에 소재한 메종글래드 호텔에서 ‘2018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한국안전학회와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공동 개최한 이번 학술대회에는 송병춘 고용노동부 산재예방정책과장, 윤양배 대한산업안전협회 회장, 박두용 안전보건공단 이사장 등 국내 안전분야의 주요 인사를 비롯해 학회 회원, 안전관계자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대회 기간에는 ▲인간·시스템안전 ▲안전정책 ▲기계안전 ▲재난안전 ▲화공안전 ▲원자력안전 ▲리스크관리 ▲안전산업 ▲학교안전 ▲연구실 안전 ▲건설안전 ▲전기안전 ▲교통안전 등 총 13개 분야에서 180여 편의 논문이 발표됐다. 특히 올해에는 연구실안전, 안전산업, 학교안전 등 최신 안전관련 이슈 사항에 대한 연구 논문과 ‘건설안전 환경조성’ 등 다양한 주제의 특별 세션이 마련돼 참가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장성록 회장은 “학술대회는 산업안전 전문가와 사업장 안전보건 관계자들의 학술 교류의 장으로써, 산업안전 관련 최신 학문적 연구 성과와 안전기술 발전 사례 등을 제공해왔다”라며 “앞으로도 안전분야 학문의 질적인 발전은 물론, 산업현장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실용적인 학문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양배 대한산업안전협회 회장은 이날 축사를 통해 “최근 산업안전보건분야의 정책방향이 시장 및 기업의 책임과 민간의 역할에 무게를 둔 ‘자율’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라며 “정부의 정책 방향을 실질적으로 실천해 나갈 수 있는 민간기관의 역할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번 학술대회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던 발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고용노동부, ‘2018년 산업안전보건 정책방향’ 발표
송병춘 고용노동부 산재예방정책과장은 이번 학술대회에서 ‘2018년 정부 산업안전보건 정책방향’을 발표해 산업현장 관계자와 학계 인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날 발표된 산업안전보건 정책방향은 2022년까지 사고사망자를 절반으로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용부는 이를 위해 ▲발주자와 원청의 책임 명확화 ▲고위험 분야 집중관리 ▲현장 안전관리 강화 ▲안전기술 개발과 안전중시 문화 확산 등의 과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고용부는 안전에 대한 발주자와 원청의 책임을 명확하게 규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르면 발주자는 적정 공사비 책정, 설계자·시공자에 대한 안전보건 정보제공 등 건설기획 및 설계 단계에서부터 노동자의 안전성을 고려해야 한다.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안전관리 책임도 원청의 관리 하에 있는 모든 장소로 확대된다.

고위험 화학공장의 경우 사업장 안전조치 수준에 따라 점검주기, 점검기간을 차등 관리한다. 사고사망자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건설업의 경우 안전관리자 선임대상 공사의 규모를 단계적으로 확대(120억 이상→50억 이상)하고, 타워크레인 등 기계·장비관리도 강화한다.

아울러 노사가 함께 참여하는 안전관리시스템을 구축하여 현장의 안전관리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노사가 함께 공정별 사고 위험요인을 파악·평가하고 자체적으로 개선토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여기에 더해 위험상황 시 노동자는 긴급대피하고 사업주는 즉시 작업을 중단하는 등의 구체적인 방안도 마련한다.

마지막으로 가스센서, SOS 버튼 등이 장착된 스마트 안전모, 송·배전 Smart Stick 작업공법 등 현장 수요를 반영한 안전기술을 적극 개발하는 한편, 50인 미만 사업장 등에 적합한 안전장비 및 시설 설치비용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협력사 EHS Model化 통해 안전문화 수준 정착·확산
김선태 삼성전자 Global EHS 센터 팀장은 ‘협력사 EHS Model化 육성을 통한 혁신가치 창출’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협력사 안전관리 지원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김선태 팀장에 따르면 삼성전자 Global EHS 센터는 협력사의 안전, 보건, 환경, 설비 등 분야별 안전역량 및 혁신과제를 모델화 하고 있다. 이후 분야별 전문가가 현장에서 상주하며 불안전한 요소들을 개선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 제도의 가장 큰 특징은 본사와 직접 거래하는 1차 협력사뿐만 아니라 그 하위 협력사들까지 함께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본사에서는 1차 협력사를, 1차 협력사는 하위 협력사를, 하위 협력사는 그 하위 협력사의 안전관리를 계단식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은 본사에서 개최하는 ‘Global EHS 혁신대회’에서 발표.공유하고 있으며, 향후 협력사 재계약 시에도 반영하고 있다.

