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광수의 마음 돋보기

문광수 교수(중앙대 심리학과)
문광수 교수(중앙대 심리학과)

 

안전 심리학자 Geller는 인간의 안전 행동 변화를 크게 4단계로 구분하였다. 무의식적 불안전 행동, 의식적 불안전 행동, 의식적 안전행동, 마지막으로 무의식적 안전행동이다.

무의식적 불안전 행동은 어떤 행동이 안전한 것이고 불안전 한 것인지에 대한 지식이 없는 경우에 발생한다. 안전 관련 매뉴얼이 없거나 기본적인 안전 교육이나 업무 관련 교육이 부족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행동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2016년 발생한 휴대폰 부품 하청 업체 직원들의 메탄올 중독 실명사고이다. 이 직원들은 메탄올이 위험하고 중독될 경우 어떤 건강상 위험이 발생하는지 몰랐고 이를 알려주는 관리자도 없었고, 교육도 부족하였다. 매우 후진적인 상황에서 발생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안전한 업무 수행을 위한 기본적인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의식적 불안전 행동은 어떤 행동이 안전한 행동인지 알고 있고, 매뉴얼도 있고, 교육과 훈련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불안전하게 행동을 하는 것이다. 이는 지난 칼럼(403호, ‘불안전 행동에 대한 행동 과학적 접근’)에 잘 나와 있다. 즉 불안전 행동이 편안함, 빠름, 인정과 같은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고, 안전행동이 불편함, 낮은 생산성, 질책과 같이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때 발생한다. 아마 많은 조직에서 이러한 이유로 불안전 행동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다음으로 의식적 안전행동은 어떤 행동이 안전한 행동인지 알고 있고, 매뉴얼도 있고, 교육과 훈련을 받았으며, 안전행동이 왜 중요하고 가치가 있는 것인지를 인식하면서 의식적으로 행동을 변화시키는 단계이다. 즉 과거의 불안전 행동의 습관이 남아있지만 의식적으로 “안전행동이 사고 예방에 중요하며, 번거럽더라도 이렇게 하는 것이 좋다”면서 안전행동을 하는 단계이다.

마지막으로 무의식적 안전행동은 안전행동이 습관화 되어 있는 단계로 누가 지시하거나 의식하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작업 과정에서 안전 절차와 규정을 준수하고, 개인 보호 장비 등을 착용하는 단계이다.

현재 조직의 근로자들의 불안전 행동 단계가 무의식적 불안전 행동 단계라고 한다면 즉 ‘can(모름, 할 수 없음)’의 문제라면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 특히 단순한 정신 교육이 아닌, OJT나 공식 교육을 통해 구체적인 업무 수행과정에서 필요한 훈련이 필요하다. 하지만 의식적 불안전 행동 단계라면 안전행동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동기적인 요인이 필요하다. 즉 can의 문제가 아닌 will의 문제이기 때문에 의식적 안전행동을 위해서는 안전 행동을 하게할 만한 동기부여적인 요소가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개인의 불안전행동에 대한 피드백과 안전행동의 가치와 의미가 제공되었을 때 ‘의식적인 불안전’ 행동이 ‘의식적인 안전’ 행동으로 변화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의식적인 안전 행동이 무의식적인 안전행동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의식적 안전행동이 지속적으로 유지되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행동 유지를 위한 동기 부여 시스템이 필요하다. 어떤 행동이 습관이 되기 위해 유지되어야 하는 기간은 학자별로 다양하지만 런던 대학교 필리파제인 랠리 교수 팀의 연구(2010)에 따르면 평균 66일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특정 행동이 2개월 이상 꾸준히 유지되었을 경우 습관화된 안전 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

조직에서 근로자들의 안전행동을 위해서 기본적으로 교육/훈련이 필요하다. 하지만 can의 문제가 아니라면 즉 동기, will의 문제라면 교육 훈련으로는 한계가 있다. 안전행동에 대한 피드백과 안전행동에 대한 긍정적인 결과를 제공할 수 있는 동기 부여적인 안전관리 프로그램이 운영되었을 때 가능하다. 법적인 준수를 넘어선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안전 행동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해야 할 때이다.

 

 


Lally, P., Van Jaarsveld, C. H., Potts, H. W., & Wardle, J. (2010). How are habits formed: Modelling habit formation in the real world. European Journal of Social Psychology, 40(6), 998-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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