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 說

벌써 12월이다. 부푼 기대와 설렘을 안고 시작한 2019년도 어느덧 저물어 가고 있다.

정부를 비롯한 산업안전보건분야가 올해 가장 역점을 두었던 것은 ‘산재사고 사망자수 감소’였다. 여기에 모든 행정력이 집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예방과 감독에 힘을 쏟았다. 안전보건인들의 간절함이 통해서 일까. 다행히 아직까지는 순항 중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6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9년 9월말 산업재해 발생현황’에 따르면 사고 사망자수는 667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명이나 감소했다.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어 다행이지만, 결코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건설업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 ▲60세 이상 근로자 등 산재사고 사망사고가 다발하는 고질적 부분들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부적으로 사고사망자 현황을 살펴보면, 먼저 건설업에서 전체의 절반(50.4%)이 넘는 336명이 나왔다. 이들을 사지로 몰아넣은 재해유형으로는 떨어짐이 10건 중 4건(40.8%)으로 가장 많았다. 연 초부터 정부와 일선 현장에서 떨어짐 재해 예방을 위한 활동을 적극 전개하고 있지만 여전히 미흡한 점이 확인된 것이다.

상대적으로 안전이 취약한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특단의 대책도 시급하다. 50인 미만 사업장에서는 전체의 41.7%에 달하는 사망자(278명)가 발생했다. 이들 소규모 사업장은 산업재해에 취약함에도 경제적 이유 때문에 안전관리가 체계적으로 펼쳐지고 있지 않다. 정부는 이들 소규모 사업장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기술.재정 지원에 나서야 할 것이다. 

고령 근로자들을 위한 정부와 사업주의 각별한 관심과 세심한 배려도 절실하다. 실제 연령별 업무상 사고사망자 현황을 보면 60세 이상 근로자가 전체의 34.8%(232명)로 가장 높다. 연령이 많을수록 사망자 비율이 높다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고령 근로자들은 청년 근로자에 비해 신체 및 인지 능력이 떨어져 사고 발생 위험이 높고, 면역력이 약해 질병에 노출될 우려도 크다. 이에 되도록 이들의 신체 능력을 고려해 업무를 배치하는 것이 사고예방에 효과적이다. 더불어 정부는 위험 방지 기술 지침 및 작업환경 표준을 정할 때 고령 근로자들을 위한 안전 사항을 특별히 고려하는 등 맞춤형 대책을 지속적으로 시행해 나가야 한다.

지난 11월 고용부와 안전보건공단은 산재사고사망자 감소 추세 확산을 위해 올해 7월 16일부터 10월31일까지 추진해온 ‘사고사망 감소 100일 긴급대책’의 성적을 발표했다. 잠정적으로 봤을 때 전년 동기 대비 사고사망자가 줄어들고 있고, 따라서 ‘2020년 전체 사고사망자 절반 감축’이라는 목표를 달성해 낼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자체적인 판단이다.

기쁜 일이긴 하나, 산업현장의 대표적인 안전취약시기인 ‘동절기’에 본격적으로 접어들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축포를 너무 일찍 터트린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든다.

아직 2019년은 끝나지 않았다. 무려 한 달이나 남았다. 이 한 달이 올해 산재예방정책의 성패를 결정지을 시기가 될 수도 있다.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한다.

모든 안전보건인들이 마음을 다잡고 다시 전열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결승선이 가까워질 때 뒤를 돌아보지 않고 끝까지 혼신의 힘을 쏟아낸 주자가 결국 승리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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