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하성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공하성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지진은 지구를 구성하는 판이 맨틀 위를 떠다니다가 서로 만나서 부딪히면서 생긴 힘이 땅의 약한 부분을 통해서 나올 때 땅이 변형되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우리나라는 지정학적으로 판 경계에서 다소 떨어진 유라시아판 내부에 위치하고 있어서 일본보다는 지진의 발생빈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하지만 최근 발생하는 지진의 횟수나 규모로 볼 때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라고 확고히 말할 수는 없게 됐다.

2016년 9월 경북 경주 지진(규모 5.8)을 시작으로 연이어 2017년 11월에 포항에서도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하자 온 국민이 지진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지진 공포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다. 해외의 경우 2017년 9월 멕시코에서 규모 8.1, 2018년 2월에는 대만에서 규모 6.5, 2018년 9월에는 인도네시아에서 규모 7.5의 지진이 발생하여 수많은 인명피해가 났다. 사실상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지진 안전지대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상황 속에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이 있다면, 경주지진과 포항지진을 겪으면서 우리나라 국민들의 지진에 대한 안전의식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이에 부응하여 정부와 지자체, 언론에서도 지진대피요령을 적극 안내하고 있다. 그 결과 현재 대다수 국민들이 지진대피요령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숙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 이제 다음 단계로 넘어갈 필요가 있다. 대피보다 더 중요한 ‘대비’를 알아야 하는 것이다. 지진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비방법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짚어보자.     

첫째, 책장·옷장·그릇장 등의 가구류와 냉장고, TV 등이 넘어질 우려가 없도록 고정장치를 사용해 고정해야 한다. 이때는 L자형 장석으로 벽에 나사로 고정시키는 방법을 권장한다. 나사고정이 어려운 경우에는 책장, 가구 등을 서로 연결하여 고정시키는 방법도 좋다.

둘째, 창문·그릇장 등의 유리창에는 비산방지필름을 부착하자. 창문·그릇장 등의 유리가 깨졌을 때 발생하는 파편이 인체에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최근 지어지는 아파트 등의 건물에는 유리창에 비산방지필름을 적용하여 건물을 짓고 있어서 안심이다.

셋째, 지진 발생 시 대피장소를 미리 알아두어야 한다. 가까운 공터나 놀이터, 운동장 등 건물로부터 일정거리 이상 떨어진 장소이어야 한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건물 높이보다 최소한 1.5배 이상의 거리를 확보하는 것이 안전하다.

넷째, 화재진압을 위한 소화기를 비치하고 있어야 한다. 불을 사용하는 장소 근처에 소화기를 마련해두고 평상시 압력계를 통해 이상 유무를 확인해야 하며 한 달에 한번정도는 흔들어주어 소화약제가 굳지 않도록 관리하여야 한다. 또한 10년이 지난 소화기는 압력계의 눈금이 정상이라고 하더라도 소화약제가 굳었거나 소화기 용기가 부식되어 파열될 우려가 있어 교체해 놓아야 한다.

다섯째, 가족 및 지인의 비상연락망을 구축해 두어야 한다. 비상연락망은 전화번호와 널리 사용되고 있는 카카오톡 외에도 라인, 텔레그램 등의 SNS를 추가적으로 설치해두는 것을 권장한다. 위급상황 발생시 일반 전화 또는 카카오톡이 순간적으로 폭주되어 통신이 되지 않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여섯째, 배선용차단기, 누전차단기, 가스밸브 등의 조작방법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지진발생 시 화재 등 2차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배선용차단기와 누전차단기는 OFF하고, 가스밸브는 잠가야하기 때문이다. 전기나 가스 등으로 인해 발생될 수 있는 화재의 원인을 사전에 제거할 수 있도록 차단기 및 밸브의 위치를 사전에 파악하고 조작방법을 익혀두도록 하자.

마지막으로, 휴대용 비상생존용품을 미리 준비해두어야 한다. 그 안에는 물, 통조림, 라면, 연고, 감기약, 소화제, 라디오, 손전등 및 건전지, 비상금, 간단한 옷, 화장지, 물티슈, 라이터 등이 담겨 있어야 한다.

아는 만큼 안전하고, 일찍 할수록 더욱 철저히 준비할 수 있다. 우리 국민 모두가 지진에 대한 대비방법을 잘 알고 미리 대처하여, 지진 발생 시 단 한명의 피해자도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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