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광수의 마음 돋보기

문광수 교수(중앙대 심리학과)
문광수 교수(중앙대 심리학과)

 

≪In God we trust. All others must bring data≫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이는 “우리는 신을 믿는다. 그러나 (신이 아닌) 다른 모든 사람들은 (주장이나 결정의 근거가 되는) 데이터를 제시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는 근로자의 수행판단이나 안전 관리 그리고 관련 의사결정을 할 때 객관적인 자료의 활용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보통 자료를 분석하면서 문제에 대한 해답이 얻어지기 때문에 자료를 가진 사람들이 해결책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더 많아진다. 그리고 사람들은 객관적이고 설득력 있는 자료를 가지고 자신의 주장이나 제안을 뒷받침하는 사람들을 더 잘 이해하고 수용한다. 게다가 자료에 기반한 객관적 증거를 바탕으로 해답을 제시하는 사람은 더 존중받으며, 의사결정에 더 많은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한 관리자가 한 직원에게 “지난 한 달 간 지각을 너무 많이 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늦지 않게 출근을 해달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고 하자.

물론 관리자가 충분히 관찰하고 확신을 가지고 한 이야기다. 하지만 직원은 지각은 했지만 며칠밖에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갈등을 겪고 있다. 만약 다음과 같이 자료에 기반해서 이야기 한다면 더 이 이야기를 잘 수용하고 신뢰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지난 한 달간 출근 시간 기록을 확인해 봤을 때 25일 중 20일을 지각을 한 것으로 확인이 되었네.” 결국 사람들의 의견이 서로 다를 경우에는 자료를 가진 사람이 더 설득력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객관적인 자료는 감정적인 판단을 줄이고, 건설적인 문제해결을 더 많이 하도록 돕는다. 안전 행동에 대한 관리에서도 동일하다. 근로자들이 얼마나 안전하게 행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객관적이고 편견 없는 자료를 사용하게 되면 감정적인 판단이 줄어들게 된다. 사람들은 누군가가 자신이 잘못하고 있다고 말하는 근거나 이유를 알지 못하면 이 말을 수용하지 않고 때로는 화를 내기도 한다.

이 때 행동 관찰 자료를 통한 안전 행동에 대한 설명이 수용을 증가시키고 상세한 부분을 분명히 알게끔 도와준다. 사람들은 수행에 대해 특정한 의사결정을 한 이유를 이해하고 나면, 그 결정을 논의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그 의사결정이 임의대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사실에 근거한 것임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효과적인 안전 관리를 위해서는 안전 수행에 대한 자료가 필요하다. 만일 현장이나 작업장의 안전 수준 평가를 뒷받침해줄 자료가 없다면 자기주장만 하는 것처럼 보이고, 주관적이고, 비합리적인 사람으로 비춰질 수 있다. 관련 자료를 계속 모으고 공개적으로 보여주게 되면, 수행의 경향성은 좀 더 명확해진다. 이를 통해 관리자와 직원들은 측정 자료가 없었을 때보다 문제점을 더 빨리 파악하고 수정에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된다.

품질 관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Statistical Process Control(SPC)를 알고 있을 것이다. Shewart(1939)가 개발한 SPC기술이 Deming(1986)과 다른 사람들에 의해 인용되어 소개되면서, 많은 회사들이 제품의 품질 측면에서 의미 있는 향상을 이루어낼 수 있었다. 이런 자료 측정 기술들을 가지고 관리자들은 공정상에서 발생하는 품질의 차이와 근로자 내에서 나타나는 품질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었다. 따라서 자료 수집을 통해 품질 저하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여 공정상의 조치를 할 것인지 근로자들의 행동 변화를 유도할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다. 그리고 SPC의 또 다른 중요한 장점은 자료를 통해 근로자들이 언제 어떤 행동을 취해야 자신들의 직무과정을 통제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종합하면, 적절한 자료가 있는 사람들은 문제에 대한 효과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데 더 명확한 근거를 가지게 된다. 따라서 안전 행동에 대한 관찰은 필요한 자료를 획득할 수 있는 방법이고, 안전 관련 회의에 이 자료를 활용하여 논의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안전관리의 시작이다. Taylor가 제시한 과학적 관리(scientific management)를 안전에 적용하는 것, 그 시작점이 안전 관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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