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法, 안전사고 과실 판결에 ‘핸드룰’ 적용
大法, 안전사고 과실 판결에 ‘핸드룰’ 적용
  • 김성민 기자
  • 승인 2019.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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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을 위한 비용보다 사고로 인한 피해 비용이 더 클 경우 관리자 과실”

수영장 내 성인용 구역과 어린이용 구역을 구분해 놓지 않은 채 운영하다 사고가 발생했다면 관리자 측에 배상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특히 법경제학 이론인 ‘핸드룰(HandRule)’이 처음으로 언급돼 향후 구의역 사고와 같은 안전사고를 둘러싼 소송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지난달 28일 정모씨 등 4명이 성동구 도시관리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정씨는 지난 2013년 7월 가족들과 서울 성동구 소재 수영장을 찾았다. 당시 만 6세였던 아들이 성인용 구역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고, 치료 후에도 사지마비 등을 진단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수영장은 수심 1.2m의 성인용 구역과 0.8m의 어린이용 구역이 함께 있었다. 두 구역을 구분하는 것은 로프가 전부였으며, 수영장 벽면에는 수심 표시도 돼 있지 않았다. 정씨는 수영장의 관리 하자 때문에 사고가 발생했다면서 수영장을 관리·운영하는 공단을 상대로 약 3억2000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에 나섰다.

1심과 2심은 정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성인용 구역과 어린이용 구역을 물리적으로 구분해야한다는 규정은 없기 때문에 해당 수영장 설치·보존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또 사고와 벽면에 수심 표시가 돼 있지 않았던 점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하지만 대법원은 1심과 2심의 판결을 뒤집었다. 해당 수영장의 설치·보존상 하자가 있으며, 사고 발생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하자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위험의 현실화 가능성의 정도, 위험이 현실화해 사고가 발생했을 때 침해되는 법익의 중대성과 피해 정도, 사고 방지를 위한 사전 조치에 드는 비용이나 조치를 함으로써 희생되는 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특히 법경제학 이론인 ‘핸드룰(HandRule)’을 통해 관리자 측이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봤다. 여기서 말하는 핸드룰은 사고가 발생할 확률과 사고 발생 후 피해의 정도를 곱한 값이 사고 방지를 위한 사전조치에 소요되는 비용보다 크다면 사회통념상 요구되는 위험방지조치를 다하지 않는 것으로 보는 개념이다.

재판부는 “사고 방지를 위해 사전 조치를 하는데 드는 비용보다 사고 발생 확률과 발생할 경우 피해 정도가 더 큰 경우에는 공작물의 위험성에 비례해 사회통념상 요구되는 위험방지조치를 다하지 않은 것”이라며 “관리자에게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법령 위반이 없다고 해서 공작물 설치·보존상 하자 등이 없다고 단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성인용 수영조와 어린이용 수영조를 물리적으로 분리함으로써 성인용 수영조에 어린이 혼자 들어가 물에 빠지는 사고 위험을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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