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광수의 마음 돋보기

문광수 교수(중앙대 심리학과)
문광수 교수(중앙대 심리학과)

 

일반적으로 스트레스는 부정적이고, 불필요하거나 불안한 것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적절한 수준의 스트레스는 개인에게 적절한 수준의 각성을 제공하고, 도전감을 주기도 하며 업무 수행을 준비하게 하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스트레스를 잘 극복했을 때는 성취감을 경험하기도 한다.

하지만 너무 큰 압박이나, 만성적인 스트레스, 해결할 수 없는 스트레스는 우리의 행동과 생각, 감정에 다양한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직접적인 영향뿐만 아니라 간접적인 영향도 미친다.

구체적으로는 위험하다고 판단되거나, 내가 처리할 수 없는 업무가 주어지거나, 지속적인 갈등을 경험하는 상황에 노출되면 우리 몸의 시상하부는 교감신경계를 활성화시켜 여러 가지 반응을 일으킨다.

예를 들어 심박동수, 호흡수, 근육긴장, 신진대사, 혈압이 증가하고, 많은 양의 피가 근육으로 몰리면서 손과 발은 차가워진다. 그리고 장 운동이 감소되고, 동공은 확대된다. 물론 이러한 반응은 위와 같은 상황에서 더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돕지만, 스트레스가 만성화 되면 이러한 반응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 유지된다. 이로 인해 피로, 두통, 근육통, 땀, 복통 등과 같은 신체적 증상과, 집중력이나 기억력 감소, 우유부단, 마음이 텅빈 것 같은 느낌, 혼동, 불안, 우울, 분노, 좌절감, 근심 걱정, 인내 부족과 같은 심리적 증상, 그리고 안절부절 못함, 욕설, 공격 행동 등이 나타난다.

이러한 직접적인 영향 외에도 과도한 스트레스는 질병을 유발하거나 건강을 악화시키는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구체적으로 스트레스 수준이 높은 사람들은 고열량의 음식을 많이 먹고, 과일과 야채는 적게 먹으며, 운동을 덜하고, 담배를 피고, 술을 마실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행동들은 심장질환이나 간질환 같은 다양한 질병의 또 다른 원인이 된다.

스트레스는 수면에도 영향을 준다. 스트레스로 인한 고각성 상태가 유지되거나, 걱정이 많은 경우 수면시간이 줄어들거나 수면을 취하더라도 양질의 수면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러한 수면 부족으로 인해 주의력이 떨어져 작업을 할 때 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기존 스트레스와 관련 연구들에서도 스트레스는 지적인 수행능력을 감소시키고 이러한 스트레스가 사고를 유도하면 이것이 향후 다시 스트레스 요인이 된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안전행동은 감소하고 사고는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안전사고 뿐 아니라 기업의 생산성을 감소시키고 비용도 증가시킨다.
보건복지부의 2014~2017년 3월까지의 조사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응답은 93.3%에 달했으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사람은 30대가 38.7%, 20대는 36.9%였다.

그리고 스트레스를 받는 곳 1위(21만 1394명)가 회사였다. 이외에도 김희연(창조경제연구부 연구위원)의 ‘경기도민 스트레스 비용 낮추기’ 보고에 따르면 직장인 중 72.9%가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고 이 중 7.1%는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은 일수는 월 평균 9.4일이고 스트레스로 인한 생산성 감소가 46.2%에 달한다고 하였다. 이러한 결과들은 스트레스로 인해 업무효율이 떨어짐으로써 발생되는 생산성 감소 비용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스트레스는 개인뿐만 아니라, 가족, 기업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건강한 직원이 건강한 조직을 만들기 때문에 직원들의 신체건강과 정신건강에 대한 투자가 장기적으로 조직의 안전과 생산성을 증가시킬 수 있는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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