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직업병 분쟁’ 11년 만에 종지부…삼성-반올림, 중재판정 이행 합의
‘반도체 직업병 분쟁’ 11년 만에 종지부…삼성-반올림, 중재판정 이행 합의
  • 승인 2018.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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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건강유해인자 관리부족 인정, 최선 다해 보상할 것”
황상기 반올림 대표“삼성의 사과 충분치 않지만 다짐으로 받아들일 것”

이르면 연내 보상 시작, 2028년까지 피해자 지원 약속
1인당 최대 1억5000만원 보상

 

지난 2007년부터 11년간 이어져 온 ‘반도체 백혈병’ 분쟁과 관련해 삼성전자가 건강유해인자에 대한 위험관리가 부족했음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또한 합의된 중재안에 따라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도 차질 없이 이행할 것을 약속했다.

삼성전자와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은 지난달 2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중재판정 이행합의 협약식’을 열었다. 양 측은 조정위원회가 앞선 1일 제시한 중재안을 모두 수용하고 충실히 이행키로 했다. 반도체·LCD 제조업과 관련해 백혈병 등의 질환을 직업병으로 볼 것인지를 두고 11년간 지속됐던 분쟁이 사실상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중재안에 따르면 보상 대상자는 1984년 5월 17일 이후 1년 이상 반도체·LCD 라인에서 근무하다 질병을 얻은 임직원 전원이다. 보상기간은 2028년 10월 31일까지다. 질병 범위는 암과 희귀질환, 유산 등 생식질환, 차세대(자녀) 질환 등으로, 기존에 삼성에서 제시한 기준보다 폭넓게 인정하기로 합의했다. 보상액은 백혈병의 경우 최대 1억5000만원이 지급되며 피해자의 근무장소, 근속기간, 근무시작연도, 교대근무, 발병연령, 질병의 세부 중증도 및 특이사항을 고려해 다르게 산정된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재발방지 및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안전보건공단에 산업안전보건 발전기금 500억을 출연키로 했다. 발전기금은 전자산업안전보건센터.건립 등 안전보건 연구개발과 기술지원서비스를 위한 인프라 구축 등 산재예방 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한편,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향후 피해자의 지원보상업무를 위탁하기 위한 제3의 기관을 법무법인 지평으로 합의했다. 법무법인 지평은 12월 초에 지원보상위원회 사무국을 개설할 예정이며, 빠르면 연말부터 지원보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병으로 고통 받은 직원과 가족에게 진심으로 사과”
이날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는 사과문을 통해 “그동안 반도체 및 LCD 사업장에서 건강유해인자에 의한 위험요인을 완벽하게 관리하지 못했다”라며 “질병으로 인해 직원들과 그 가족분들이 오랫동안 고통을 받으셨는데, 그 아픔을 충분히 배려하고 조속하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머리 숙여 사과했다. 아울러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건강하고 안전한 일터로 거듭나겠다”고 약속했다.

삼성전자는 중재안에 따라 지난달 30일까지 회사 홈페이지에 사과문과 지원보상 안내문을 게재하고, 지원보상을 받은 반올림 피해자에게 개별적으로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전달했다.

故 황유미씨 아버지이자 반올림 대표인 황상기씨는 “오늘 삼성전자의 사과는 솔직히 직업병 피해자에게 충분하지는 않지만 삼성전자의 다짐으로 받아들이겠다”라며 “앞으로 정부와 국회는 안전보건에 관한 사업주의 책임을 엄격히 묻는 법제도를 마련하고, 대기업들은 솔선해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 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