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정보시스템 활용해 자가격리 상황 실시간 파악
입국자 관리가 철저히 돼야 지역사회 확산 차단

이미지 제공 : 뉴시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미지 제공 : 뉴시스

“정당한 사유 없이 자가격리를 위반할 시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고발조치하고, 외국인의 경우는 강제출국시키겠다”

일부 자가격리자의 무단 이탈로 코로나19가 지역사회에 전파되는 사태가 반복되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달 26일 정당한 사유 없는 자가격리 이탈자에 대한 강경한 대응방침을 발표했다. 이날 정 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통해 코로나19 차단을 위한 유럽·미국발 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 조치 실효성 강화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정부는 미국 내 코로나19 환자가 폭증하고 유학생 등 귀국자들이 늘자 유럽발 입국자에 이어서 미국발 입국자에 대해서도 지난달 27일부터 자가격리를 의무화 하는 등 검역을 강화하고 있다.

정 총리는 “입국자들의 자가격리가 제대로 철저하게 관리돼야 지역사회 확산 가능성을 차단하고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다”며 “자가격리자가 마트를 가고 식당에 출입하는 일이 있어서는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앙정부와 실제 자가격리자를 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간 원활한 협조와 팀웍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입국자들에게 자가격리 지침을 엄중히 안내하고, 공항에서 자택 등 자가격리 장소까지 이동시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이어 정 총리는 자가격리자에 대한 지자체의 빈틈없는 감시도 주문했다.

정 총리는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지역거점까지 별도 교통편 제공도 고려해야한다”며 “지자체는 자가격리자별로 전담공무원을 지정하고 위치정보시스템을 활용해 자가격리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 무단이탈 여부를 관리하라”고 말했다.

◇자가격리 무단 이탈자에 대한 고발 잇따라

정 총리의 강경한 대응방침 발표 이후 지자체들은 즉각 실행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29일 충청남도는 태안군에 사는 70대 남성을 고발했다. 이 남성은 지난달 28일 미국에서 입국해 방역 당국으로부터 자가격리 조치를 받았지만 바로 다음 날 굴 채취를 이유로 자가격리 장소를 무단 이탈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는 한남동에 사는 40대 폴란드인 남성을 감염병 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이 남성은 용산구 2번 환자와 같은 국적의 친구와 접촉한 뒤 지난 13일부터 2주간 자가격리를 지시 받고도 편의점에 가거나 공원을 산책하는 등 격리 규정을 어겼다.

가장 엄중한 조치에 나선 곳은 제주도다. 도는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는데도 제주 여행을 했던 모녀에게 억대의 손해배상 소송을 지난달 30일 제기했다. 이날 원희룡 제주지사는 브리핑에서 “이들 모녀는 제주 여행 첫날부터 증상이 있었는데도 제주여행을 해 방문업체 20곳이 폐업하고, 90명에 이르는 도민이 생업을 포기하고 자가격리에 들어갔다”며 사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이어 원 지사는 “의료진의 사투, 방역자의 노력, 수많은 국민이 물리적 거리두기를 하는 가운데 이러한 무임승차 얌체짓은 없어져야 한다”며 “이번 소송을 통해 강력한 경종을 울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법무부가 자가격리 중 스크린 골프를 치러 간 30대 영국인에 대해 치료 후 강제 추방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등 향후 자가격리 규정 위반자에 대한 정부 차원의 고발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안전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