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저널은 창간 이래 우리 사회의 안전을 위협하는 사건사고의 현장 속을 항상 누벼왔습니다. 이슈가 발생한 시점부터 그 처리와 결말까지 생생히 전해왔습니다. 안전저널 창간 10주년을 기념해 매월 10년의 시간 동안 그 달에 가장 큰 이슈가 됐던 사건사고를 선정해 당시 상황을 되돌아보고, 그것이 우리 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2012년 8월 13일 오전 11시 30분께 서울 종로구 경복궁 옆 현대미술관 신축공사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2012년 8월 13일 오전 11시 30분께 서울 종로구 경복궁 옆 현대미술관 신축공사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7년 전 이달에
 

2012년 8월 13일 오전 11시 23분경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신축공사장 지하에서 큰 불이 났다. 이 화재로 현장 근로자 김모(50)씨 등 4명이 숨졌고 이모(54)씨 등 25명이 부상을 당했다.

사고는 지하 3층 기계실 천장에 설치된 가설전등에서 발생한 스파크가 우레탄폼에 옮겨 붙으면서 발생했다. 이 불이 벽면 통풍구와 통로를 통해 지하층 전체로 확산되면서 인명피해가 커졌다. 문제는 신축 공사장이다 보니 소방시설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또 방수 작업 등을 하느라 각종 페인트와 우레탄 등 유독가스를 발생시킬 수 있는 인화물질이 쌓여 있었고, 폭발에 대비한 안전시설 및 대피시설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다.

이 사고를 계기로 정부는 화재위험이 높은 공사장의 사업주에게 화재예방 및 피난조치 등의 안전관리 책임을 부과하는 방향으로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을 개정했다.

7년이 지난 지금

정부는 근본적인 화재예방 및 관리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화재안전 기준 및 제도를 꾸준히 강화해왔다.

불시소방특별조사 실시를 확대하고 공사장 화기취급 관리 강화 방안을 마련한 것은 물론, 대형화재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던 복합자재 난연성능 및 건축물 외벽 마감재 준불연 성능을 강화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아울러 방화문, 단열재, 방화셔터, 방화댐퍼 등 화재 안전 관련 건축자재의 품질관리서를 작성하도록 했으며, 적법한 건축자재로 시공되지 않을 시 제조·유통업자, 시공자, 공사감리자 등이 연대 책임지는 제도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의 노력과 법안의 본래 취지가 무색할 만큼, 건설현장 대형화재는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5년(2014~2018년)간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화재 건수는 4349건에 달했다. 화재 원인으로는 부주의가 1573건(81.1%)으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부주의 유형으로는 ▲용접·절단·연마 809건(51.4%) ▲불씨·불꽃·화원방치 247건(15.7%) ▲담배꽁초 215건(13.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건축자재의 품질관리실태도 심각했다. 정부가 안전감찰을 실시한 결과, 다른 업체서 시험받은 건축자재 시험 성적서를 자신의 회사에서 시험 받은 것처럼 위조했으며, 화재에 취약한 우레탄폼 등 인증되지 않은 내화충전재로 시공하거나 틈새를 내화충전재로 메꾸지 않은 건축 현장이 다수 적발됐다. 정부가 마련한 화재예방대책들이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되고 있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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