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보상(Risk compensation)
위험 보상(Risk compensation)
  • 승인 2019.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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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광수의 마음 돋보기
문광수 교수(중앙대 심리학과)
문광수 교수(중앙대 심리학과)

 

장비가 더 안전해지고, 개인보호구가 더 완전해지면 사람들은 더 불안전 행동을 할까? 이 질문은 위험에 대한 지각과 관련된 가장 논쟁적인 이론인 위험 보상 이론에 대한 것이다. 위험 보상은 위험 항상성(risk homeostasis), 위험 상쇄 행동(risk-offsetting), 왜곡된 보상(perverse compensation) 등으로 불리운다.

구체적으로 개인이 장비나 도구 혹은 다른 보장을 통해 보호받고 있고 더 안전해졌다고 판단하거나 느끼게 되면 위험 수준을 낮게 지각하고 따라서 더 위험하게 행동을 한다는 이론이다. 예를 들면, 스카이다이버의 사망 원인 중 하나인 낙하산이 펼쳐지지 않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낙하산이 자동으로 펼쳐지는 장비가 개발되었다. 하지만 사망자수는 매년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되었다. 그 원인을 분석해보니 낙하산 자동 장비가 보급되었지만 스카이다이버들은 이 장비를 믿고 과거보다 더 과감한(위험한) 점프 동작을 시도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사망자 수가 감소하지 않은 것이었다.

이러한 위험 보상을 지지하는 사례들도 있다. 구체적으로 미국에서 Peltzman(1975)은 자동차에 안전벨트, 조향 축, 이중 브레이크 시스템, 침투 저항 바람 막 등과 같은 안전장비를 장착해야 했던 시기와 그 전 시기(1947-1965년 vs. 1966-1972년)의 충돌 사망자 수를 비교하였다. 하지만 사망자 수에 차이가 없었고, 그는 그 이유를 위험 보상이론으로 설명하였다, 즉 차가 더 안전해졌기 때문에 이를 믿고 사람들이 더 난폭하고 위험한 운전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영국에서는 안전벨트 착용 의무화를 시행하고 난 이후 자동차 관련 사망자는 줄어들었지만, 오히려 차 사고로 인한 보행자 사망자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Adams, 1999).

이러한 안전 보상은 실험을 통해 증명되기도 하였다. 안전벨트를 착용하기 전과 후에 자동차 운전 속도를 비교한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벨트 착용 전보다 훨씬 안전하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보고하였고, 더 빠른 속도로 운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단순한 통계치 비교로 안전 보상 이론을 지지하기는 어렵다. 미국이나 영국에서 안전벨트 착용이 법제화 되었더라도, 여전히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사람들은 많았으며(30-40%), 음주 운전자나 속도 내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을 고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안전벨트 착용을 의무화한 국가와 그렇지 않는 나라를 비교했을 때에는 벨트 착용을 의무화한 나라의 사망 사고 감소율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속도 실험에서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운전한 후에 안전벨트를 풀었을 때, 참가자들은 더 위험하다고 지각했지만, 운전 속도는 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위험 보상 이론이 지지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설혹 안전 보상 이론이 특정 시점에 사람들의 행동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장비와 도구를 안전하게 하는 것, 그리고 안전을 위해 기업이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것의 효과와는 다른 측면들이 많다. 미식 축구나 아이스하키 경기를 보면, 선수들은 보호 장비를 하고 있기 때문에 더 과격하고 위험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비록 위험 보상 이론이 미식 축구나 아이스하키 경기에서 작동하더라도, 안전 장비가 있기 때문에 상해의 정도나 사고의 심각성은 감소하게 된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우리나라 교통사고 감소와 산업 재해율 감소를 보더라도 더 안전해진 환경, 제도, 장비가 궁극적으로 더 안전한 결과를 가져온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우리가 생각해야할 점은 제도와 장비, 시스템 구축만으로 완벽한 안전을 이룰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일부 사람들은 위험을 오히려 즐기기도 하고, 또 일부는 위험 보상 이론에 따라 행동할 수도 있고, 또 일부는 법이나 규칙이 있어도 이를 자발적으로 따르지 않거나 저항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즉 강압적인 방식으로는 완벽한 안전을 이룰 수 없고,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고, 이를 확산시킬 수 있을 때 궁극적인 안전 문화를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참고문헌>
Adams, J. (1999). Cars, cholera, and cows. Policy Analysis, 335, 1-49.
Peltzman, S. (1975). The effects of automobile safety regulation. Journal of Political Economy, 83(4), 677-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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