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벌을 통해 궁극적인 안전문화를 달성할 수 있을까?
처벌을 통해 궁극적인 안전문화를 달성할 수 있을까?
  • 승인 2019.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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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광수의 마음 돋보기
문광수 교수(중앙대 심리학과)
문광수 교수(중앙대 심리학과)

 

우리나라의 교통문화는 과거보다 많이 성숙해졌다. 전좌석 안전띠 의무화, 대형 차량 첨단 안전장치 장착 의무화, 도심제한속도(안전속도 5030) 하향, 음주운전 처벌강화 외에도 교통 범칙금 인상을 시행하였고, 경찰도 적극적인 단속을 해왔다. 그리고 교통사고나 음주운전에 대한 다양한 방송 및 뉴스 등을 통해 운전자들의 인식 개선도 이뤄졌고, 이러한 노력들을 통해 과거보다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크게 감소하였다. 구체적으로 사망자가 가장 많았던 1991년 13,429명에서 2017년 4,185명, 그리고 2018년 3,781명으로 약 4배 가량 교통사고 사망자가 감소하였다.

일부 기업의 안전 담당자나 관리자들은 이러한 교통 문화의 발전을 예로 들면서, 위험한 행동을 하거나 규정이나 안전수칙을 위반하면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이 틀린 것은 아니다. 기본적인 행동을 유도하는데, 특히 잘못된, 위험한 행동을 중단시키거나 예방하기 위해서 처벌이 어느 정도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처벌은 안전행동을 유도하기 위한 방안으로 사용되어야지, 처벌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이는 처벌이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처벌이 불안전 행동이나 위반 행동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처벌의 수준이 높아야 한다. 그리고 그 처벌이 일관되게 실행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작업 일정 상 오늘까지 작업 마감이 되어야 하는데, 혹은 특정 시간까지 작업 준비가 다 되어야 하는 상황에서 근로자들이 규칙을 위반한 것을 발견했다고 하자. 어떻게 할 것인가? 아마 대부분 작업을 중지시키고 규칙을 위반한 근로자 혹은 작업 팀을 철수시키기 어려울 것이다. 처벌이 일관적으로 적용되지 않으면 처벌은 그 효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안전 관리자가 오는 것을 확인하고 그때만 안전하게 작업을 하거나, 안전하게 작업을 하다가 잠깐만 이렇게 작업을 한 것이라고, 작업이 되려면 이렇게 할 수 밖에 없다고, 현장을 모르고 실행하는 정책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 즉 처벌을 피하기 위한 도피/회피 행동이 증가할 수 있다.

일관적으로 처벌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위험한 행동이 나타날 때마다 처벌을 해야 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계속 옆에서 작업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어야 한다. 가능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처벌은 작업 중지나 퇴출 이외에 벌금을 부여하거나, 강한 질책, 벌점, 삼진 아웃, 추후 계약 연장에 대한 평가 반영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뤄질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처벌은 직원들의 공격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원숭이나 쥐들에게 전기충격을 가한 후 다시 우리에 넣으면 동료들을 물거나 공격하는 모습을 보인다. 즉 근로자들에게 제공하는 처벌이 물리적 충격은 아니지만, 처벌은 부정적 감정을 유발하고, 이러한 부정적 감정은 공격성을 증가시킨다.

직접적으로 상사나 안전 관리자를 공격하기보다 생산량을 줄이거나, 안전 프로그램에 방해 행위를 하거나, 보급품을 훔치거나, 조직의 간접적인 재산을 훼손할 수도 있고 이러한 부정적 감정은 가정에서 이를 해소하는 언어적, 신체적 폭력으로 이어 질 수도 있다.

이러한 부정적 행동 이외에도 긍정적인 행동도 억제할 가능성이 높다. 즉 회사에서 실시하는 다양한 안전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거나, 동료들의 참여를 방해할 수도 있다. 안전관리자나 상사들에 대한 부정적인 언급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러한 언급들이 반복되면 불신의 씨앗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처벌을 적용하면 효과가 있어 보인다. 즉 그 문제 행동이 그 당시 혹은 일정 기간 동안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처벌만으로는 우리가 원하는 안전문화를 달성할 수 없다.

우리가 원하는 안전은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준수와 더 나은 안전 환경과 작업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취하는 것이다. 즉 안전 관리자나 관리감독자가 있을 때에만, 수동적으로 안전행동을 하거나 규칙을 준수하는 것을 원하지는 않는다.

진정한 안전문화 달성을 위해서는 안전행동을 할 때 이를 증가시킬 수 있는 방안이나 프로그램을 모색해야 한다. 안전이 번거롭고 힘들고 귀찮지만 이러한 것들을 상쇄할 수 있는 흥미, 재미, 의미, 가치를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실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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