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광수의 마음 돋보기

문광수 교수(중앙대 심리학과)
문광수 교수(중앙대 심리학과)

 

지금까지 두 번의 칼럼을 통해 안전에 대한 현장 관찰을 할 때 고려해야 할 5가지 사항에 대해 알아보았다. 마지막으로 추가적인 사항에 대해 알아보자.


(6) 관찰은 부서 간 혹은 부서 내에서만 할 것인가?
관찰자는 자신이 잘 알고 있는 직무나 현장을 관찰할 때 가장 편할 것이고 더 세부적인 사항들을 관찰할 수 있다. 그래서 많은 조직은 관찰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 관찰자들이 부서 내 관찰부터 하도록 한다. 그런 다음 관찰 절차에 익숙해지면, 관찰자들이 다른 지역이나 다른 부서에서도 관찰을 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낯설고 위험 지역을 관찰하는 경우, 처음에 관찰자는 그 지역의 관리자에게 도움을 구해 함께 관찰을 하는 것이 좋다. 관찰 대상자는 현장 관리자가 있기 때문에 외부의 누군가 관찰할 때 덜 불안할 수 있고 관찰자의 안전을 보호해줄 수도 있다. 또 부서 간 관찰은 조직 내 다양한 현장을 알게 되는 장점도 있다.

(7) 관찰자는 일정 작업 구역, 근로자, 혹은 구체적 업무 가운데 무엇을 관찰할 것인가?
가장 좋은 답변은 조직 특성과 조직에서 일어난 사고의 종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근로자가 일하는 제조업에서 관찰하는 경우에, 일정 구역을 관찰하는 것이 관찰자가 관찰을 쉽게 할 수 있으며, 여러 관찰자들이 하나의 체크리스트만을 사용하여 통일된 항목에 대해 관찰을 한다는 점에서 가장 효과적이다. 반면에 많은 처리 공정을 가진 플랜트의 경우, 관찰자는 ‘행동이 일어나는 곳으로’ 즉 작업을 하는 직원들을 관찰하기 쉬운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 또 과거 사건을 분석하여 어떤 작업을 할 때 많은 부상이 발생했는지 알 수 있다. 이런 경우에 관찰 과정은 사고가 많이 일어난 곳이나 관련 작업이 수행될 때를 맞춰서 실시될 수 있다. 이외에 아차사고나 사고 분석 결과를 활용하여 업무에 변동사항 없이 일을 하는 경우 또는 업무 변화나 작업자가 변동되는 경우 중 언제 부상이 더 발생하기 쉬운지에 대해서도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사고 분석을 통해 무엇을 관찰할지 결정할 수 있고 관찰 계획도 이에 따라 조정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고 분석의 결과는 이미 관찰할 항목 즉 관찰 체크리스트에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관찰 대상이 혼재되어 있는 경우(구역, 근로자, 업무 등을 포함)도 있을 수 있다. 이러한 경우 관찰자들은 한 번 관찰을 하면서 여러 항목들을 관찰하게 된다. 만약 “지게차 후진 시 경고음”이 창고를 관찰하는 체크리스트에 적혀 있다면, 지게차가 후진하는 것을 관찰할 때까지 그 구역에서 기다릴 수도 있다. 혹은 “만약 5분 내에 관찰이 되지 않는다면 해당 없음으로 체크하세요.” 라는 가이드라인을 설정할 수도 있다.

(8) 관찰자는 관찰 시기를 알려야 하는가?
마지막으로 관찰자가 관찰을 시작할 때 이를 밝힐지를 고려해야 한다. 대부분 조직의 경우에는 안전 관찰을 알리는 것이 개방성과 근로자를 존중한다는 점에서 중요하기 때문에 관찰이 진행되는 날짜와 시간 장소 등을 알려준다. 또는 관찰자는 “안전 관찰을 실행하기 위해 오전에 잠깐 현장에 들를 예정입니다.”라고 하거나 “목요일 오후에 정비 공장 관찰을 할 수 있습니다.”와 같이 관찰 계획에 대해  사전에 알릴 수도 있다.

하지만 사전에 미리 관찰 계획을 정해놓고 알리는 것의 단점은 근로자들이 그 시점에 일상적인 직무 수행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사회 심리학 연구에서는 보통 관찰을 할 것이라고 하면 평상시와 다르게 행동한다는 것을 밝혀왔다. 그렇지만 이는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다. 만약 관찰을 하는 동안에 근로자들이 더 안전하게 작업한다면, 관찰자는 안전 행동에 대한 긍정적 피드백이나 인정, 보상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고 이로 인해 미래에 안전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리고 관찰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이러한 관찰에 대해 잘 모르는 근로자들은 다른 근로자들에게 이러한 관찰에 대해 논의하면서 관찰의 중요성을 알 수 있고 특히 자신이 어떻게 안전 행동을 해야 할지 모르는 직원이 있다면 관찰하는 동안 물어본다거나 주변 직원들과 논의함으로써 안전 행동을 학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안전 관찰 초기에는 관찰 사실을 알려주고, 일정 시간이 지나고 근로자들이 관찰 절차를 이해하고 신뢰할 때, 관찰 사실을 알리지 않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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