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계-노동계, ‘특별연장근로 인가 사유 확대’에 강력 반발
경영계-노동계, ‘특별연장근로 인가 사유 확대’에 강력 반발
  • 김성민 기자
  • 승인 2020.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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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 “건강보호 조치 사실상 강제, 기업부담 우려”
양대 노총 “근로기준 법정주의 위반…취소소송 제기”

최근 특별연장근로 인가 사유를 확대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시행규칙이 시행된 것을 두고, 노사 모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특별연장근로 인가제도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사용자가 ‘근로자 동의’와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를 받으면 일시적으로 주52시간을 초과해 추가 연장근로를 할 수 있는 제도다.

하지만 주52시간제 시행, 노동시간 특례업종(연장근로 한도 미적용) 축소 등으로 불가피하게 연장근로 한도를 초과할 수밖에 없는 예외적 상황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탄력근로제 개선 등 관련 입법마저 지연됐다. 이에 정부 차원에서 시행규칙을 개정하여 특별연장근로 인가 사유를 확대했다.

지난 1월 31일부터 시행된 개정 시행규칙은 특별연장근로 사유를 ▲재해·재난 수습 또는 예방을 위한 긴급 조치 필요 ▲인명 보호 또는 안전 확보를 위한 긴급한 조치 필요 ▲시설·설비 고장 등 돌발 상황 수습을 위한 긴급 조치 필요 ▲통상적이지 않은 업무량 폭증, 단기간 내 미처리 시 중대한 지장·손해 ▲고용부 장관이 국가 경쟁력에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연구개발 등까지 확대했다.

◇불규칙한 장시간 노동은 노동자 건강권 훼손
노동계는 특별연장근로 인가 사유를 확대한 정부의 근로기준법 시행규칙이 위법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지난달 19일 오전 ‘특별연장근로 인가 확대 근기법 시행규칙 취소소송 제기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서울행정법원에 각각 소장을 제출했다.

양대 노총은 “시행규칙 개정 조치는 법률에 의한 노동 조건 규제라는 헌법 원칙을 무시한 것이며 법률의 위임 없이 시행규칙만으로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이라며 “불규칙한 장시간 노동은 노동자의 건강권을 훼손하는 명백한 위법으로, 반드시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근로기준법 제53조 4항은 특별연장근로의 요건인 ‘특별한 사정’을 규정하고 있지만, ‘특별한 사정’의 구체적인 내용을 규정한 권한을 위임한 바 없어 임의로 그 범위를 확대하거나 구체화할 권한이 없다고 지적했다.

양대 노총은 “제한적 예외로서의 ‘특별한 사정’이 아닌 ‘통상의 사정’에까지 특별연장근로를 확대한 것은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업무량 급증 등 경영상 사유까지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할 경우 사용자 편의에 따라 근로시간 연장이 가능해져 결과적으로 연장근로 제한이라는 근로기준법의 원칙은 형해화 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허용범위 협소하고, 허용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 커
경영계에서는 특별연장근로 인가사유가 너무 협소하며, ‘통상적인 경우’, ‘대폭적’, ‘단기간’, ‘중대한 지장이 초래되거나 손해가 발생’ 등 불명확한 용어로 허용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경총은 “원자재 수급 상황 변동 등으로 인한 예상치 못한 생산 차질, 고객의 요구사항 변경 등 근로시간 총량의 일시적인 증가가 필요한 다양한 변수가 있는 상황에서 중대한 지장이나 손해를 사전적으로 입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의 장이 특별연장근로를 인가 또는 승인을 하는 경우 그 기간을 ‘특별한 사정에 대처하기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인정 기간을 ‘최소한’으로 한정하면 사업장의 구체적인 경영상황이나 사업현황에 대한 실질적인 반영보다는 담당자의 자의적 판단으로 필요기간 대비 짧은 기간이 인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입법 사항인 건강보호 조치를 시행규칙과 부속 신청서류를 통해 사실상 강제하면서 기업에게 과도한 부담을 부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총은 “법으로 규정되어야 할 근로자 건강보호 조치를 법적 근거도 없이 시행규칙의 부속서류인 인가신청서상에 건강보호 조치에 관한 예시 방식을 통해 실질적으로 기업들에게 이행의무를 강요하는 행정권을 행사하고 있다”며 “건강진단 외에 다른 사항은 기업 노사에게 맡기도록 하고 이를 강제해서는 안된다”면서 조속한 재개정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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