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Talks

오한진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오한진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현대인에게 가장 많이 발병하는 질환 중 하나는 갑작스레 허리와 다리, 그리고 목에 통증을 유발하는 디스크다. 잘못된 자세로 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작업을 하거나 장거리 운전을 하게 되면 자연스레 몸에 큰 부담이 간다. 같은 자세로 가만히 앉아 있거나 서 있는 경우 허리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 목디스크와 같은 병이 생길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많이 앉아있는 것보다 서 있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왜 그런 것일까?

사무직 직장인, 디스크에 취약
오래 책상 앞에 앉아있거나 잘못된 자세로 스마트폰을 몇 시간씩 사용하다 디스크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 정상적인 목뼈의 C자형 곡선이 일자로 변형되어 거북목증후군이나 생기거나, 척추 주변의 근육과 인대가 약화돼 굽은 등이나 척추측만증 등의 척추질환까지 불러일으키게 된다. 사무실에 오랫동안 앉아 일하는 직장인의 82%는 허리와 목이 구부정해지고 손목터널증후군, 눈의 피로, 어깨 결림, 소화불량, 두통 등의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허리디스크 진료인원은 2010년 172만 명에서 2014년 208만 명으로 4년 사이 35만 명(20.4%)이 늘었다. 연평균 4.7%씩 증가한 것이다.
평소 운동 시간이 부족하고 과로나 스트레스 등으로 심신이 지친 상태에서 장시간 일하게 되면 척추에 무리가 가고 디스크가 약해져 심하면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이러한 변화가 만성적인 척추질환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척추 뼈와 뼈 사이에서 완충 작용을 하는 디스크의 변성이 오래 되면 디스크의 탄력이 떨어져 수핵이 튀어나오게 되고 주변 신경을 누르는 질환으로 허리나 다리통증을 유발한다. 앉아 있으면 허리에 압력이 가해져 디스크에 체중의 2배가 실리는 것이다.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강한 물리적 충격을 받았을 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하루 종일 앉아서 일하는 사무직 직장인에게서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척추 건강을 위한 바른 자세 건강법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웨덴의 척추외과 의사 나켐슨(Nachemson)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바른 자세로만 앉아도 척추와 관절에 가해지는 압력을 최대 30%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먼저 앉는 자세는 엉덩이가 등받이에 밀착되도록 의자 깊숙이 앉으며 허리를 반듯하게 펴고 구부린 무릎의 각도는 90도를 유지해야 한다. 앉을 때도 다리를 꼬고 앉는 습관은 가장 먼저 고쳐야 한다. 오랜 시간 다리를 꼬는 습관은 허리와 골반 주변에 통증을 유발하고 척추 변형까지 가져올 수 있다.

운전할 때도 올바른 자세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자를 110도 정도 눕혀 상체와 하체의 각도가 거의 직각에 가깝도록 엉덩이를 의자 안쪽에 바짝 붙이고 앉으며, 팔은 10~20도 정도 구부린 상태로 핸들을 잡는 자세가 가장 좋다.

잠자는 자세 또한 중요하다. 엉덩이가 가라앉는 정도가 1~2cm 정도 되는 탄탄한 침구를 사용하도록 하고, 베개는 누웠을 때 어깨 위 목 높이 정도의 낮고 푹신한 것을 사용하되, 머리와 어깨까지 받쳐줄 수 있는 것이 목과 허리의 부담을 줄여준다.

건강한 척추를 위해서는 장시간 앉아 있거나 서 있을 때 적어도 50분마다 한 번씩 5~10분 정도는 휴식을 취해야 한다. 계속 앉아 있었다면 일어나서 목을 좌우로 가볍게 돌려주거나 왼팔을 쭉 펴고 오른손으로 왼팔을 밀어주면서 스트레칭을 하자. 의자에 앉아 몸통을 오른쪽으로 돌려 몸통 틀기를 하거나 의자 앞으로 조금 나와 오른쪽 다리만 펴서 발목을 뒤로 젖히는 스트레칭을 해주면 더 좋다. 장시간 서 있어야 할 경우에는 한쪽 발을 다른 쪽 발보다 앞으로 해서 15cm 정도 높이의 받침대 위에 올려놓으면 허리 부담이 줄어든다.

무거운 물건을 들 때도 조심하자. 무릎을 구부려 앉은 상태에서 물건을 든 다음 허리를 펴고 배와 다리에 힘을 주고 무릎을 펴면서 일어서야 허리와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또한 될 수 있으면 몸을 자주 움직이고 걷는 시간을 늘리도록 한다. 척추 및 허리 강화에 도움을 주는 걷기 운동을 일주일에 3회, 40~50분씩 약간 빠르게 걷는 정도로 한다. 걸을 때는 등을 최대한 곧게 펴고 턱은 약간 당기면서 가슴을 활짝 펴주고 몸의 무게중심이 몸 앞쪽으로 약간 쏠리는 듯한 느낌으로 걷는 것이 좋다. 올바른 생활습관과 간단한 스트레칭으로도 척추 관절 주변 근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만큼 평소 바른 자세로 척추 건강을 지키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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