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Talks

오한진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오한진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우리는 제대로 숨 쉬고 있는 걸까. 매일 무의식적으로 숨을 들이마셨다가 멈추고 내쉬는 호흡을 하고 있지만 단순한 듯한 이 숨 쉬기를 제대로 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숨 쉬기가 중요한 것은 산소를 들이마시고 이산화탄소는 내쉬는 과정을 통해 생명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기 때문이다. 우리 몸속의 모든 세포는 충분한 산소를 공급받아야만 건강해지고 신체의 기능도 높아진다. 올바른 숨 쉬기는 산소의 체내 흡입량을 늘려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조절하고 기초대사량을 높여준다. 중년 이후에는 근육이 감소하고 음식물에서 영양분을 흡수해 몸속 에너지로 사용하는 신진대사가 저하되어 나잇살이 찌는 만큼 건강을 위한 숨 쉬기는 더욱 중요하다. 올바른 호흡은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돕기 때문에 운동 효과를 향상시키기도 한다. 아울러 폐를 건강하게 하고 몸 가장 안쪽에 있는 뼈와 관절의 움직임을 잡아 주는 속근육을 단련시켜 기초대사량을 높여준다. 따라서 건강을 생각한다면 제대로 숨 쉬는 법을 알아야 한다.

코로 깊고 천천히 숨 쉬는 것이 올바른 호흡법
호흡은 외호흡과 내호흡 두 가지 방식으로 이뤄진다. 외호흡은 공기를 마신 후 폐를 통해 산소는 흡입하고 몸속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것이다. 내호흡은 세포호흡이라고도 하는데 호흡으로 들어온 산소를 이용해 세포에서 포도당과 같은 영양분을 분해하여 에너지를 얻는 작용을 말한다. 이때 호흡을 제대로 해야 세포 내 모든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가 생성되어 신체 기능이 유지된다. 따라서 몸속 노폐물과 독소를 배출하려면 깊고 느린 호흡이 필요하다. 숨을 얕고 빨리 쉬게 되면 몸속에 유해한 활성산소를 유발해 신체와 피부노화를 촉진시킨다. 사람은 보통 1분에 18번 정도 호흡하는데 평소에는 코와 입을 통해 무심코 호흡을 하지만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입으로 숨 쉬는 좋지 못한 습관으로 인해 건강이 나빠질 수 있는 만큼 올바른 호흡을 해야한다.

코를 통해 깊게 숨을 들이 쉬어 폐까지 산소를 공급하는 코 호흡은 호흡하는 동안 코의 점막과 코털이 공기 중에 떠 있는 바이러스와 세균이나 미세먼지 등의 이물질을 일차적으로 걸러내는 필터 역할을 하고 코 점액은 콧물을 통해 몸 밖으로 내보낸다. 목과 목구멍의 편도, 폐는 습도와 온도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코를 통해 들어온 공기의 온도와 습도를 적절히 조절해 폐로 보내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돕는다. 또한 코로 숨을 쉬면 폐 건강에도 좋다.

나이가 들면서 점차 입으로 숨을 들이마시는 입 호흡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코 호흡보다 쉽기 때문이다. 또 급성감염이나 알레르기 비염 등으로 코가 자주 막히면 코로 숨을 충분히 쉴 수 없기 때문에 입으로 호흡하게 된다. 치열이 고르지 않거나 앞니가 튀어나와 입이 벌어진 경우에도 무의식적으로 입으로 숨을 쉰다. 습관적으로 입으로 숨을 쉬면 코라는 여과장치가 없기 때문에 공기가 곧바로 입을 통해 폐로 들어가 편도 조직이 붓고 몸의 면역력까지 저하시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입술과 입 안, 목을 건조하게 하고, 유해물질로 충치나 잇몸병 등 각종 치아질환의 원인이 된다.

호흡도 훈련이 필요하다
건강한 몸을 위해서 의식적으로라도 코로 호흡하는 습관을 갖자.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유아기까지는 복식 호흡을 하다가 성인이 되면서 숨을 가슴으로 쉬는 흉식 호흡을 하게 된다. 입 호흡과 흉식호흡으로 숨을 얕게 쉬면 폐까지 도달하는 산소가 부족해 호흡이 빨라져 활성산소가 생긴다. 뿐만 아니라 장운동을 저하시키고 폐활량도 감소시킨다.

이와 달리 코 호흡과 복식 호흡은 배를 내밀면서 코로 천천히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천천히 내뱉는 호흡법이다. 우선 턱을 당겨서 허리와 가슴을 곧게 펴고 편안한 마음으로 배 속을 공기로 채운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숨을 3초 동안 들이마신다. 그런 다음 숨을 내쉬지 말고 3초 정도 멈춘 뒤 천천히 배를 집어넣으면서 조금씩 내쉰다. 이때 입을 약간 벌려 자연스럽게 공기가 빠져 나가게 한다. 호흡 훈련은 틈틈이 자주하고 한 번에 5분 정도씩 호흡에 집중하면 정신이 맑아진다.

깊은 숨은 스트레스로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고 심신의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복식 호흡은 숨을 크게 들이쉬어 몸속에 많은 양의 산소를 들여보내고 내쉬면서 많은 양의 탄산가스를 배출하는 것이다. 숨을 가슴으로 쉬지 않고 횡격막까지 활발하게 움직여 깊이 쉬는 복식 호흡을 하면 위와 장이 자극을 받아 소화 흡수를 돕고 변비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폐까지 도달하는 산소량이 늘어나 신진대사를 촉진해 체내 노폐물이 원활하게 배출되고 지방 연소를 높여준다.

평소 깊은 숨과 느린 호흡으로 복식 호흡을 틈틈이 훈련해보자. 텔레비전이나 책을 볼 때, 오랫동안 앉아서 컴퓨터로 일에 열중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입 호흡을 할 수 있으니 코에 의식적으로 집중하면서 아랫배로 호흡하는 습관을 몸에 배도록 한다. 올바르고 건강한 호흡법은 스트레스나 불안장애 등을 극복하는 데 효과적인 건강습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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