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발생 50여분 뒤 스프링클러 작동, 인명피해 키워
벽·천장,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로 구성

인천시 남동공단 내 소재한 전자제품 제조회사인 세일전자 건물 4층에서 화재가 일어나 깨진 창문 밖으로 시커먼 유독가스가 치솟고 있다. 이 날 화재로 인해 9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치는 등 총 1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인천시 남동공단 내 소재한 전자제품 제조회사인 세일전자 건물 4층에서 화재가 일어나 깨진 창문 밖으로 시커먼 유독가스가 치솟고 있다. 이 날 화재로 인해 9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치는 등 총 1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미지 제공 : 뉴시스)

 

지난달 21일 인천시 남동구 남동공단 내 전자제품 제조회사에서 큰 불이나 9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을 당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사고는 이날 오후 3시 43분께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남동공단 내 전자제품 제조회사인 세일전자 건물 4층에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4층에서 근무하고 있던 A(51·여)씨와 B(54·여)씨 등 여성 근로자 6명과 남성 3명 등 총 9명이 숨졌으며, 4명이 중·경상을 입어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사상자들은 불이 난 사실을 알고도 삽시간에 번진 불에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직후 소방당국은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소방장비 45대와 70여 명의 진화인력 등을 동원해 진화작업에 나섰으며, 2시간 만인 오후 5시 35분께 완전히 진압했다.

◇화재 초기진압용 스프링클러 1시간 가량 작동 안해
이날 화재는 초기 불길의 확산을 막아야할 스프링클러가 약 1시간 가까이 작동하지 않아 인명피해가 커진 것으로 드러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수사본부는 사고 이틀째인 23일 오후 인천경찰청에서 진행된 2차 브리핑에서 “화재 발생 후 50여분 뒤에 스프링클러가 작동 한 것을 합동 현장 감식 결과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인철 인천청 과학수사계장은 “스프링클러 작동 밸브는 정상 개방 돼있었다”며 “4층 화재 현장에서도 바닥이 물에 젖은 흔적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단 “화재가 감지되면 바로 스프링클러가 작동해야 하는데 왜 50분 뒤에 작동했는지는 추가로 정밀 분석을 해서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화재원인…전선의 파괴로 인한 전기적 요인에 무게
수사본부는 4층 화물엘리베이터 앞 사무실 천장의 전기배선을 이번 화재의 최초 발화 지점으로 특정했다. 김 계장은 “일반적으로 화재가 발생하면 최초 발화지점이 연소가 가장 많이 된다”라며 “해당 지점이 눈에 띌 정도로 하얗게 색깔이 변질됐다. 다른 현장과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즉 최초 발화지점을 볼 때 과열이나 전선의 파괴로 인한 전기적 요인이 화재의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화재가 빠르게 확산돼 인명피해가 컸던 이유에 대해서는 화재에 취약한 건축재질이 지목됐다. 김 계장은 “벽과 천장이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로 구성됐고, 천장 상부의 우레탄폼이 도포돼있었다”며 “이에 따라 유독가스가 많이 배출됐다”고 말했다. 또 최초 발화지점이 비상구와 가까웠던 것도 사상자들이 탈출에 어려움을 겪은 원인으로 분석했다.

◇인천지역 국가 및 지방 산업단지 화재안전 합동점검 실시
이번 화재 사고를 계기로 소방당국과 중부지방고용노동청 등 관계기관도 신속한 대처에 나서고 있다. 소방본부는 지난 8월 29일부터 인천지역 국가 및 지방 산업단지를 대상으로 화재안전특별조사반을 투입해 합동점검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는 3주간 진행될 계획이다.

합동조사반은 소방.건축분야 공무원과 전기.가스분야 전문가, 시민참여조사단,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산업안전 근로감독관 등으로 구성됐다. 점검 대상은 인천지역 국가 및 지방 산업단지 10곳 등이다.

소방본부의 한 관계자는 “고질적인 안전무시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현장에서 실질적인 소방교육.훈련이 이뤄져야 한다”라며 “소방시설 자체점검 및 유지관리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도록 지속적으로 계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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