김선태 팀장은 “협력사 EHS 모델화를 통해 근로자들의 안전의식 및 기업의 안전문화 수준을 향상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타워크레인 안전대책, 계획단계부터 설치·해체, 운영까지 세분화해야”
호종관 삼성물산(주) 건설부문 수석은 ‘타워크레인 사고사례 분석을 통한 중대재해 저감대책’에 대해 발표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8년 3월 현재 등록된 타워크레인 수는 6162대, 설치·해체인력은 600여명이다. 이를 2015년(타워크레인 수 3673대, 설치·해체인력 850여명)과 비교해보면 타워크레인 수는 2배 가까이 늘어났지만 오히려 설치·해체인력은 줄어들었다. 특히 2015년 이후 타워크레인 사고건수와 인명피해는 예년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호 수석은 최근 5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타워크레인 중대위험성 사고 47건에 대해 3M(Machine, Man, Method) 방법으로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작업방법 및 절차 미준수 등 잘못된 ‘시공방법’에 의한 사고가 45%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작업자 실수 등 작업자에 의한 ‘휴먼에러’가 42%, ‘장비결함’이 13%를 차지했다. 타워크레인 사고발생의 87%가 설치·해체 및 운영 단계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호종관 수석은 “정부는 타워크레인 계획 단계부터 설치·해체, 운영단계까지 세분화하여 구체적인 안전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효과적인 연구실 안전관리 방안 모색
 

최근 연구실 안전사고가 빈발하는 상황을 감안하여 이번 안전학회에서는 ‘연구실 안전관리방안’에 대한 다수의 연구도 발표돼 눈길을 끌었다.

우선 정승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연구안전관리본부 연구원은 ‘연구실 안전보호구 착용 실태조사 및 개선방향 연구’에 대해 발표했다. 연구는 연구활동종사자 224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21%가 ‘연구 시 보호구를 착용하지 않거나 가끔 착용한다’고 답했다. 그 이유는 ‘실험 위험성 미인지(22%)’, ‘착·탈의 불편(15%)’ 등으로 연구자의 부족한 안전의식이 꼽혔다. 특히 대학 학부생의 보호구 착용빈도, 안전수칙 인지정도 등이 낮게 나타났다.

정승필 연구원은 “보호구 착용 제고를 위해서는 개인보호구 품질개선이 시급하다”라며 “아울러 대학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한 안전교육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태우 호서대학교 안전환경기술융합학과 학생은 “일상·정기점검 체크리스트를 기반으로, 각 연구실 특성에 맞는 점검리스트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태우 학생은 “대부분의 연구실에서는 연구안전관리본부의 표준 정밀안전진단 체크리스트를 통해 안전 상태를 평가하고 있는데 분야별 항목 수가 과도하게 많다”라며 “특히 전기, 화공, 생물 등 연구실 특성에 따른 위험요인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워 점검의 실효성과 정확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연구실별로 실시하고 있는 점검리스트를 기반으로 맞춤형 체크리스트를 구성하는 가운데,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할 기본적인 안전사항과 즉시 개선할 수 있는 안전사항을 이원화하여 관리.조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연구실안전의 전문 학술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연구실안전분과위원회’도 출범했다. 안전학회에 소속된 이 위원회는 앞으로 연구실 및 LMO 안전에 대한 연구개발 지원방안, 신학문·기술 창출, 전문 인력양성 등을 위한 제도 및 시스템 구축 등을 중점 수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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