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감독과실
관리·감독과실
  • 승인 2019.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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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교수의 산업안전보건법 해설

안전사고에서 나쁜 결과의 발생에 대하여 여러 명의 과실이 병존하는 경우를 과실의 경합이라고 한다. 형법상의 과실에는 민법의 불법행위에서와 같은 과실상계라고 하는 관념은 인정되지 않지만, 과실이 경합한 경우에 일방의 과실이 타방의 과실에 일정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다.

과실의 경합 중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과실이 중층적으로 경합하는 경우이다. 예를 들면, 호텔 화재에서의 경영책임자의 과실과 현장종업원(직접행위자)의 과실과 같이 경합하는 과실행위자 간에 업무, 기타 사회생활상의 관계에서 감독자-피(被)감독자라고 하는 상하관계·주종관계가 보이는 경우이다. 이 경우 감독자의 과실은 피감독자의 과실행위에 대하여 그 지휘·감독의무(이하 ‘감독의무’라 한다)를 다하지 않은 것(감독의무의 불이행)에 의해 인정되는 것이고, 이것을 ‘감독과실’(감독책임)이라고 한다. 화재사고, 산업재해, 약품·식품사고, 팀의료에서의 사고 등에서는 직접행위자의 과실책임 외에 이와 같은 감독자의 과실책임이 문제가 된다.

감독과실이란, 현장작업자 등 피감독자가 실수를 하여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 이와 같은 실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휘·감독하여야 하고, 이 감독의무를 이행하였으면 결과의 발생 또는 확대는 회피할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는 경우를 말한다. 사고방지를 위한 안전체제확립의무 위반이라고 할 수 있다.

감독과실에서의 주의의무는 자기의 행위에 의하여 피감독자의 과실행위가 일어나고, 범죄적 결과를 발생시키는 것에 대한 예견가능성을 전제로 하고 있는 점에 그 특색이 있다. 예를 들면, 호텔 화재에 의한 사상사고의 경우에는, 사상의 결과 외에 그것과 결부된 화재의 발생 및 그 때의 종업원의 부적절한 행동 등이 결과에 이르는 인과경과로서 예견 가능하여야 한다.

종업원 등 피감독자의 과실행위를 매개로 하는 이상에서 설명한 감독과실(간접방지형: 직접행위자를 지휘·감독하는 것에 의해 사고를 방지할 의무에 위반한 간접적인 과실) 외에, 관리자로서의 입장에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거나 사고가 발생한 경우 그 피해의 확대를 방지하기 위한 물적 설비·기구, 인적 체제 등을 구축(준비)할 안전체제확립의무에 위반한 ‘관리과실’(직접개입형: 관리자에 의한 물적 설비·기구, 인적 체제 등의 불비 자체가 결과발생으로 직결되는 직접적인 과실)도 발생할 수 있다. 이 관리과실에서의 주의의무는 실질적으로 안전체제의 확립을 결정·명령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는 자에게 존재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호텔 경영자가 스프링클러, 방화셔터 등의 설비를 설치하지 않거나 종업원의 방재·피난대피훈련을 실시하지 않아 화재사고에서 사상의 결과가 발생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이 관리·감독과실의 이론은 기업형 범죄에서 현장의 말단 종업원의 직접책임 이외에 관리·감독자의 형사책임을 추궁할 수 있다는 실천적 의의가 크다. 특히, 구성요건적 결과를 직접 발생시킨 자(직접행위자)를 감독하는 자가 감독의무, 즉 피감독자의 부적절한 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주의의무를 위반한 경우에 감독과실을 인정하여 발생한 결과에 대한 과실책임을 묻는 근거가 되는 이론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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