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 오해와 편견’

이상봉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신경과 교수
이상봉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신경과 교수

 

두통은 말 그대로 ‘머리 부분에서 느끼는 통증’을 뜻한다.

두통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반응은 매우 다양하다.

간단한 약물치료로 치료가 가능한데도 뇌종양이나 뇌졸중 때문일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여러 병원을 전전하기도 하고, 반대로 심각한 뇌 질환이 숨어 있는데도 약국에서 진통제만 상습적으로 복용하다가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


두통의 원인질환은 매우 다양하지만 대부분은 심각하지 않은 질환(스트레스성, 부비동 염증, 편두통 등)에서 유래된다.

외국 보고에 의하면 인구 10만 명 중에서 뇌종양의 발생 비율은 약 10명 정도이며, 특히 두통환자들 중 뇌종양이 숨어있는 경우는 0.01%도 안 된다고 한다.

그러나 심한 두통으로 인해 가정이나 학교 또는 직장생활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며, 특히 학령기 연령층에서 학습장애와 성격장애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두통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가장 흔한 두통의 종류는 ‘긴장형 두통’이다. 흔히 ‘신경성 두통’이라고도 하는데, 머리 전체가 띵하고 무겁다거나 머리가 꽉 조여든다든지 뒷목이 뻐근하고 당긴다고 호소한다.

긴장형 두통은 오랜 심리적 긴장상태, 불안감, 과로, 정신적 스트레스 등에 의해 어깨, 목덜미, 얼굴, 머리 부위의 근육들이 오랫동안 뭉치게 되어 이들 근육사이로 지나가는 말초신경과 혈관이 눌려서 목덜미나 머리 전체가 멍하고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두 번째로 흔한 두통으로 ‘편두통’이다.

두통 양상은 주로 맥박 뛰듯이 발딱발딱, 욱신거리는 심한 통증이 주로 한쪽 머리나 눈에 발생하고 때로는 속이 울렁거리고 토하기도 한다.

시끄러운 소리나 밝은 빛에 의해 두통이 심해지기도 해서 편두통 환자들은 주로 어둡고 조용한 곳에서 일부러 두통을 잊기 위해 잠을 청하는 경우가 많다.

편두통은 보통 반나절에서 수일 동안 지속되는 편이고, 심하면 일상생활을 제대로 하기가 어려울정도로 마치 사지가 마비된 환자와 비슷한 정도의 장애를 주는 매우 고통스런 질환이다.


편두통은 여러 복잡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두개골 안쪽과 바깥쪽에 있는 뇌혈관들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났다가 줄어들고, 생화학적 기전에 의해서 분비된 화학물질들이 뇌혈관을 둘러싸고 있는 신경을 자극해서 통증이 유발된다고 한다.

편두통의 증상은 비록 고통스럽지만 이 질환은 경과가 좋은 질환이라는 것을 환자 스스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부 편두통 환자에게는 과도한 스트레스, 금식, 수면부족, 음주, 강한 냄새(향수 등), 치즈, 포도주 등에 의해 통증이 유발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러한 요인들과의 연관성을 조사해서 피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편두통의 약물치료는 두 가지로 나뉘는데, 편두통 증세가 발생하면 화학물질인 세로토닌 수용체의 기능을 조절하는 트립탄 계통의 약물을 두통 초기 단계에 복용하게 하고, 심한 두통의 빈도가 한 달에 2회 이상인 경우에는 편두통 예방 약제를 약 3~6개월 정도 복용하면서 편두통의 횟수나 세기를 조절한다.

두통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타이레놀 같은 단순진통제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를 단기간 사용하는데, 이들 약제를 습관적으로 장기 복용하는 것은 오히려 약제의 부작용이나 약물 의존성 만성두통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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