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왕국 2와 공명지조(共命之鳥)
겨울왕국 2와 공명지조(共命之鳥)
  • 승인 2020.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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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fety Column
정성효 대림산업 안전품질실 기술안전팀
정성효 대림산업 안전품질실 기술안전팀 부장

 

사상 최초로 1편과 2편 모두 국내 누적관객 수 천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흥행 질주를 이어가고 있는 애니메이션 영화가 있다. 바로 ‘겨울왕국 시리즈’다.

스토리 구조도 지극히 단순하고 대중성이 낮은 뮤지컬 형태를 띠고 있는 이 두 영화에 도대체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일까?

겨울왕국 1편은 주인공 엘사가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표현하고 있다. 사람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배척당한 자기 존재에 대한 불신으로 스스로를 억압했던 엘사가 ‘Let It go’를 부르면서 자신을 드러내는 장면은 겨울왕국 1편의 압권이다. 그 장면을 통해 관객들은 자신의 자아를 돌아보았고, 억눌린 자아를 다독여서 회복하는 ‘허용’의 노래 ‘Let It go’를 들으며 가슴속의 울림을 느꼈다. 통상적으로 그 시대의 정서에 공명하는 영화는 대중의 공감을 얻는다. 사람들이 ‘Let It go’에 열광했던 것은 그 노래가 이 시대를 살면서 자신의 자아를 억누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해방감을 주었기 때문이다. 겨울왕국 1편에서 엘사는 사람들에게 소외당하고 자신마저 돌보지 않고 억압해버린 자아의 자존감을 회복하고, 안나는 사랑의 대중적 환상에서 깨어나 진정한 사랑의 본질을 깨우치면서 성숙해진다.

겨울왕국 2편은 엘사와 안나 자매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 엄마의 자장가를 듣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자장가 ‘All is found’는 ‘ 기억의 강 아토할란에 가면 모든 것을 알 수 있지만 그곳에서 자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을 대면할 수 있으니 너무 깊이는 들어가지 말라’는 내용이다. 그것은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는 창과 같은 호기심과 익숙함에 안주하여 자신을 지키려는 방패와 같은 두려움의 측면이 동시에 함축된 노래이다. 겨울왕국 2편의 타이틀 곡은 1편의 ‘Let It go’만큼 강렬하지는 않지만 노래 속에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아렌델의 여왕이 되어 한동안 평화롭게 지내던 엘사에게 갑자기 위기가 닥쳐온다. 불과 땅과 물과 바람이 요동치며 아렌델 사람들을 바깥으로 내몰고 엘사에게는 환청 같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엘사는 그 목소리가 자신을 부르고 있음을 직감적으로 알지만 세상 밖으로 나가 혼자서 뼛속 깊은 외로움을 겪었던 트라우마 때문에 망설인다. 다시 한 번 용기를 내어 그 목소리를 따라 미지의 세계로 떠난 엘사는 안개로 뒤덮인 마법의 숲에 도착한다, 그곳에는 노덜드라인들과 늙은 아렌델 병사들이 대치하고 있는 기묘한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 엘사와 안나가 태어나기 전에 시작된 전쟁이 서로가 상대편이 먼저 공격했다고 주장하며 그때까지 계속되고 있었다. 숲 속 마법 부족인 노덜드라인들은 물과 불, 바람과 땅의 에너지를 중재하는 다섯 번째 요정이 나타나 모든 혼란을 바로잡기를 기다리고 있었고, 엘사는 자신이 노덜드라의 혈통인 것을 알게 된다. 모든 혼란이 시작된 과거의 진실을 알기 위해 기억의 강을 찾아 떠난 엘사는 자기 자신을 진정으로 믿어야 지날 수 있는 여정을 거쳐 ‘아토할란’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자신이 선한 쪽이라는 믿음의 뿌리가 송두리째 뒤집히는 무섭고 놀라운 사실을 대면하게 된다. 자연의 조화가 무너지면서 꽁꽁 얼어버린 아토할란 속으로 너무 깊이 들어가서 온몸이 굳어가는 엘사가 마지막 힘을 다해 안나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엘사가 보낸 메시지로 자신들이 믿고 있던 것과 전혀 다른 진실을 알게 된 안나는 아렌델의 희생을 감수하면서 그 모든 혼란의 근원인 댐을 무너뜨린다. 갇힌 물이 다시 흐르면서 숲의 안개가 걷히고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온다. 그 자신이 바로 모두가 기다리던 다섯 번째 요정이었음을 알게 된 엘사가 마법의 숲과 노덜드라인들의 여왕이 되고, 안나는 아렌델의 여왕이 되면서 모든 혼란과 대립이 사라지고 두 세계가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공존하는 평화가 도래한다.

얼마 전 우리나라의 대학교수들은 ‘2019년’을 집약한 사자성어로 공명지조(共命之鳥)를 선정했다. 머리가 두 개인 새를 뜻하는 말로 상대를 해치면 자신도 같이 죽는 공동운명체를 상징하는 말이다. 나라 안팎이 온통 분열되어 전국시대(戰國時代) 같은 이 세상으로 이 영화가 보내는 메시지가 있다. 내가 옳고 상대편은 틀렸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모두가 공명지조의 공동운명체임을 자각하라는 것이다. 안전 분야에서 규정을 세우고, 감독하고, 실행하는 주체들 또한 공동운명체이니 서로 진정으로 소통하고 협력할 때 비로소 안전이 바로 설 수 있다. 안전을 비롯한 정치, 경제, 사회 전체가 마치 호랑이 등에 올라탄 것 같은 위기의 시대이다. 닥쳐온 위기를 인식하지 못해도, 현실의 위기를 외면해도, 과도한 두려움에 빠져도 큰 위험에 직면한다. 겨울왕국 2에서 엘사와 안나가 불과 땅과 물과 바람이 쏟아내는 원초적인 에너지를 유용하게 전환하여 바다를 건너고 댐을 허물어 모두가 함께 살 길을 찾았던 것처럼 통찰력과 결단력이 있는 지혜와 용기가 필요한 시대이다. 호랑이 등에서 안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호랑이의 원초적이고 반사적인 용맹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전환하여 호랑이를 부리는 것이다. 시대정신이 영화를 매개로 우리에게 지남차(指南車) 같은 메시지를 전할 때가 있다.

겨울왕국 2의 주제곡 ‘Into the unknown’에는 영화라는 수도꼭지를 통해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 보낸 메시지가 깃들어 있다. 그것이 바로 세상 사람들이 이 영화에 열광하는 이유인 듯하다!
“우리 모두가 이 위기의 시대가 부르고 있는 다섯 번째 요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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