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저널은 창간 이래 우리 사회의 안전을 위협하는 사건사고의 현장 속을 항상 누벼왔습니다. 이슈가 발생한 시점부터 그 처리와 결말까지 생생히 전해왔습니다. 안전저널 창간 10주년을 기념해 매월, 10년의 시간 동안 그 달에 가장 큰 이슈가 됐던 사건사고를 선정해 당시 상황을 되돌아보고, 그것이 우리 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2011년 1월 13일 강원도 강릉시 오봉저수지 수로터널 붕괴 사고로 인해 근로자 4명이 매몰되어 숨졌다.
2011년 1월 13일 강원도 강릉시 오봉저수지 수로터널 붕괴 사고로 인해 근로자 4명이 매몰되어 숨졌다.
(이미지 제공 : 뉴시스)

 

8년 전 이달에

2011년 1월 13일 오후 4시38분경 강원 강릉시 성산면 오봉저수지 수로터널 공사현장에서 높이 7m, 길이 25m 규모의 거푸집이 무너지면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4명이 숨졌다. 경찰 조사결과, 설계도를 무시한 채 공사를 강행하다 빚어진 인재임이 밝혀졌다. 사고 당일 시공사인 S건설사는 설계도와 다르게 콘크리트를 타설했으며, 이로 인해 거푸집이 무너져 내리며 사고가 발생했다. 또한 건설용 자재가 기준에 미달됐을 뿐만 아니라, 감리 수행 지침에 따라 3명의 감독 요원이 배치되어있어야 할 현장에는 단 한 명의 감독 요원만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정부는 해당 사고를 총체적 부실에 따른 인재로 최종 결론지었다.

8년이 지난 지금

이처럼 안전관리의 총체적 부실에 의한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정부는 다양한 정책을 시행·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14년 ‘건축물 안전강화 종합대책’을 통해 불법 건축물 설계·시공·감리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다. 이른바 투 스트라이크 아웃제(2 Strike-Out)를 시행해 불법 설계 또는 시공으로 인명피해가 발생하면 해당 건축 관계자(설계자·시공자·감리자·관계전문기술자)와 업체를 즉시 업계에서 퇴출되도록 했다. 또한, 건축안전 모니터링 등을 실시해 과실·불법 행위 등이 적발되는 업체와 건축 관계자는 6개월간 업무가 정지되고 2년간 2회 적발되면 영구 퇴출시켰다.
하지만 강릉 오봉저수지 공사현장 붕괴사고와 유사한 사고는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17년 1월 ‘제주신화역사공원 호텔 신축공사 붕괴사고’가 대표적인 예다. 이 사고 역시 거푸집 지지대가 설계 수량보다 적게 사용된 상태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하던 중 거푸집이 무너지면서 사고가 발생했다. 충분히 예상되는 사고임에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발생한 것이다. 즉, 천재(天災)가 아닌 인재(人災)라 할 수 있다. 지난 10년을 돌이켜보면 법·제도, 정책은 점차 강화되고 있지만 사고는 끊임없이 되풀이 되고 있다. 사고원인, 유형 등까지 비슷한 점은 더욱 뼈아프게 한다. 지난 사고들을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아 미흡한 점은 시급히 개선하고 잘된 점은 더욱 더 확산해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기다.

 

저작권자 © 안전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