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 오해와 편견

이인석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이인석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김씨는 1개월 전부터 점점 몸이 붓는 증상을 느꼈다. 체중 증가도 심해 살을 빼려고 식이 조절과 운동을 했으나 체중은 계속 늘기만 했다. 여러 군데 병원에 다녀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자 한의원에서 한약처방도 받았다. 그런데 체중 증가는 더 심해졌고 등산 등 운동요법을 시작해도 호전될 기미가 없었다. 산에 오르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평지에서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 결국 입원까지 하게 됐다. 진단 결과는 너무나 뜻밖이었다. 갑상선기능저하증! 김씨는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증상이 갑상선기능저하증이란 말을 듣고 너무나 놀랐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이란 갑상선호르몬이 잘 생성되지 않아 갑상선 호르몬의 부족으로 인해 말초 조직의 대사가 저하된 상태를 말한다.

원인으로는 갑상선 자체에 문제가 있어서 갑상선호르몬 생성이 저하되는 경우와 갑상선에서 호르몬을 생성하라는 신호에 문제가 생겨 갑상선호르몬 생산이 저하되는 경우가 있다. 이 중 갑상선기능저하증의 대부분은 하시모토 갑상선염이라고 하는 만성 갑상선염이다.

갑상선염이란 본인의 면역세포가 본인의 갑상선을 파괴하고 염증을 일으키는 자가면역질환이다. 하시모토 갑상선염은 어느 연령에서나 발생할 수 있으나 30∼50대에 주로 발생하게 되며, 여자가 남자보다 6~10배 이상 발생한다.

증상 애매모호하지만 일단 진단받으면 치료는 간단해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증상 및 증후는 매우 다양하고 애매모호한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갑상선 기능 검사를 해야 진단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의심이 되면 선별검사로는 일차적으로 혈청 갑상선자극호르몬 측정이 가장 예민한 방법이며, 갑상선자극호르몬이 증가되어있는 경우 일차성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진단할 수 있다. 여기에 갑상선호르몬을 같이 측정하면 거의 모든 형태의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찾아낼 수 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일단 진단을 받으면 치료는 간단해 원인에 관계없이 갑상선호르몬을 보충하면 된다. 

성인에서 필요한 합성 갑상선호르몬의 양은 0.1~0.15mg으로 평균 치료용량은 1일 1.6ug/㎏정도가 된다. 하지만 음식에 의해 흡수율은 더 낮아질 수도 있고 개인차가 크므로 개개인에 따라 용량을 결정해야 한다. 특히 철분제나 칼슘약, 제산제 등과 함께 복용할 경우 갑상선호르몬의 흡수가 저하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호르몬제 복용하면 두 달 만에 정상 체중으로 돌아와
실제로 김씨는 갑상선호르몬을 복용하면서 점차 몸의 변화를 느끼기 시작했다. 72㎏이었던 환자의 체중도 점점 빠지더니 한 달 만에 65㎏가 되면서 피로감도 없어지고 등산을 해도 전혀 숨이 차지 않았다. 복용 후 두 달째 몸무게는 63㎏로 예전 몸무게로 회복이 되면서 소화도 잘 되고 피부도 다시 좋아져 자신감이 생겼다. 병원에서 다시 검사한 갑상선기능검사도 정상 범위를 유지했다.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이인석 교수는 “흡수된 합성 갑상선호르몬은 서서히 축적되고 반감기가 7일 정도 되므로 갑상선호르몬 투여 후 새로운 평형 상태에 도달하는 데는 6주 정도가 걸린다”고 말하며 “갑상선호르몬 치료 후 또는 용량 조절 후 갑상선 기능의 평가는 6~8주 이후에 갑상선기능검사를 받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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