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의무의 표준과 근거
주의의무의 표준과 근거
  • 승인 2019.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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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교수의 산업안전보건법 해설
정진우 교수(서울과학기술대학교 안전공학과)
정진우 교수(서울과학기술대학교 안전공학과)

사망재해가 발생하여 형법상의 업무상과실치사상죄의 과실 여부를 판단·적용하는 데 있어서 법질서가 요구하는 주의의무의 표준을 어디에 둘 것인가 하는 문제가 수사실무에서 중요한 쟁점이 되고 있다. 이에 관하여는 기본적으로 행위자 개인인가, 평균인인가라는 점에서 견해가 대립한다.

물론 주의의무의 표준에 있어서 ‘완벽한’ 주의의무 내지 ‘최상의’ 주의의무, 즉 이상적인 사람의 주의능력을 일단 상정해 볼 수도 있겠으나, 일정한 결과발생가능성을 본질적으로 수반하고 있는 기술문명의 시대에 법질서가 요구할 수 있는 주의의무의 수준은 ‘사회적으로 상당한 정도’를 상한선으로 보아야 한다. 

평균인, 사회 일반인의 주의능력을 표준으로 해서 주의의무 위반을 판단하자는 견해, 즉 ‘평균인표준설’ 또는 ‘객관설’이 우리나라의 학설 및 판례의 일반적인 입장이다.

이 학설에 의하면, 평균인을 능가하는 주의능력을 가진 자는 평균인의 주의를 다함으로써 족하고, 평균인에 미달하는 주의능력자는 평균인 수준의 주의를 하여야 한다.

결국 법질서는 누구에게나 사회생활을 영위함에 있어서 객관적으로 필요한 주의의무를 다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평균인표준설에서의 ‘평균인’은 실수를 할 수도 있는 보통사람이라는 의미가 아니고, ‘주의 깊은’ 평균인이다. 달리 표현하자면, 신중한, 성실한, 사려 깊은, 조심성 있는 평균인이다.

이 평균인이 ‘행위 당시의’ 구체적 상황과 ‘행위자가 속한 사회생활권’에 처하였을 경우에 준수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표준이 된다. 

‘업무상과실’에 있어서는 ‘행위자가 속한 업무상의 생활권’에서의 ‘주의 깊은 업무자’에게 ‘객관적으로’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표준으로 한다. 따라서 같은 의사라도 전문의는 일반의가 아니라 자신이 전공하는 의료영역에서의 신중한 전문의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여야 한다.

주의의무의 근거는 법률, 명령, 규칙 등과 같은 법규에 규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 중 행정적 단속법규가 중요하다. 예를 들면, 산업안전보건법, 소방관계법, 도로교통법, 자동차관리법, 의료법, 약사법, 건축법, 식품위생법 및 각각의 법률에 대한 명령, 규칙 등이다.

그러나 구체적 상황에 즉응하여 필요한 주의의무를 모든 법규에 유형화하여 망라한다는 것은 입법기술상 불가능하므로, 2차적인 근거로서 기업 내의 규칙·규정, ‘조리(條理)·경험칙’, ‘판례’ 등에서 축적된 주의의무 등이 고려되기도 한다.

따라서 행위자가 법규를 준수하였다는 것만으로 과실책임을 면할 수는 없고, 행위 당시의 사정에 비추어 조리, 경험법칙 등에 근거하여 발생하는 구체적인 주의의무까지도 준수하여야 한다.

예컨대, 자동차운전자는 관련법규 이외에 날씨, 노면상태, 도로의 혼잡도 등에 따라 그때그때 필요한 조리·경험칙상의 주의의무까지를 준수하여야 하고, 위험함 작업을 하는 관리자, 감독자, 작업자 등은 산업안전보건법규 외에 작업의 구체적인 내용과 상황에 따른 사회상규상의 주의의무까지를 유념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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