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說

산업재해 발생 추이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말까지는 재해가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올해 들어서면서부터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고용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산재현황에 따르면 3월말 산업재해자는 2만3526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471명(11.7%)이 증가한 수치다. 사망만인율도 0.29.로 전년 동기 대비 0.02.p 증가했고, 사망자수도 537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명(9.8%)이 늘었다. 단, 석 달 만에 대부분의 산업재해 지표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정부가 역점을 두었던 사고 사망자수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줄어들었다는 것이 유일한 위안거리다.

이 같은 산재 증가에는 ‘기타의 사업(서비스업)’과 ‘제조업’의 큰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 재해자의 경우 전년 동기와 비교해 기타의 사업은 21.8%, 제조업이 4.8%가 증가했다. 사망자도 이와 비슷한 추세로 전년 동기 대비 기타의 사업은 18.7%, 제조업은 31.7%가 늘었다.

반면, 그동안 심각한 문제로 꼽혀 정부가 역점을 두었던 건설업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적표를 거두었다. 사망자는 전년 동기 대비로 무려 8.7%나 감소했고, 재해자도 1.9% 정도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런 결과는 재해예방의 행정력이 건설업(특히 건설사망사고)에만 집중되자, 나머지 업종의 안전관리에 허점이 생긴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증가 일변도의 건설업만 잡으면 산재감소의 해법이 보일 줄 알았는데, 또 다른 숙제가 등장하고 말았다. 특히 건설재해 감소의 해답을 막 찾을 수 있었던 시점이라 아쉬움이 더하다. 

물론 건설업은 아직도 문제다. 2018년도 1분기 재해자는 기타의 사업(38.0%), 제조업(27.3%), 건설업(24.3%)에서 대부분 발생했다. 사망자의 경우 제조업(137명), 기타의 사업(89명)에서도 많이 발생했으나 여전히 건설업이 147명으로 가장 많다. 

우리는 지난해 역대 최저치인 0.48%라는 재해율을 선물 받았다. 산업재해자수와 사고사망자수가 전년 대비 모두 감소한 최고의 선물이었다. 그래서였을까. 큰 기쁨에 취한 나머지 우리가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트린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에겐 최고의 성적이었지만, OECD 가입 선진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바닥권임에도 잠시 그 사실을 망각하고 말았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할 때다. 더 큰 불로 번지기 전에 화마의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적합한 대책을 세워 빠르게 진압에 나서야 한다.

먼저 정부는 여전히 재해다발의 주범인 건설업종에 대한 지도 감독을 지속 강화하는 가운데, 여타 산업에 대한 감시의 눈길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더불어 안전관리 능력이 취약한 중소업체에 대한 적절한 지원책도 마련해 꾸준히 시행해야 한다.

안전보건공단과 민간재해예방기관 등은 단순한 지도와 점검을 벗어나 사업장의 자율안전관리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맞춤형 컨설팅을 집중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끝으로 산업현장의 경영진과 근로자들도 자신들이 국가경제를 이끄는 중추인력임을 잊지 말고 부끄럽지 않게 안전활동에 나서야 할 것이다. 최근 우리 경제는 도약의 앞에서 머뭇거리고 있다. 이러한 시점일수록 안전을 통해 굳건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다행히 마음을 한 번 추스를 수 있는 호기가 찾아왔다. 산업안전보건에 대한 온 국민의 관심이 모이는 제51회 산업안전보건강조주간 행사가 7월 첫 주에 열리는 것이다. 이번 행사가 다시금 재해예방에 대한 노·사·민·정의 의지를 굳건히 결속시키는 계기가 되고, 증가추세의 산업재해 발생 추이를 역전시키는 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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